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세월호 11주기. 2014년 4월 16일 이후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니. 그럼에도 세월호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을 설명할 적확한 단어를 찾지못하고 그저 측은함, 슬픔의 단계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 <눈먼 자들의 국가>를 읽으면서 내 마음 언저리에서만 맴돌고있던 야릇한 감정을 규정하는 그 단어를 발견했다. 진은영 작가가 인용한 수잔 손택과 니체의 말에서 였다. “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주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 (그렇지 않다면 부적절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 “ 니체는 이런 도덕주의자들을 “마비되어 더이상 힘을 쓸 수 없는 그런 무기력한 앞발을 갖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이 선하다고 믿는 그런 겁쟁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앞발을 들어 약자를 해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만족하느라 분주한 통에 수치심을 느낄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역량, 즉 진정으로 행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 ‘고통받는 이들을 불쌍하게 여기는 대신 그 고통 앞에서 수치심을 느껴라. 연민이란 참으로 게으르고 뻔뻔한 감정이다.’ 그랬다. 내가 느끼고 있던 복잡하고 더러운 감정은 슬픔이나 측은함 뿐만 아니라 수치심이었다. 수치심이야 말로 희생자들과 같은 편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자,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마음에서 나올 수 있는 감정이다. 언제라도 내가 당신의 자리에 놓일 수 있다는 경각심도 포함된 말이다. 황정은 작가가 제주로 내려가는 세월호 안에서 경험했다는 아름다운 광경에 대한 묘사 또한 마음을 울렸다. “ 선상문화제가 열렸던 밤의 갑판에서 오카리나 공연이 시작된 순간에 있었다. 첫번째 곡으로 <섬집 아기>가 연주되기 직전에 모든 조명이 꺼지고 갑작스럽게 나는 완전한 밤 속에 있게 되었다. 머리 위로 아주 작은 달이 떠 있을 뿐이었는데 내 앞에 선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 사람의 앞에 선 이의 뒷모습이 보였고 그 앞의 뒷모습도, 그 앞의 뒷모습도 보였다. 갑판에 모여 선 사람들이 달빛을 받고 있었다. 희미한 달빛으로도 충분하게 그들의 윤곽이 있었다. 배가 가는 방향을 바라보고 선 그 뒷모습들이 아름다웠다. ” 이렇게 막막하고 컴컴한 바다에서 희미한 달빛과 오카리나 선율만 가지고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본연의 모습일진데,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에 응답하며 뜨거움을 느끼는 것 역시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 아니겠는가. 세상이 말세여도, 국가가 나를 버려도, 살기 팍팍한 세상이라도 이렇게 뭐든 해보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 희망을 버리지않고 끝까지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남아있는 한은 나도 함부로 세상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 아닐까. ’이제 내가 뭘 할까. 응답해야 하지 않을까. 세계와 꼭 같은 정도로 내가 망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응답해야 하지 않을까.‘ 세월호 10주기가 넘어서 11주기가 된 이 시점에서는 슬픔을 넘어 수치심과 연대감을 가지고 잊지않음으로 뜨겁게 응답하는 연대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인듯. 사람이 아직은 꽃보다 아름다움을 믿어보기로. ______ 꼭 닮은 것을 7월 24일 서울광장에서 보았다. 안산에서 출발한 세월의 유가족들이 하루를 걸어 서울광장에 당도했을 때 광장에 모여 그들을 기다리던 수만 명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었다. 이백여 명의 유가족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을 때까지 박수는 끊이지 않았고 적어도 내 눈이 닿는 범위에서는 유가족보다 먼저 자리에 앉는 이가 없었다. 밤의 맨 가장자리에서 그 뒷모습들을 보았다. 팔꿈치가 닿을 듯한 거리에서 저마다의 진심으로 박수를 치던 사람들. 그 뒷모습들이 저 밤바다에서 보았던 수평선과 같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압도적인 검은 것 위에 세월이 마냥 막막하게 떠 있지 않도록 하는 것. 그 팔꿈치들의 간격이, 그 광경이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해버렸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고백해야겠다. 그 점점點點한 아름다움을 믿겠다. 그러니 누구든 응답하라. 이내 답신을 달라. 눈먼 자들의 국가 | 김행숙, 김애란 저 #눈먼자들의국가 #김애란 #김행숙 #김연수 #박민규 #진은영 #황정은 #배명훈 #황종연 #김홍중 #전규찬 #김서영 #홍철기 #문학동네 #독서
우리도 2016년 4월 16일에 살았다. 그들과 같은 시간과 같은 땅 위에 있었다. 기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남의 슬픔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당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한국의 미래에 아직도 어둡지 않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기쁩니다. 캄캄한 곳에서 벗어나 방향을 잡았다는 사실이 벅차오릅니다. 왜 나는 그들을 동정했을까요? 나는 그들과 똑같은 하나의 사람이기에 동정할 자격이 없습니다. 나는 그들과 다른 사람이기에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겁니다. 그래서 수치심을 느낍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연민 끝에 내 잘못을 알았기에 후회스럽습니다.
박민규 작가만이 쉽게 가슴을 울렸다. 나 유식하다 많이 안다 쓰기있긔없긔
너무 어렵게 서술한 책...
사무치게 읽고 싶었던 책입니다. 물리적인 거리가 너무 멀어 오히려 더 안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목소리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성인 인증 안내
성인 재인증 안내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성인 인증은 1년간
유효하며, 기간이 만료되어 재인증이 필요합니다.
성인 인증 후에 이용해 주세요.
해당 작품은 성인 인증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성인 인증 후에 이용해 주세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성인 인증은 1년간
유효하며, 기간이 만료되어 재인증이 필요합니다.
성인 인증 후에 이용해 주세요.
해당 작품은 성인 인증 후 선물하실 수 있습니다.
성인 인증 후에 이용해 주세요.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무료이용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 가능 : 장
<>부터 총 화
무료이용권으로 대여합니다.
무료이용권으로
총 화 대여 완료했습니다.
남은 작품 : 총 화 (원)
눈먼 자들의 국가
작품 제목
대여 기간 : 일
작품 제목
결제 금액 : 원
결제 가능한 리디캐시, 포인트가 없습니다.
리디캐시 충전하고 결제없이 편하게 감상하세요.
리디포인트 적립 혜택도 놓치지 마세요!
이미 구매한 작품입니다.
작품 제목
원하는 결제 방법을 선택해주세요.
작품 제목
대여 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다음화를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