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본질을 놀랍도록 깊이 있게 고찰한 책
세계적 신경과학자가 펼쳐 보이는
사이코노트의 여정, 의식의 경이로운 지도
★《사이언스》 《월스트리트저널》 《에센티아재단》 극찬★
“희대의 논쟁적 저작”
“우리는 전환적 태도로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삶을 변화시키는 몰입, ‘자아 상실’은 가능한가?
우리를 능가하는 AI의 ‘인공적 마음’은 존재하는가?
◎ 도서 소개
세계적 신경과학자가 펼쳐 보이는
사이코노트의 여정, 의식의 경이로운 지도
삶을 변화시키는 몰입, ‘자아 상실’은 가능한가?
우리를 능가하는 AI의 ‘인공적 마음’은 존재하는가?
미국의 앨런뇌과학연구소의 조사관으로서 신경세포 모델링 연구를 주도하는 세계적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의 신간이 『나는 곧 세계: 의식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필로스 시리즈 37번)로 출간되었다.
크리스토프 코흐는 의식 과학사의 굵직한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해 온 중요 인물이다. 1990년대부터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의식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을 수행하며 ‘의식의 신경상관물(NCC)’을 발견했고, 이는 의식 과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뒤흔들었던 혁신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2023년 코흐는 『생명 그 자체의 감각』(필로스 시리즈 26번)에서 집대성해 선보인 통합정보이론(IIT)으로 ‘사이비 과학(pseudo-science)’이라는 지탄을 받았으나, 2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사이언스》가 “의식을 설명하는 선도적이고 ‘검증된’ 의식 이론”, 의식이라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완전히 꿰뚫었다!”라고 평하며 논란을 불식했다.
2024년 저자는 『나는 곧 세계』로 또 한 번 논쟁의 중심에 섰다. 《사이언스》 《월스트리트저널》 《에센티아재단》에서 “희대의 논쟁적 저작”이라고 평가하며, “세계와 나에 관한 최신의 이해”라고 극찬했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갈망했지만 70대가 되어 접하게 된 ‘환각제(psychedelics) 체험’을 다루며 의식의 본질에 대해 논한다. 40년 이상 의식 연구에 매진한 분야 권위자가 직접 사이코노트(psychonaut)의 여정을 걸으며 의식에 관한 통찰을 서술했다는 측면에서 논란의 복판에 섰지만, 이 책은 중독 심리학자 저드슨 브루어의 말을 빌려 온다면 다음과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 영역을 다루었지만, 무한히 적용 가능”한 의식에 관한 낭만적인 대중서이다.
즉, 크리스토프 코흐는 의식에 관한 신경과학적 연구와 체험적 통찰을 긴밀히 결합해, ‘의식적 경험과 뇌 구조’에서 나아가 ‘전환적 체험과 뇌 기능’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체험적인 언어로 서술한다. 환각제 체험을 통해 얻은 통찰은 책의 주요한 모티프로 작용하나, 이를 발판으로 저자는 “전환적 체험”에 주목할 것을 역설한다.
저자의 “전환적 체험” 개념에는 삶을 변화시키는 몰입, 즉 ‘자아 상실’로 나아가는 경로에 도움 될 “임사체험” “개종” “깊은 명상”, 각 문화권의 공통적 특징인 “샤머니즘적 의식” 등이 있다.
이는 이 책의 제목에도 밝히듯 “나는 곧 세계”로서, 마음에 남겨진 자아의 중력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신경과학적으로 고찰한다. 과학이 ‘주관적 경험의 세계’를 ‘객관적 세계’로 설명하려 드는 오류에 대해 낱낱이 파헤친다. 의식이 ‘무수한 분자들의 활동’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은 형이상학적 곤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우선권은 의식에 있지 객관적 세계에 있지 않다”라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의식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책의 제목에서도 밝혔듯 나는 곧 세계, “Then I Am Myself the World”(원제)라고 말한다. 개인으로 한정 짓는 정신적 장벽이 흐릿해질 때, 마음은 우주 그 자체와 통합되며, 개인과 세계의 구분이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말한다. 이런 광활하고도 무한한 느낌이 어떻게 세계와 상호작용하는지를 말하며, 부제에서 말하는 “의식,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What consciousness is and how to expand it)”의 고찰로 나아간다.
이 책은 의식과 그 확장에 대해 철저한 연구와 체험적 묘사를 담고 있는 만큼, 과학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물론, “전환적 태도로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되기를 원하는 많은 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이다.
◎ 책 속에서
우리들 각자는 서로 다른 뇌를 지니며, 서로 다른 물리적, 사회경제적, 정치적, 언어적, 문화적 환경에서 자란다. 그러므로 각자의 마음은 자신만의 미묘하게 다른 버전의 실재를 구성한다. 그 누구도 ‘참인’ ‘객관적인’ ‘불변의’ 실재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것이 ‘외부의 것’인지에 관해 우리가 충분히 합의에 이를 수는 있다. (14~15쪽)
의식이 있다는 것은 경험한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경험을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하겠다. 하나는 감각(sensations)이라고도 불리는 지각(percepts)으로, 이것은 감각적이며 구체적일 수 있고, 혹은 더 생각에 가깝거나 추상적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느낌으로, 이것은 감정적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지각과 느낌의 구분은 나중에 설명할 다양한 조건에 유용하다. 더구나 성인의 의식 대부분은 이런 직접 경험에 대한 반성, 소위 메타의식(metaconsciousness)으로 채워진다. 삶은 이렇게 얽혀 있는 지각, 생각, 느낌의 흐름이며, 몰려왔다가 사라지고 전환하고 움직이고 변형되는 결코 쉬지 않는 흐름이다. (46쪽)
오늘날 고해상도 이미지 기술인 전자현미경으로 뇌를 들여다본다면, 신경 세포막, 시냅스, 그리고 기타 세포 소기관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원자현미경으로 더 깊이 들여다본다면, 개별 거대분자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그곳에서 고통, 쾌락, 불쾌감 등을 볼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뇌는 서로 인과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놀랍도록 복잡한 여러 메커니즘의 집합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저 메커니즘인 것들로부터 의식적 느낌이 어떻게 발생하는가? 이런 관점에 따르면 의식적 느낌은 물리적인 것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며, 어느 쪽도 다른 것들로부터 나올 수 없다. (105쪽)
내재적 존재와 외재적 존재의 구분을 인과적 힘(causal power)의 측면에서 공식화하는 것이 통합정보이론의 핵심이다. 인과적 힘, 즉 변화의 재원인 이 능력은 많은 사람이 버거워하는 정교한 수학적 등딱지 아래 놓여 있다. 이 이론은 아래와 같은 상당히 놀라운 결론에 도달한다. 현상적 경험이 [세계에] 널리 퍼져 있으며 정량화 가능하고, 현재 상상되는 디지털컴퓨터는 그것을 극히 일부분만 가지며 (우리 마음이 그렇듯이) 마음은 자유의지(free will)를 갖는다. (128~129쪽)
최근의 가장 강력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적대적 협력 연구(adversarial collaboration)라 불리는 이런 대규모 국제 프로젝트는 두 가지 상충하는 이론을 두고 그 관련 과학자들이 (한쪽 또는 다른 쪽 경쟁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게 분명한) 두 가지 실험을 하는 것에 (서면으로) 동의하도록 유도한다. 의식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주인공들을 조정하고, 서로 다른 국가에 있는 열두 개 연구소를 동일하고 엄격한 프로토콜에 맞춰 조정하는 일은 (업계에서 말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대결은 오늘날 가장 유명한 두 가지 의식 이론인 통합정보이론과 전역뉴런작업공간이론(GNWT) 간의 대결이었다. 후자 이론은 마음에 대한 기능적 및 계산적 설명이다. 그 설명에 따르면, 정보가 뇌의 앞쪽 전전두피질에서 뒤쪽 피질로 전파됨으로써 전역작업공간에 접근하며, 그럼으로써 의식이 발생한다. 이런 두 경쟁 이론은, 형이상학적 토대와 현상학에 대한 태도까지, 여러 면에서 다르다. IIT는 의식에서 시작하며 그곳에서 의식의 기질을 추론하는 반면, GNWT는 뇌가 수행한 계산에서 의식을 추출하려 한다. IIT는 지각 경험의 풍부하고 주관적인 본성을 강조하는 반면, GNWT는 사람들이 한 시점에서 보고하는 내용이 얼굴이나 생각의 동일성(identity)과 같은 소수의 항목들로 제한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171쪽)
역사 전반에 걸쳐 많은 문화권에서 병을 치료하고 미래를 점치고 또 영혼과 소통하기 위해 오늘날 우리가 정신 활성 약물(psychoactive drugs)이라고 생각하는 특별한 “약물”을 마시거나 먹거나 흡연하거나 흡입했다. 이때 참여자들은 일상을 초월한 영역을 경험했고, 그곳에서 자신의 육체를 떠나 신이나 악마와 대화하거나 정신적 죽음을 겪기도 했다. 샤머니즘 치유 집회는 금식, 찬송, 명상, 기도를 포함하며, 바람직한 정신 상태에 이르기 위해 규제된 집단 의례의 일부이다. 쿠란데로스(Curanderos), 즉 전통 치료사, 또는 샤먼은 참여자들을 안내하고 감시하며, 그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오늘날 환각제를 일컫는 사이키델릭스(psychedelics)라는 단어는 “마음을 나타나게 하는”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고, 또 환각 유발 물질을 일컫는 엔테오겐(entheogens)은 현존, 경이, 경외, 신성함 같은 영적 느낌을 유발하는 힘을 가리킨다. 대부분의 환각제는 식물이나 동물의 내분비샘(glands)에서 추출한 자연 발생 물질이다. 20세기에 화학자들은 그런 정신 활성 분자를 분리하고 정제하고 특성화했다. 오늘날 이런 물질들은 오늘날 합성 형태로 대량 제조 가능하다. 이런 물질들이 뉴런 표면의 특정 부위와 신체의 다른 부위, 주로 내인성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관련된 부위에 결합해, 심각한 방식으로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그 불법성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약물의 사용은 번창하고 있다. 마술 버섯과 주요 정신 활성 성분인 실로시빈 외에도, 고전적인 세로토닌성 환각제로는 메스칼린(mescaline), 또는 3,4,5-트리메톡시페네틸아민(rimethoxyphenethylamine), “영적” 분자로 알려져 있고 뇌에서 합성되는 N,N-디메틸트립타민(dimethyltryptamine, DMT), “잎과 포도나무”로 알려진 DMT가 함유된 아야와스카(ayahuasca) 음료, “신”의 분자로 알려진 5-메톡시(methoxy)-N,N-디메틸트립타민(5-MeO-DMT), 그리고 리세르그산디에틸아미드 또는 “애시드(acid)”(합성 물질) 등이 있다. (192~193쪽)
통합정보이론에 따르면, 침묵하는 후방 핫존은 신체도 자아도 시간도 없는 무한 공간 경험의 기질이다. 이것은 후방 핫존의 인과적 힘이 심하게 제약된 상황, 예를 들어, 국소마취제를 주입해 신경 활동을 방해하고, 통합된 정보가 전혀 없는 침묵하는 피질을 유도하는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 외부 관찰자의 관점에서 보면, 침묵하는 피질과 침묵당한 피질은 전기적 활동이 목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침묵하는 피질은 완전한 인과적 힘을 유지하면서도 말하지 않기로 선택한 반면, 침묵당한 피질은 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무의식 상태이다. (207쪽)
커넥톰 프로젝트는 성공적이더라도, 필연적으로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그런 배선도는 정적이어서 활동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시신을 보는 것과 같아서, 성별, 나이, 기타 등등에 대한 식별에서 유용하겠지만, 개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알아볼 수는 없다. 훨씬 더 많은 무언가가 필요하다. 신경조직 내에서 복잡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전기적으로 대전된 이온(ions)의 역학을 담은 커넥톰의 활동성 말이다. 그러한 전뇌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시냅스 학습 규칙과 세포 적응이 통합되어야 한다. 현재 최첨단 기술은, 쥐 피질의 퀴노아(quinoa) 크기[약 좁쌀 크기] 내의 전기적인 시냅스 사건을 컴퓨터시뮬레이션으로 충실히 재현하는 수준이다. 이것을 쥐의 전체 뇌로 확장하려면, 정확한 시냅스 가중치를 수정하는 데 백만 배 더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인간의 뇌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그보다 백만 배나 더 어렵다. (260쪽)
AI가 자율적으로, 즉 “자유롭게” 특정 은행 대출 신청자 또는 직장 지원자를 거부할 수 있는가? 그 대답은 확실히 ‘아니오’이다. 그것은 소프트웨어 명령어, 즉 거대한 일련의 다중 분기if-then 구문(multibranched if-then statements)을 따를 뿐이다. 만약 그 신청자가 이런저런 범주(부류)에 속하며, 특정한 신용 기록을 가지고 실업 상태에 있으며, 이런저런, 혹은 다른 사유로 분류되는 경우라면 그 대출을 거부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승인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그 의사결정 논리구조(decision tree)가 그 컴퓨터의 초기상태와 그 프로그램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자유롭게 사고할 수 없다. 따라서 고급 AI는 결코 어느 것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없다. (279~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