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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은 열 개의 문장보다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45번째 어라운드 매거진은 바로 그와 같은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평소 문장의 단단함을 더 믿는 편이지만, ‘FILM(사진)’을 주제로 책으로 만들며 이미지의 힘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물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구본창 작가와의 인터뷰를 비롯해, 서촌의 사진책방 이라선, 음반 앨범 커버의 뒷이야기, 필름사진으로 떠나는 여행까지. 이번 호는 어라운드가 사진에게 바치는

마흔여섯 번째 어라운드의 주제는 ‘FAMININE’입니다. 페미닌은 ‘사회적인 여성’의 어원이자 동시에 ‘여성스럽다’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예민할 수도,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여성스럽다’라는 말은 자칫 부당한 인습을 강요하는 억압의 표현일 수도 있고, ‘아름답다’라는 말은 평가와 판단의 오만함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단어 하나를 고르는 데도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

‘몸의 소리’라는 말을 생각해봅니다. 손바닥이 맞부딪힐 때 나는 박수 소리부터, 앉았다 일어났을 때 나는 관절의 소리, 빈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 저마다 주파수가 다른 성대의 울림 등 직관적인 몸의 소리가 있습니다. 실제 들리지는 않지만 우리가 몸으로 감지하는 어떤 감각들도 몸의 소리라고 부를 수 있지는 않을까요? 가령 비가 오기 전이면 어김없이 시큰해지는 발목, 남과는 다른 것을 보는 심미안, 잃어버린 왼쪽 눈, 그 옆의 당신을 감지하려는

해가 넘어간 뒤 어느새 일곱 번째 달을 맞았습니다. 여름, 연중 가장 무더운 계절의 문턱에서 우리는 ‘DRINK’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실 주제를 선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 계절, 우리가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면 되겠지. 딱 그 정도의 생각이었습니다. 양조장에 들르고, 커피 볶는 이와 대화했으며, 술에 취한 다정한 얼굴들을 만났습니다. 저마다의 분야에서 가장 잘 하는 사람보다는 가장 진지한

9월의 어라운드는 ‘GARDEN’을 이야기합니다. 정원을 의미하는 이 단어를 앞에 두고 우리는 조금 신중해졌습니다.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정원을 가져본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정원사와 조경사를 만났고, 나무의 말을 가사에 담는 사람, 멀게는 우주의, 깊게는 오지의 식물을 상대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정원 속 상상의 코끼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곁에 두고픈 정원의 조각을 하나 둘 모으며 우리는 ‘식물의 일’이라는 표현을 자

어라운드의 50번째 이야기는 ‘AROUND’ 그 자체입니다. 그 동안 어라운드와 함께해주었던 사람들에게 보내는 고마움의 표시이자, 다시 한 번 우리 주변을 살피려는 환기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어라운드 51호

땐뽀, 슈퍼 닥터 K, 스티븐 킹, 플레이스테이션, 해리포터, 웨스 앤더슨, 세일러문, 월트 디즈니, 무라카미 하루키, 맥주, 후카, 코딱지. 52번째 어라운드에 등장하는 단어들입니다. 단어의 나열만으로도 농도 짙은 한 권의 취향이 느껴지지 않나요? 2017년의 마지막 달, 우리는 밀폐된 공간에 숨어 마니아MANIA를 주제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아주 집요한 성격의 특정인물이거나 거울에 비친 우리 모두의 초상일 수 있습니

어라운드의 2018년 첫 번째 주제는 ‘ALONE’입니다. 우리는 ‘혼자’로 번역되는 이 쓸쓸한 단어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따듯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자매의 사진을 찍는 영국의 사진가, 제주에 사는 뮤지션 루시드폴, 싸이코짱가 아저씨의 관계의 심리학, 반려묘 히끄의 이야기까지. 스무 편의 기사를 모아놓고 보니 혼자 보다는 혼자가 아닌 것을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마침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네요. 하얀

어라운드 54호의 주제는 ‘LANGUAGE’입니다. 우리는 말과 글, 또는 어떤 은밀한 신호를 통칭하는 이 단어를 두 갈래로 엮었습니다. ‘발화자’, 즉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과, 언어를 자기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수용자’입니다. 직업적으로는 언어의 최전선에 위치한 소설가, 그 언어를 가장 처음 여과하는 교정자로 나눌 수 있겠지요. 말을 잘 하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이 분명 다르다는 것, 누군가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제각기 다르다는 걸 이

어라운드 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