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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번역도 8000원짜리보다 낫다 (ㅋㅋ) 흡혈귀백합 짱
갑자기 왜 이 책을 찾게 되었던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고딕 노벨에 대한 평론을 보면서 "뱀파이어 노벨"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사실 최초의 뱀파이어 고딕노벨은 카밀라인데 레즈비언을 다룬 내용이다 같은 말을 얼핏 보았던 것 같긴 하다. 카밀라의 이야기 자체는 비교적 익숙하다. 유리가면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 내 스스로 여성 간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장르를 더 좋아하기도 하고. 레즈비언 소재는 남성 시선 중심의 성애화가 된 것은 아닌지 항상 경계하며 읽게 되고, 그래서 읽으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고딕 노벨이라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장르에서 대강의 플롯과 느낌을 알고 있는 이 작품을 별 기대없이 리디북스에 검색했을 때 발견하게 된 그 때의 기분이란. 부제로 붙은 '레즈비언 뱀파이어의 사랑'은 번역 과정에서 이북을 기획하며 붙인 네이밍인 것 같다. (영어로 읽는~ 시리즈의 다른 카밀라 서적에는 저런 부제가 없었고, 무엇보다 원제에 저런 구린 네이밍이 붙었을 거라고 상상하고 싶진 않아....ㅜㅜ) 영어 원작으로 읽으며 느낌을 비교해보는 것도 신선하겠지만, 일단은 번역서를 찾았다. 이북 중에 번역서적은 이 책 한 종류인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구입하게 되었지만. 성애와 죽음이 교차되는 묘한 장면의 묘사는 아마도 뱀파이어물의 대표적인 코드가 여기서 시작되었겠구나 하는 짐작을 하게 한다. 아마도 오랜 시간 살아남기 위해 희생자의 피를 빨아먹게 되면서 그 과정을 스스로 합리화하기 위해 나는 이 아이를 사랑하고, 이 아이의 모든 것을 알고 싶고, 이 아이를 내 안에 오래도록 품고 싶다 같은 식으로 사고하게 된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다만 번역상의 문제인지 이런 코드가 처음 쓰여서인지 감정선에 대한 묘사가 생각보다 짧았다. (전체 분량도 그리 긴 편은 아니긴 하지만...) 다만 유리가면에서 해석한 카밀라와는 느낌이 좀 다르다. 크리피해서 느껴지는 꺼려짐 같은 게 좀 더 중점적으로 드러난 느낌이다. 미스터리 호러 느낌을 주려던 것에 더해 주인공의 카밀라에 대한 끌림은 짧게 서술되고 행동이나 말로는 별로 드러나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다. 읽다 보면 '고딕 노벨' 장르가 뭔지도 궁금해진다. 시대 배경을 의미하는 건가 싶긴 한데, 조금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큘라>는 유명한 데 반해서 <카밀라>는 국내에선 그렇게까지 유명하지도 않고 잘 소개되지도 않은 것 같아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인기가 없고 분량이 짧고 오래된 글이라서인가 가격도 싸다(...)) 개인적으로는 원서 버전으로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