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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상세페이지

사양

  • 관심 1
소장
전자책 정가
4,000원
판매가
4,000원
출간 정보
  • 2026.01.12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8.2만 자
  • 1.1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5603327
UCI
-
사양

작품 정보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斜陽)>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일본 사회의 거대한 전환기를 배경으로 쓰인 현대 고전입니다. 1947년 발표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사양족(斜陽族)'이라는 신조어(몰락한 상류 계층을 일컫는 말)를 만들어낼 정도로 시대상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1. 시대적 배경: '황혼'에 선 인간들
작품의 제목인 '사양(斜陽)'은 지는 해, 즉 석양을 의미합니다. 이는 전쟁에서 패배한 후 과거의 권위와 부를 잃고 급격히 몰락해가는 일본의 귀족 계층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다자이 오사무는 단순히 경제적인 몰락만을 그리지 않습니다. 그는 기성 도덕과 가치관이 무너진 자리에서, 인간이 어떻게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가에 주목합니다.

2. 네 명의 인물, 네 가지 멸망의 방식
이 작품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파멸에 직면한 네 명의 인물을 통해 '희생'과 '재생'을 이야기합니다.

* 어머니 (진정한 귀족): 구시대의 기품과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입니다. 그녀의 죽음은 아름다웠던 과거가 이제 완전히 종언을 고했음을 의미합니다.
* 나오지 (패배한 허무주의자): 귀족이라는 출신 성분과 민중적 삶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마약과 술로 파멸합니다. 그의 유서는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라는 위선적인 구호가 어떻게 개인의 개성과 고결함을 파괴하는지 폭로하며, '귀족'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자살을 택합니다.
* 우에하라 (타락한 예술가): 전후의 혼돈 속에서 "기요틴"을 외치며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희생자'로 자처하며 방탕함 속에 진실을 숨기려 합니다.
* 카즈코 (혁명적 생존자): 이 작품의 실질적인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단순히 몰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낡은 도덕을 깨부수고 스스로 '사생아의 어머니'가 됨으로써 새로운 삶을 개척합니다. 그녀에게 임신은 불륜이나 실수가 아니라, 구습에 저항하는 '도덕적 혁명'의 산물입니다.

3.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났다"
카즈코가 외치는 이 문장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나오지가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다면, 카즈코는 그 비참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사랑'을 통해 스스로를 구원합니다. 그녀는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선택을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낡은 세계에 대항하는 유일한 길임을 믿습니다.

4. 문체와 상징: M.C.와 무지개
다자이 오사무는 카즈코의 일기와 편지 형식을 빌려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우에하라를 부르는 'M.C.'(My Chekhov / My Comedian)라는 호칭은, 동경의 대상이었던 존재가 결국 비극적 희극을 연기하는 어릿광대에 불과했음을 깨닫는 카즈코의 성장을 보여줍니다. 또한 비 오는 날 가슴 속에 뜨는 '무지개'는 멸망해가는 황혼 속에서도 인간이 포기할 수 없는 희망과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5. 결론: 희생을 통한 구원
나오지는 유서에서 "나는, 결국 귀족이야"라고 말하며 과거에 묶여 죽음을 맞이합니다. 반면 카즈코는 "사생아와 그 어머니로서 태양처럼 살아가겠다"며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살아남음이란 과거의 허울을 벗어던지고, 스스로 희생자가 되어 새로운 가치를 잉태하는 것'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사양>은 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작가 소개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

다자이 오사무는 1909년 6월 19일,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 지방의 대지주 집안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津島修治). 열한 남매 중 열 번째로 태어난 그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존재에 대한 깊은 회의와 고독을 느끼며 성장했다.

도쿄제국대학 불문과에 입학했으나 학업보다는 문학과 방황에 몰두했고, 결국 졸업하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났다. 이 시기에 그는 공산주의 운동에 가담하기도 했고, 카페 여급과의 동반 자살을 시도하여 홀로 살아남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이후로도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으며, 약물 중독과 방탕한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글을 썼다.

193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다자이는 『만년』, 『달려라 메로스』 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전후에는 몰락해가는 귀족 가문을 그린 『사양(斜陽)』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사양족'이라 불릴 정도였다. 일본 문학사에서 그는 '무뢰파(無賴派)'의 대표 작가로 분류된다. 기존의 권위와 도덕을 거부하고,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추악함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 그의 문학적 특징이었다.

1948년, 마지막 장편소설 『인간실격』을 연재하던 다자이는 그해 6월 13일, 애인과 함께 다마가와 상수에 몸을 던졌다. 유해는 그의 서른아홉 번째 생일인 6월 19일에 발견되었다. 『인간실격』은 그의 유작이 되었고, 그래서 많은 이들은 이 소설을 작가 자신의 마지막 고백이자 유서처럼 읽는다.

다자이 오사무는 짧은 생애 동안 수많은 단편과 중편, 장편을 남겼다. 그의 작품은 자기 파괴적이고 염세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품고 있다. 스스로를 '인간 실격'이라 선언한 작가였지만, 그가 남긴 문장들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누구보다 깊이 들여다본 기록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7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읽히고,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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