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현대문학은 후스가 '문학개량추의'91017)에서 어문일치의 문학을 주창하면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서구의 문예사조가 흘러 들어오는 시점에 맞추어서 새로운 물결이 일기 시작하였다. 루쉰이 구어체 소설 "광인일기"(1918)를 발표하고, 후스가 최초의 신시집인 "상시집"(1920)을 내면서 신문학의 궤도가 이어져서 오늘을 창조하게 되었다.
그 전개된 과정을 몇 시기로 나눠 본다면 제1기(1917__1937)는 5.4문학운동과 국민당, 공산당의 공존, 그리고 민족정신의 변혁과 사회주의 대두가 두드러진다. 제2기(1937__1949)는 중, 일 전쟁으로 인한 민심의 이반과 혼란, 강렬한 항일정신이 나타나는 국방문학과 염세적 도피의식이 어우러진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제3기(1949__1966)는 마오쩌둥이 대륙을 공산화하면서 철저한 노동문학과 사회주의 노선의 문예활동으로 일관시켰고, 제4기(1966__1976)의 10년은 소위 문화 대혁명으로 인한 교육과 문화의 암흑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제5기(1976__현재)에 와서는 모든 문인들이 감금과 숙청에서 풀리고, 자유로운 문학활동을 전개하며 앞의 시기에 억눌렸던 울분과 부조리를 극복하는 '신시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빠진의 역할은 말할 나위 없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사천성의 지주 가정에서 태어난 빠진은 일찍이 부모를 여읜 후 전통적인 봉건의식과 신사조의 갈등을 이기지 못하여 무정부주의 운동에 가담하고, 이어서 프랑스 유학을 떠난다. 젊은 빠진은 그곳에서 국가와 민족을 객관적으로 관조할 수 있는 안목과 자신이 해야 할 과제를 파악하고 문예창작에 뛰어든다. 처녀작 "멸망"(1929) 이후 그는 폭발하는 애증과 번뇌를 소설 창작 속에 퍼붓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지금까지 70여 년에 걸쳐 끊임없이 글쓰기를 해오고 있다. 그 자신은 여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한시도 펜을 놓지 않을 것이다. 펜은 내 마음에 불을 붙인다. 내가 재로 화할지라도 나의 사랑, 나의 감정은 인간 세상에 영원히 남아 있으리라. 나에게 남은 시간은 5__6년밖에 안 되고, 시간이란 한번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구상하고 있는 작품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나는 그것을 쓰고야 말 것이다." 1936년에는 비열한 아나키스트로, 1958년에는 부르주아 평론가로 비난받았는가 하면, 문화대혁명 때에는 반혁명. 수정주의 분자로 비판당하여 감금의 고통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의 내심에는 반파시즈과 반봉건의 인도주의적 애국 사상이 넘치는 가운데, 그것을 작품 속에 농축시켜왔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장편소설 "애정삼부곡", 봉건사회의 몰락과 신진세대의 승리를 예시한 "격류삼부곡", 병신생활을 통해 구태의연한 사회의 면모를 일기 형식으로 제시한 "제4병실", 백성의 고난을 파시즘 정권에 빗대어 고발한 "추운 밤" 등과 단편소설 "집주인 아줌마", "망명", "불행한 사람", "달밤", "좌와 벌", "귀신" 등이 있다. 이 외에 빠진은 유기문, 감상문, 잡문, 소품문 등 산문도 많이 써서 18권의 산문집이 나와 있기도 하다. 빠진은 2년 동안 프랑스에 유학하여 서구의 문물을 익힌, 당시로서는 신세대의 기수였다. 그의 눈에는 모든 것이 새롭기도 했지만, 자신의 조국과 비교함으로써 일어나는 고뇌를 떨칠 수가 없었다.
단편소설 "죄와 벌"은 그가 귀국한 지 3년이 지난 1932년에 씌어진 것이다. 등장인물이 모두 프랑스 사람들이고, 장소도 파리이며, 작품의 서두에서 성경의 "출애굽기"를 인용하면서 전개될 내용을 예시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법정에서 보석 브로커인 '요한 샤를'을 죽인 혐의로 체포된 '모로'를 심문하는 대화문과 그와 연관된 부연설명, 그리고 신문의 기사내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소설로서는 구성이 특이하고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빠진은 단순한 구성 내용과 반복, 강조적인 줄거리를 통하여 자기성찰의 진면목은 감춰둔 채 명예와 체면을 의식하면서 혹시나 면죄부를 얻을까 하는 인간의 기회주의적 비열감을 고발하고, 나아가 인과응보적인 상벌의 엄정성을 강조하여 당사회의 전반적인 무질서에 대해 강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인간에게는 진정한 '공평의 도리'가 정확하게 주어질 때, 사회의 기강이 잡히고 인륜의 덕성이 드러날 수 있다. 빠진은 파리에서의 사건으로 자신의 조국을 비춰 보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