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복지’와 ‘프로페셔널리즘’ 윤리 지침의 이정표를 제시한
국내 1호 수의인문사회 학자 천명선 서울대 교수의 첫 단독 저서!
소 350만 마리, 돼지 1000만 마리, 닭 1억 7000마리…
“이 동물들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어요”
멀고도 가까운 다른 종들과의 공존을 위한 경이로운 여정!
◎ 도서 소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죽였던 동물들에 대한 가장 투명한 시선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우연하고 경이로운 지적 탐구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서른일곱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지식의 확장과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의사 윤리강령을 30년 만에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천명선 교수가 첫 단독 저서 『우리는 지구에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로 독자들을 만난다. 수의인문사회학이라는 낯선 분야를 국내에 소개하고 연구해온 천명선 교수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단순한 생물학적 분류를 뛰어넘어 역사, 인문, 사회학적으로 돌아보며, 각종 쟁점에 얽힌 의미 있는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 책에 담았다. 문명의 시작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관계의 역사와 변화의 흐름 속에서 동물들이 남긴 흔적을 좇는 이 책은 동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고 동물에 대한 우리의 오랜 오해와 편견을 바꿔준다. 낯설지만 친밀하고 경이로운 지구상의 다른 종과 진정한 공존을 위한 새로운 관계 맺기의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해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다채롭다. 그리고 그 관계가 양쪽 모두에게 반드시 선이거나 악이 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종의 동물과 인간이라도 놓인 맥락과 장소에 따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다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윤리나 과학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들어가며 | 동물을 위한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12-13쪽】
우리나라에는 약 1000만 마리의 돼지가 살고 있으며, 약 1억 7000마리의 육계가 살고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 돼지 약 1800만 마리, 닭은 약 10억 마리가 도살됐다. 이렇게 많은 동물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더 새삼스러운 것은 이런 동물들을 이야기할 때 그 누구도 “이 동물들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어요.”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부 | 우리는 동물과 다르다는 착각 : 78쪽】
우리가 동물들을 배려하기 위해 인간성을 덜 말살하고 동물을 덜 학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인간이 가진 응답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동물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배려함과 동시에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인간의 의무다.
【2부 | 왜 어떤 동물은 죽이고 어떤 동물은 사랑하는가 : 127쪽】
종은 다르지만, 고통을 표현하고 인지하는 방식이 비슷한 동물들과 살아오면서 우리는 직관적으로 혹은 경험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고통을 인지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이를 공감하게 되고, 더 이상 고통을 주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이 커진다. 인간은 동물의 고통에 대해 철학이나 법학이나 제도에 의해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동물로서 그들이 고통받는 것을 피하려는 본능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3부 | 소리 없는 동물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 : 141쪽】
동물의 내재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법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그렇게 되면 우리는 결국 동물을 물건으로 이용해오던 수많은 관행을 포기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가 동물을 먹고, 구경하고, 구입하는 모든 행위가 동물을 도구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동물당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인식과 소비 행태를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미약하나마 동물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셈이 된다.
【4부 | 낯설고 친밀하며 경이로운 또 하나의 지구 시민을 위하여 : 224쪽】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우연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동물과의 경험을 연구하는 것도 이와 똑같은 경이로움을 준다. 동물은 눈빛으로 몸짓으로, 그리고 이들이 우리 문화에 심어놓은 많은 상징으로 우리의 제도와 생활 패턴에 자신들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알게 된 것들을 풀어놓는다. 이걸 알아채는 순간은 고전을 읽거나 거대한 자연을 만났을 때만큼이나 멋지다. 동물의 처지에서 생각해본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여는 것과 같다.
저 : 천명선
서울대학교에서 수의학과 보건학을 공부하고 독일의 뮌헨 루드비히막시밀리안 대학교에서 수의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수의인문사회학 교수로 있다. 인간-동물 관계와 동물 질병의 과학적·역사적·사회적·문화적 의미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함께 사는 고양이 네 마리와 밥을 챙기고 있는 길고양이들에게 더 다정하고 좋은 세상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선시대 가축전염병의 발생과 양상』, 『근대수의학의 역사』 등을 썼고,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번역했다. 주요 논문으로 「일제강점기 광견병의 발생과 방역」, 「구제역 관련자들의 체험과 그 의미에 대한 질적 연구」 등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관계와 경계』, 주변 동물의 건강과 안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집필에 참여한 『동물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하다고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