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수도를 아시나요? 토론토(Toronto)? 밴쿠버(Vancouver)? 놀랍게도 캐나다 수도는 오타와(Ottawa)인데요, 이처럼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미국에 비해 우리들이 캐나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매우 적습니다. 그나마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 tvN 드라마 도깨비(2016~2017) 촬영지 퀘벡 주(Québec), 그리고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이 있는 단풍국이라는 것 정도가 떠오르네요. 하지만 캐나다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있습니다! 바로 빨간 머리 앤!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OBE)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캐나다 작가, 아니 캐나다인일 것입니다. 어린이 고전명작이 아니더라도, 일본 애니메이션 혹은 드라마 등으로 한번쯤은 만났을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시리즈(1908~1939)가 낯선 분들은 드물 것입니다. 세계 각지에는 빨간 머리 앤하면 캐나다, 캐나다하면 빨간 머리 앤을 떠올리시는 열성 독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앤의 고향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을 그리워하고 있으니까요.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People laugh at me because I use big words. But if you have big ideas, you have to use big words to express them, haven't you?” "제가 가창한 말(big words)을 내뱉는다고 사람들이 비웃어요. 하지만 큰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큰 단어를 사용해야만 한다구요. 그렇지 않나요?”
앤(Anne)의 고향,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 :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OBE)는 1874년 11월 캐나다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외딴 섬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2살이 채 되기도 전에 어머니를 잃고, 혼자 남은 아버지는 7살 때 홀로 프린스 앨버트(Prince Albert, Saskatchewan)로 떠나는 바람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품에서 자랐습니다. 부모와 형제 자매 없이 자란 몽고메리는 자연스럽게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그 공간에서 자신들의 친구와 어울렸습니다. 그녀의 작품에 유독 ‘혼자서도 씩씩한 고아 소녀’가 주로 등장하는 것은 부모와 함께하지 못한 그녀의 유년시절이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빨간 머리 앤’이라 불리지만, 원제는 그린 게이블의 앤(Anne Of Green Gables)입니다. 게이블(Gables)은 교차하는 지붕 피치의 가장자리 사이에 있는 벽의 일반적으로 삼각형 부분(the generally triangular portion of a wall between the edges of intersecting roof pitches)으로 그린 게이블(Green Gables)은 ‘초록 지붕의 집’이란 의미입니다. ‘파란 대문집 철수’, ‘문방구네 영희’처럼 사는 집으로 앤을 정의한 것이지요. 놀랍게도 몽고메리의 고향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에는 그린 게이블(Green Gables)이 실존합니다. 온타리오(Ontario)의 리스크데일 목사관(Leaskdale manse)과 함께 캐나다 국립 사적지(National Historic Site of Canada)로 지정되었습니다.
“Life is worth living as long as there's a laugh in it.” "삶은 웃음이 있는 한 살아갈 가치가 있습니다.“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시리즈(1908~1939) : 1908년부터 무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와 함께 나이 들어간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은 아마도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의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1837)와 함께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고아’일 것입니다. 다양한 주인공을 등장시킨 찰스 디킨스와 달리 루시 모드 몽고메리(L. M. Montgomery)는 다른 작품에서도 유독 주인공을 고아로 설정하였는데,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그녀의 실제 경험에 기반을 둔 것일 테지요. 그녀의 또 다른 작품 에밀리 삼부작(Emily trilogy)(1923, 1925, 1927)에도 주인공 에밀리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의 ‘고아 소녀’로 등장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면 으레 출간에 얽힌 흥미로운 뒷이야기도 한둘 있기 마련인데요,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또한 투고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를 구하지 못해 한동안 작가의 집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결국 캐나다가 아닌 미국 보스턴의 출판인 루이 쿠스 페이지(Louis Coues Page)의 눈에 띄어 1980년 6월에 비로소 출간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출간 정가는 1.5불로, 작가에게는 인세 500불이 주어졌습니다. 어렵사리 자국이 아닌 옆 나라 미국에서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간하자마자 미국 대중들의 환호를 받아 그 해가 가기 전에 네 자리 수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이후 루시 모드 몽고메리(L. M. Montgomery)는 여생을 전업 작가로 집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됩니다.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시리즈는 이후 스웨덴어(1909)를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 36가지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누적 판매량 5,000만부로 추정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사실 ‘세계의 변방’ 캐나다에서 먼저 출간되었다면, 이만큼의 인기를 누리기는 어려웠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하면 캐나다가 떠오를 정도로 ‘캐나다의 러브마크’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네요. 1908년부터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발표한 앤 시리즈는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소녀’로만 인식되곤 하지만, 10대 소녀로 등장한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1908)은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점차 나이가 든 중년의 여성으로 변화해 갑니다...
“Isn't it splendid to think of all the things there are to find out about? It just makes me feel glad to be alive--it's such an interesting world. It wouldn't be half so interesting if we know all about everything, would it? There'd be no scope for imagination then, would there? But am I talking too much? People are always telling me I do. Would you rather I didn't talk? If you say so I'll stop. I can STOP when I make up my mind to it, although it's difficult.” "찾아내야 할 모든 것을 생각하면 멋지지 않나요? 살아있다는 게 정말 기쁘네요. 정말 흥미로운 세상이에요.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안다면 그렇게 재미없겠죠, 그렇죠? 그렇다면 상상력의 범위는 없겠죠, 그렇죠? 하지만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걸까? 사람들은 항상 내가 그렇다고 말하지요. 내가 말하지 않는 게 낫겠어?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난 그만둘 거야. 어려운 일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멈출 수 있어요.”
무스코카 자치지구(Muskoka District Municipality)의 블루 캐슬(The Blue Castle)(1926) :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무스코카 자치지구(Muskoka District Municipality)는 아름다운 무스코카 호(Lake Muskoka)와 수많은 섬으로 둘러싸인 원주민 보호구역입니다.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할 법한 비경입니다만, 작가 몽고메리에게는 매우 큰 일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몽고메리는 자신의 작품 대부분을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을 배경으로 집필하였기 때문이죠! 작가 몽고메리의 작품에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이 아닌 다른 곳이 등장하는 작품은 블루 캐슬(The Blue Castle)(1926)이 유일합니다. 블루 캐슬(The Blue Castle)(1926)은 ‘고아 소녀’를 주로 작품의 주인공으로 즐겨 설정한 몽고메리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성인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국내에는 ‘블루캐슬’ 혹은 ‘달콤한 나의 블루캐슬’로 번안되었습니다.
“We don't know where we're going, but isn't is fun to go?” "우리는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가는 것이 즐겁지 않나요?“
기네스북(Guinness World Records)(2014)에 오른 빨간 머리 앤 뮤지컬(Anne Of Green Gables: The Musical)(1965~2019) : 1965년 막을 올린 빨간 머리 앤 뮤지컬(Anne Of Green Gables: The Musical)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기 전까지 오십년 이상 장기 공연을 멈추지 않은 ‘캐나다 최장의 뮤지컬’입니다. 2014년에는 기네스북(Guinness World Records)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긴 연간 뮤지컬 극장 제작(the longest running annual musical theatre production in the world)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짝짝짝!
“Dear old world', she murmured, 'you are very lovely, and I am glad to be alive in you.” "오래된 세상에게" 그녀가 중얼거렸다. "당신은 매우 사랑스럽고, 나는 당신 안에 살아서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