창업은 주어진 환경 안에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미래를 조망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 중국 칭화대, MIT, 코넬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독일 드레스덴공대, 핀란드 알토대, 이스라엘 테크니온… 전통명문과 신흥명문 중에서 엄선한 해외 15개 대학과 국내 7개 대학의 창업 교육을 집중분석한다!
이 책은 동아일보의 기획기사인 〈창업가 키우는 글로벌 공대〉에서 다루어진 내용을 심화하고, 국내 7개 대학의 창업교육 현황을 새로 취재한 결과물을 담은 것이다. 이 시리즈는 2016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취재지원 사업에도 선정되었던 만큼 기획 자체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도였음이 증명되었는데, 독자가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의 네 가지이다. 첫째, 기존의 수많은 해외교육 시리즈처럼 단순히 한국 대학이 벤치마킹해야 할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외국 대학만 취재하는 것을 지양했다는 점이다. 한국 대학들도 1990년대부터 나름 치열하게 국제화를 진행했고,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른 부분이 많기에 한국 대학들을 중요한 경쟁상대로 여기는 해외 대학들까지 자세히 취재했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우리 대학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둘째, 전통 명문과 신흥 명문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취재원을 선택했다. 창업가 양성으로 유명한 전통 명문 공대와 최근 창업가를 집중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신흥 명문 공대를 동시에 취재했다. 따라서 15개의 해외 취재 대학 중 아시아권 대학이 6개(싱가포르국립대, 난양이공대, 도쿄대, 칭화대, 홍콩과기대, 대만국립대), 미국 4개 대학(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매사추세츠공과대, 코넬대, 카네기 멜런대), 유럽 3개 대학(핀란드 알토대, 독일 드레스덴공대, 로잔연방공대), 국가 자체가 벤처기업 혹은 스타트업으로 불릴 정도로 창업이 활성화된 이스라엘 2개 대학(이스라엘 테크니온, 텔아비브대)가 취재 대상이다. 셋째, 한국의 7개 대학(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 포스텍, 한동대, 한양대) 역시 국내에서 나름대로 창업 교육을 선도하고 있는 대학이라는 점이다. 이 대학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창업 교육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해외 명문대에 비해 전반적으로 ‘한 수 아래’임도 확실하다. 넷째, 고질적인 병폐가 되어버린 명문대 올인 사회, 대기업 올인 사회에 대한 통념을 바꿔야만 창업교육을 비롯한 일반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대학, 교수, 학부모, 학생 이 모두의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각 대학이 내세우는 창업 교육의 강점과 특성화 전략을 꼼꼼히 비교하고, 지역별(아시아, 유럽, 미국, 중동, 한국) 대학 간 전략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체크하여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부와 직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가길 희망한다.
부모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아시아 혹은 유교 문화에 바탕을 둔 ‘사농공상 마인드’와 ‘안정적인 직업 선호’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을 테고, 한국은 이런 문화가 좀 더 강한 편에 속할 것이다.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숫자만 봐도 짐작 가능하다. 반면 미국, 스위스, 독일, 이스라엘, 핀란드 같은 나라들은 이미 사회·문화적으로 창업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실히 뿌리 내리고 있다. 일례로 시리즈 취재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대학들을 취재한 기자들은 “대학들에 ‘최근에 시작한 새로운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알려 달라’는 말을 하면 ‘우리는 너무 오래전부터 창업 교육을 진행해서 딱히 그런 게 없다’는 반응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나라들에선 좋은 학교 나온 재능 있는 학생이 ‘자기 회사’를 만들어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게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물론 그 나라의 부모들은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자식이 스타트업을 창업하겠다고 나설 때 한국, 더 나아가 아시아 국가의 부모들처럼 걱정을 심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아시아 국가 대학들이 창업가를 배출하려면 더더욱 다양하고 체계적인 창업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 외에 부모의 생각, 더 나아가 ‘옆집 엄마’의 생각도 이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창업 교육에 대한 관심을 대학 교육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 대학들은 이제 교수 연구 중심으로 진행되는 각종 국내외 대학평가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처럼 거의 모든 교수를 ‘연구 성과 내기’에 올인하게 만드는 구조에서 교수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이나 연구 성과를 창업으로까지 응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학교마다 교수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대학에서는 요즘 학부교육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학교 운영의 중심을 대학평가 순위를 높이는 데 맞추다 보니 학부교육이 ‘가욋일’처럼 여겨지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창업교육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 아직 창업 문화가 빈약한 한국 사회에서 창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좋은 길은 결국 대학에서 ‘창업을 잘 배울 수 있다’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미 국내 대학들은 학생 수 감소와 취업난 등으로 대학 교육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게 이는 위기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학생 교육을 최고 가치’로 추구하는 세계 명문 공대의 교육철학은 한국 대학에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사회진출 성과가 나온다면, 학생들은 취업난을 이겨낼 수 있고 대학은 현실에 꼭 필요한 공부를 잘 가르치는 대학이란 명성도 함께 얻을 것이다.
청년 CEO를 키우는 명문대학의 창업교육 실태와 강점, 그들만의 특성화 전략!
창업 강국으로 부상한 나라들의 면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창업을 공학 교육의 핵심으로 보는 캠퍼스 문화, 창업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학생과 교수, 국가 최고지도자가 대학생들의 창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문화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대학과 교수, 학부모와 학생… 그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대학과 교수는 “논문만 많이 쓰면 된다”는 식의 생각을 버려야 하고, 학생들은 “삼성, LG, 현대에 입사하면 성공”이라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또한 부모는 “무사히 대학 공부 마치고 안정적인 곳에 취직하는 게 정답”이라는 편견을 떨쳐버려야 한다. 한마디로 ‘연구만 하는 대학’, ‘안정적인 직장’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확실히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무리하게 최신 학문을 좇거나 서비스업에만 집중하는 대신 학생들 스스로가 기업과 실험실에서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현장 중심의 교육을 시켜야 한다. 특히 대학은 기본 교육에 충실하며 학생 스스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마음 놓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꾸준히 방향을 설정해 집중하고 노력한다면 우리나라 대학에도 새로운 가능성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