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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상세페이지

좁은 문

  • 관심 1
소장
전자책 정가
4,000원
판매가
4,000원
출간 정보
  • 2026.04.10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9.5만 자
  • 1.3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1882993
UCI
-
좁은 문

작품 정보

열두 살의 소년 제롬은 해마다 여름이면 노르망디의 외가, 퐁기즈마르 저택을 찾았다. 그곳에는 두 살 위의 사촌 누이 알리사가 있었다. 알리사에게는 여동생 쥘리에트가 있었고, 그들의 어머니 뤼실은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이었으나,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세간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이기도 했다.

어느 여름, 제롬은 우연히 뤼실이 낯선 남자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뤼실은 집을 버리고 떠나버렸다. 그날 제롬은 알리사의 방문 앞에 섰다. 안에서는 알리사가 무릎을 꿇고 울고 있었다. 어머니의 수치를 온몸으로 받아안은 채, 침대 곁에 엎드려 기도하듯 흐느끼고 있었다. 제롬은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자신이 이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음을 알았다. 그것은 연정이라기보다 헌신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이 아이를 지켜주겠다는, 소년다운 맹세 같은 것이었다.

이듬해 일요일, 교회에서 목사가 마태복음의 한 구절을 읽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으니라."" 제롬은 설교를 듣는 알리사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의 마음속에서 사랑과 신앙이 하나로 포개졌다. 알리사와 함께 그 좁은 문을 통과하겠다 — 이것이 제롬에게는 사랑의 서약이자 삶의 방향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제롬은 파리에서 학업에 전념하고, 알리사는 퐁기즈마르에 남아 아버지를 돌보았다. 둘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말을 직접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알리사는 어느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동생 쥘리에트가 제롬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알리사는 자신의 행복이 동생의 불행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쥘리에트는 결국 제롬이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그러나 알리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또 다른 논리가 자라나 있었기 때문이다. 알리사는 지상의 행복 그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행복은 영혼을 나태하게 만든다고, 제롬을 사랑하면 할수록 신에게서 멀어진다고 믿었다.

마지막으로 알리사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놀랍도록 수척해져 있었다. 제롬은 마침내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을 청했으나, 알리사는 거절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얼마 뒤, 알리사는 파리의 한 요양원에서 홀로 숨을 거두었다.

알리사가 죽은 뒤, 그녀의 일기장이 제롬에게 전해졌다. 그 안의 알리사는 처절하게 제롬을 사랑하고 있었다. 마지막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행복은 이미 그의 곁에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제롬은 그제야 모든 것을 이해했다. 알리사의 거부는 사랑의 부재가 아니라 사랑의 극단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안 것은, 이미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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