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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단편소설들 속 인물들은 대체로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자기 말, 자기 고통에 빠져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에 빠져있다.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감정의 충돌들. 유산 혹은 고향을 떠나온 경험, 남편의 아이가 아닌 아이를 남편 몰래 키우며 생기는 죄책감. 결혼하고 싶지만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고독감. “우리, 그거 하자.” 쇼바가 갑자기 말했다. “뭘?” “어둠 속에서 서로 얘기하기.” “어떤 얘기? 난 농담 같은 거 모르는데.” “아니, 농담 말고.” 쇼바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전에 얘기한 적이 없는 것들을 말하는 건 어떨까?” 어둠을 틈타야만 겨우 살금살금 하고싶은 말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부부사이라는 것은 그저 눈물겹다.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눈물겨운 소통의 부재라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작품들. 마지막에 수록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에서는 인도인이면서 미국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린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날리는 격려의 말이 담겼다. 이런 각박하고 헤쳐나가기 쉽지 않은 세상에서 결국은 해낼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아버지의 삶, 뭐 이런. 비록 달나라에 가서 발자국 남기고 오는 우주비행사가 아니더라도 자기 삶을 착실히 꾸려가는 것 역시 대단한 역사일 수 있다는 것. “ 그 우주 비행사들은 영원한 영웅이기는 하지만, 달에 겨우 몇 시간 머물렀을 뿐이다. 나는 이 신세계에서 거의 삼십 년을 지내왔다. 내가 이룬 것이 무척이나 평범하다는 것을 안다. 성공과 출세를 위해 고향에서 멀리 떠난 사람이 나 혼자뿐인 것도 아니고 내가 최초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지나온 그 모든 행로와 내가 먹은 그 모든 음식과 내가 만난 그 모든 사람들과 내가 잠을 잔 그 모든 방들을 떠올리며 새삼 얼떨떨한 기분에 빠져들 때가 있다. 그 모든 게 평범해 보이긴 하지만, 나의 상상 이상의 것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 ” 축복받은 집 | 줌파 라히리, 서창렬 저 #축복받은집 #줌파라히리 #마음산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읽기 #퓰리처상수상작
인도 벵골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줌파 라히리는 이 책, 첫 소설집 [축복받은 집]으로 퓰리쳐 상을 받았다. 작가가 쓴 모든 작품에 인도인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인도의 문화와 정치적 격변이 작품 속 인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배경과 인물은 작가의 경험에 의존하지만, 주제는 보편적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소통이 얼마나 복잡미묘한지 보여주면서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탐구한다. 나는 인도 (이민자)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도 이내 매혹적인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한 단편이 끝날 때마다, 가볍지 않은 울림을 느꼈고 여운은 짙었다. 첫 작품 <일시적인 문제>는 가까운 사이에서 마음을 터놓는 일이 그들 관계를 좋게 만들기도,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통은 불가사의하다. 누군가와 진심으로 소통하기를 간절히 바라는데 묘하게 어긋나기도 하고, 여행지 바에서 낯선 이와 영혼이 통한다고 느끼며 마음을 나누기도 한다. 어렵게 온 기회를 잡아 진심을 전해도 상대가 의식조차 못할 때가 있으며, 진실이 관계를 끝장내기도 한다. <질병 통역사> 역시 소통이 가족 간에도, 다른 지역에 사는 다른 계층의 사람 사이에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 책을 읽으며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생각했다. 흔히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열어 상대를 받아들여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맞다. 그런데 이게 다일까? 소통이란 무언가를 주고 받는 일이다. 내용이 있어야 한다. 내가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무엇과 상대 역시 내게 주고 싶은 어떤 것이 필요하다. 이 내용은 관계의 증진, 위안, 사랑, 상처주기, 이해와 같은 목적을 가진다.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주려는 마음은 소통이 아니다. 내용과 목적은 서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 주고 받을 수 있다. 설령 주고 받는다 하더라도 서로 아무 것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소통이 아니다. 변화는 체념과 포기를 할 때 비로소 일어난다. 내가 믿었던 일이 진실이 아니라면 그 믿음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면 비로소 소통이 시작된다. 마음을 주고 받는 일은 제로썸 게임이 아니지만 더하기만 하는 일도 아니다. 마음을 열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일은 내가 무언가를 포기해야 가능하다. 소통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그런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진심 혹은 진실이 상처만 남길 확률이 더 크다. <일시적인 문제>, <질병 통역사>, <축복받은 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통을 시도한 사람들은 결국 상처를 입고 만다. 줌파 라히리는 이 책에서 소통불가능만 보여주지 않는다.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에서는 피르자다 씨가 전란에 휩싸인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걱정하는 모습을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내전이 격해질수록 피르자다 씨를 둘러싼 사람들이 단일한 모습을 통해 그를 지지하는 진심을 전한다. 작가의 아버지가 모티브가 된 마지막 작품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에서는 백 세가 넘는 고령의 미국인 할머니와 이민자 주인공 남자가 맺는 특이한 관계를 따스하게 묘사한다. 소통의 양상이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듯 삶도 여러 면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때론 냉철하게, 때론 따스하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유려하게 그려냈다. 인도계 이민자들의 삶이 멀리 한국 독자의 가슴에 들어오는 이유다. 특수한 삶에서 보편의 모습을 무리없이 이끌어낸 작가의 솜씨가 탁월하다. 책을 덮고 이민자들의 삶이 더욱 극적인 이유를 생각했다.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나 소수자들은 동일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강하게 받는다. 그들의 삶을 하나로 덮어버리는 문제는 너무나 크다. 그래서 강고한 집단 의식을 바탕으로 뭉칠 수 있다. 대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하거나, 싸움에서 패배했을 때에는 단단했던 결집이 무너지면서 단단했던만큼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서로를 찌르며 상처를 준다. 너그러움과 관용은 이들이 가질 수 없는 덕목이다. 용서와 화해는 승자와 권력자만 베풀 수 있다. 이민자들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그들의 삶은 동질성을 추구하는 구심력과 그들을 둘러싼 외국의 환경이 자아내는 원심력이 교차하는 한 가운데 있다. 이 힘들은 안정적이지 않아서 태양을 도는 지구처럼 일정한 궤도를 따르지 못하고 심하게 요동친다. 이 상태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갈등과 아픔을 만든다. 저자의 탁월함은 이런 특수한 상황 자체에 집착하지 않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를 엮어낸 데에 있다. 혐오가 만연하는 대한민국에서 살다보니 나 또한 어느새 혐오에 물들어 있다.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거부하는 감정이 들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며 혐오 대신 넓은 세상을 관조하는 마음이 그리워졌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편 소설들입니다. 마치 '화수분', '상록수' 같은 한국 근대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어요. 미국이라는 나라에 정착한 인도사람들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아련함이 느껴졌거든요. 일상의 감정들을 잘 잡아내시는 작가분이네요. 읽으면서 즐거웠습니다.
띄어쓰기가 알맞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서 읽을 때 거슬리네요. 내용이 이해가지 않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요. 책 자체 내용에 대해선 아주 만족하며 읽어내려 가고 있는데 잘못된 띄어쓰기가 감상을 해쳐요. 수정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평이하지만 미세하고 섬세한 감정선들로 풍부한 읽기가 되었어요.
평소 잘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이어서 신선하다는 느낌. 끝이 허무한 단편들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몰입하며 읽을 수 있음. 분위기를 쉽게 상상하도록 만들어주는 단편들이 많음
축복받은 집은 정말 잘 짜여진 그물같은 단편글이 촘촘히 한권을 채워넣고 있다. 미국에서 사는 인도인들의 생활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국적을 떠나서 우리의 삶을 채우는 흐트러진 관계들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부부는 어쩌면 가장 내밀한 체험을 같이 했지만 가장 쉽게 멀어지는 관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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