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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역사가 바뀌다 상세페이지

그해, 역사가 바뀌다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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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정보
  • 2017.02.27 전자책 출간
  • 2017.02.22 종이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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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1.4만 자
  • 24.3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50969387
ECN
-
그해, 역사가 바뀌다

작품 정보

세상에 없던 수업, 우리가 기다려온 통찰!
역사학자 주경철 교수의 정복과 반전의 세계사




◎ 도서 소개

오늘의 역사를 만든 결정적 도전과 성찰!

논리와 모순의 역사 속에서
인류의 진실을 파헤치다

멈출 줄 모르는 문명의 발달은 과연 옳은 길로 가고 있는가. 인간과 자연환경의 공생은 지속 가능한가. 오늘날 세계사를 판가름한 문명의 결정적 변곡점에는 다가올 인류의 미래 모습이 담겨 있다. 과연 인간은 삶을 어떻게 혁신했으며 그해, 세계를 움직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1492년 콜럼버스의 항해에서 근대 유럽 문명의 동인을, 1820년 ‘대분기(The Great Divergence)’에서 동양과 서양의 전복적 운명을, 1914년 생물의 멸종에서 인류세(人類世)의 시작을, 1945년 섬멸의 전쟁에서 문명과 야만의 의미를 탐사해본다. 2015년 건명원(建明苑)에서 진행한 다섯 차례의 역사 강의를 묶은 이번 책은 서울대 주경철 교수가 ‘역사’라는 프리즘으로 문명의 오늘을 진단하고 통찰한 결과다. 우리의 내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선진 인류로서의 책임과 지혜를 발휘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역사의 결정적 장면으로부터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 얻은 역사적 인식의 지평은 삶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키기에 충분하다.




◎ 출판사 서평

그해, 인간은 어디로 향했는가?
그해, 세계를 움직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수사는 진부한 만큼 진실의 무게를 갖는다. 인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문명을 만든 결정적 도전과 성찰이 무엇인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역사 속에서 찾아야 한다. 역사에서 찾은 4가지 결정적 순간, 그 문명의 풍경을 인류의 변곡점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해 이후 문명의 방향을 탐문해본다. 1492년 콜럼버스의 항해로부터 근대 유럽 문명의 약진을 살피고, 1820년 ‘대분기’를 기점으로 동양과 서양의 운명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며, 1914년 인간과 자연 간 평화의 파괴를 상징하는 생물종의 멸종을 고찰하고, 1945년 ‘섬멸의 전쟁’ 이후 인간 지성이 느끼는 문명과 야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탐사해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지난 역사로부터 길어 올린 담대한 질문과 마주선다.
“지금 이 순간, 인류는 무엇을 목표로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세계 대전환을 읽는 4가지 코드
1492, 1820, 1914, 1945

세계사에 새겨진 4가지 결정적 변곡점은 낯설면서도 흥미롭다. 첫째로 근대 유럽의 심성 세계를 탐사해본다. 유럽 문명 내면에 잠재해 있는 의식, ‘문명의 무의식’을 파악해본다는 다소 특이한 접근을 통해 1492년 최초의 대서양 항해 끝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콜럼버스의 정신세계를 해부해본다. 콜럼버스는 지구가 작고 바다의 면적 또한 매우 작다는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인어와 괴물, 식인종과 여인국 등을 문자 그대로 믿었으며, 성경 속 에덴동산을 찾고자 했다. 이처럼 ‘지상낙원’을 찾겠다는 기이한 세계관이 결과적으로 아메리카의 발견과 세계의 해상 지배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둘째로 중국과 유럽, 혹은 ‘동양’과 ‘서양’의 전환은 언제, 어떤 이유에서 시작되었을까를 추적해본다. 15세기 세계 최강 세력이었던 중국은 대선단을 이끌고 인도양 세계를 누비던 정화(鄭和)의 대항해를 마지막으로 바다를 버렸다. 반면 유럽은 그 직후부터 바다의 지배자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동양과 서양의 운명을 가르고 오늘날 세계를 재편한 1820년 대분기의 의미를 살펴본다.
셋째로 문명과 자연 사이에 벌어지는 불균형을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해야 하는지 고민해본다. 인디언들의 세계관에 따르면 세상은 본래 인간과 모든 동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사는 상태, 곧 ‘피마다지윈(pimadaziwin)’한 세상이었으나 유럽인들이 들어오면서 그러한 평화는 깨지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1914년에는 천문학적인 개체 수를 자랑하던 나그네비둘기가 인간에 의해 멸종한다. 파울 크뤼천(Paul Crutzen)은 오늘날을 인간의 활동에 의해 지구 환경이 변화하는 지질 시대, 즉 ‘인류세’라고 명명했다. 이 시대에 인간 지성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넷째로 세계가 문명과 야만의 방향 중 과연 어느 쪽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지, 국가가 통제하는 폭력과 문명화의 양상을 통해 이를 답해본다. 인간 역사는 갈수록 더 폭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섬멸과 증오의 시대를 벗어나 평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세계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문명의 꽃길을 걷는 축제의 장인가, 야만의 아수라 속인가

인류는 평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야만의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일까? 과학기술과 군사력의 발달로 불과 6년간의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자는 무려 5500만 명에 이른다. 더욱 잔인해진 현대 세계는 때로 인종 청소까지 불사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은 20세기를 ‘증오의 세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반대의 시각으로,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문명의 진보에 따라 인류는 비폭력과 평화의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문명화된 야만, 야만화된 문명이라는 자책과 회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한편 인간 지성의 능력을 신뢰하는 낙관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현재, 우리는 각자의 대답을 마련해야 한다.
쉬운 답은 오답일 가능성이 높기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문제를 잘 제기하는 것이다. 문제를 잘 파악해야 좋은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류는 미래로 열린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다. 지금 세계는 어디에 서 있는가. 문명의 꽃길을 걷는 들뜬 축제의 장인가, 야만의 아수라 속인가. 물론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완전한 답을 구할 수는 없다. 인류 스스로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당위’의 가치야말로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할 궁극적인 답이다.


◎ 본문 중에서

생의 마지막 시기에 콜럼버스는 자신을 거의 모세 수준의 인물로 생각합니다. 세계사적 사건을 지휘하는 마지막 황제의 조수 정도로 자신의 위치를 세운 것입니다. (65쪽)

콜럼버스가 생각한 우주관, 지구관에서 이 세상은 그저 물질적인 성격의 땅이 아니라 의미가 충만한 땅입니다. 그가 아시아로 향한다는 것은 단순히 먼 이국으로 가는 정도가 아니라 신학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이미 알고 있는 곳, 구약에서 이미 예약되어 있는 곳을 향해 인류의 꿈을 실현하려 가는 것이라고 콜럼버스는 스스로 의미부여를 했습니다. (72~73쪽)

『로빈슨 크루소』보다는 『파리대왕』이 우리들 삶의 실제와 유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런 한두 사례로 단정 지을 수야 없는 일일 테지요. 문명과 야만이라는 두 가지 속성은 우리 삶 속에서 끊임없이 대립과 충돌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81쪽)

낙타의 능력 덕분에 문명 간 전파 또한 가능했습니다. 이슬람 종교, 문화, 농경 등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사막 너머의 먼 지역으로 전파되는 데 낙타는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98쪽)

오늘날의 세계화 현상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준비된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제지술, 화약의 전파를 비롯한 문명 간 교류가 모두 세계화 현상의 전조(前兆)입니다. (104쪽)

유럽은 여러 개의 중심권이 생겨나고, 그 때문에 다수의 국가들이 형성되었는데, 이 국가들이 경쟁하며 강력한 해양력을 키움으로써 세계의 바다로 나아갔다는 것, 이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가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110~111쪽)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유럽과 미국이 점차 바다로 나아가려 할 때 정작 세계 최강의 해양력을 보유했던 중국은 세계사의 큰 흐름을 오히려 거스르면서 스스로 발을 빼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123쪽)

세계 경제사의 흐름이 재구조화되는 1820년대 ‘대분기’를 기점으로 중국은 지금까지 차지해온 헤게모니를 놓치고, 유럽과 미국이 확고하게 앞서나가게 됩니다. (135쪽)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이라는 것은 19~20세기 이후에 일어난 경제 성장의 결과입니다. 그것을 촉발시킨 산업혁명이 실로 얼마나 엄청난 현상인지 알 수 있습니다. (139쪽)

산업혁명이라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생산력 향상이 일어난 것인데, 근면혁명은 이와는 달리 수요 측면에서 발생한 소비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 경제가 확대되고 분업이 작동함으로써 경제 성장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146쪽)

세계 경제는 새롭게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그 꼭대기에 올라탄 서구가 세계의 경제적인 패권을 차지합니다. 이때 서구는 단순히 상대적으로 앞서간 게 아닙니다. 영국의 산업이 몇 천 년 간 지속되어온 전통적인 인도의 직물업을 몰락시켰던 것과 같이 아시아 세계를 몰락시키고 그것을 발판 삼아 질주한 것입니다. (148~149쪽)

미국 잡초 500종 중 258종이 유럽산이라고 합니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들판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풀들의 절반 이상이 아메리카 원산종이 아닌 유럽에서 ‘이민’ 온 것들이라니, 상당히 놀라운 사실 아닙니까? (157쪽)

크로스비의 이론은 ‘생태 제국주의’라는 개념으로 귀착됩니다. 즉 “생명력이 강한 유럽의 생태계가 생명력이 약한 신대륙의 토착종을 몰아내면서 유럽인의 식민지 건설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170쪽)

인간은 자연 속에서 조화롭게 살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자연에 심대한 충격을 가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급기야 이제는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지질 시대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는 것으로, 이는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를 별개의 세(世)로 분리한 지질 시대 개념입니다. (204쪽)

이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지혜가 요구되는데,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만남을 통해 우리 자신과 세계를 잘 헤아리는 지혜를 갖춰나가야겠습니다. (207쪽)

무력의 발전과 쇠퇴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중요한 것이 ‘문화’입니다. 군사력을 문화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최근 역사학의 중요한 연구 방향입니다. (235쪽)

문명화와 야만화, 어느 편의 주장이 맞는 것일까요? 당연히 그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해야겠지요. 여기에서 굳이 하나를 골라 답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어찌 보면 결정적으로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섣부른 답을 내리는 것보다도 문제를 잘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증오’와 ‘폭력’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269쪽)

지구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마도 인간은 암 덩어리 같은 존재일지 모릅니다. “인간이라는 종양을 빨리 제거해서 내가 치유되어야 할 텐데 이것이 사라지지 않고 자꾸만 증식하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279쪽)

인류는 확실하게 야만의 시대와는 선을 긋고 문명의 시대를 연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며 우리의 밝은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해 방향을 잡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그것이 인류의 소망이고, 역사의 물음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되겠지요. (295쪽)

작가

주경철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60년 10월 12일
학력
1992년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역사학 박사
1985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역사학 석사
1983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경력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
건명원 인문학 운영위원
서울대학교 중세르네상스연구소 소장
도시사학회 회장
하버드 옌칭 연구소 초빙연구원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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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해, 역사가 바뀌다 (주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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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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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의내용을 모아 낸 책입니다. 쉬운 내용이라 책을 읽다 ‘어?’ 하는 순간 끝이 납니다. 그만큼 짧습니다. 내용을 차치하고 분량 대비 책가격을 너무 올려 받네요.

    ant***
    2018.07.04
  • ‘냉정한 사람’ 나의 ‘더러운’ 성질을 겪어본 사람들의 평가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따뜻한 사람인 줄 착각한다. 겉보기로는 관대하고 털털한 부분이 분명 있으므로, 그리고 여간해서는 상한 마음을 잘 안 비춘다. 솔직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DNA가 그렇게 태어났다. 의식으로는 용서하지만 무의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잘 모른다. 내상을 감추는 사람으로 타고난 것이다. 여러 번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상처를 받는다. 선을 넘는 순간 차갑고 냉혹한 인간으로 돌변한다. 《겨울 왕국》에서의 엘사 같은 폭발이다. 완전히 다른 관계성으로, 변곡점(變曲點)을 돌아버리는 순간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한 사람의 역사라면, 인류의 역사를 한 사람의 생애로 비유해 읽는 것이 왜 안되겠는가. 『그해, 역사가 바뀌다』 의 저자는 1492, 1820, 1914, 1945년을 역사의 변곡점(變曲點)으로 읽는다. / (1) 1914년, 에덴동산 입구에 도달하다, (2) 1820, 동양과 서양의 운명이 갈리다, (3) 1914,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다, (4) 1945, 세계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가 / 그리고 이 변곡점을 만든 추동력이 무엇이었는지를 물으며, ‘문명의 무의식’과 ‘정신적 자질’을 내비친다. 무의식(無意識)은 자각되지 않은 의식의 상태를 의미한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의 원인이면서, 의식의 배후에 숨어 있으면서 의식을 조종하는 것일 수도 있다. 19세기 후반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egmund Freud)에 의해 무의식이 소개되면서 인간의 행동과 정서를 지배하는 욕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으며, 분석심리학자 카를 융(Carl Jung)에 의해 집단무의식(集團無意識)이 연구되면서 인류의 역사와 문화 안에 자리 잡은 정신적 콘텐츠의 집합체가 가진 막강한 파워를 인정하게 되었다. 저자는 넓고 얕게, 혹은 좁고 깊이 파고들어가는 이야기로 역사의 변곡점에 있었던 일들을 표현한다. 물질적인 변화뿐 아니라 내면적인 변화도 파고들어본다. 그리고 저자의 입담은 환상적이다. 질투는 어느 정도 인간적으로 대등할 때나 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렇게 대단한데 입담도 좋아!! 글도 잘 써!!” 인생 불공평하다. 턱도 없는 그분에게 질투가 날 만큼 말이다. 완! 전! 재! 미! 다! 책의 첫 관문은 1492, ‘아이 네 구두’로 알려진 콜럼버스에 대한 것이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면서 구두를 빠뜨렸고, 그래서 ‘1492년’으로 외웠던 바로 그 변곡점이다. 한 번도 콜럼버스에 대해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게 그는 언제나 식민을 유도한, 장기적으로는 제국주의의 원흉이 된 나쁜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가 종교심이 강한 신비주의자였고, 투지가 넘치는 활동가였고, 열정이 넘치는 독학 주의자였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아주아주 오래전의 수능 사회탐구 영역 이후로 역사를 들여다본 것이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르는 것에 대한 생소함보다는 재미있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부여하면서 저자는 유럽 문명이 가진 세계관과 정신력에 대해 서술한다. 문명과 야만은 삶 속에서 끊임없이 대립하고 충돌한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이제는 1820년, 서구가 패권을 장악한 지금의 경제구조가 만들어진 변곡점을 서술한다. 과거에는 중국이 가장 큰 부를 장악했다. 동양과 서양의 운명이 달라진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다를 버리고 차지한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중국은 정화(鄭和)의 대항해를 마지막으로 바다에 관심을 잃었다. 그러나 서구는 탐욕스럽게 바다를 정복하고 교류를 핑계 삼아 타국을 욕심냈다. 게다가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동양과 서양의 경제적 지위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저자는 인구 역사상 경제성장의 대부분이 19세기와 20세기에 급속도로 이루어졌으며, 1820년대에 경제적으로 앞섰던 국가들이 크게 성장했음을 밝힌다. 세계 경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것일까? 1914년은 인간이 자연을 통제, 망친 것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변곡점이다. 이때 마지막 나그네 비둘기 ‘마사’가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멸종한다.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는 치명적이다. 근대 이후 자연은 인간에 의해 크게 파괴된다. ‘종석종’과 마찬가지였던 몇 종의 생물들이 피해를 입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파급효과는 너무나 컸다. 여기서 언급된 인디언의 생태·생명관에 나는 관심이 있다. 조화와 균형의 상태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마다지윈(pimadaziwin)’한,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으로 어우러진 온 세상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는 이제 깨어졌다. 역병이 돌고 동물은 무차별적으로 사냥된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 변곡점을 말한다. 1945년은 2차 대전의 끝을 맺는 해다. 미인대회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언제나 나오는 미인들의 멘트가 있다. 자신들이 바라는 것은 “World Peace”라고. ‘세계 평화’는 진부할 정도의 세계적 가치다. 그러나 진정 그러한가? 세계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역사상 폭력의 문제는 언제나 일반적이었다. 전쟁은 언제나 있어왔고, 물리적이건 정신적이거나 폭력은 일상이었다. 무력의 발전과 쇠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중요한 것은 문화다. 문화의 양상에 따라 고대와 중세, 근대의 전쟁 모습은 다른 모습을 띤다. 저자는 이 챕터에서 스티븐 핑커와 엘리아스의 연구를 활용해 ‘세계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 같다. 엘리아스는 에티켓을 통해 인간의 육체성을 통제했다고 말하고, 핑커는 ‘숫자’가 아니라 ‘확률’을 보면 인류는 점점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더 많이 보고 듣게 되어서 그렇지 우리 본성에는 선한 천사가 잠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우울한 세계관을 가진 나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는 못한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핑커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 엄청난 두께의 그 책을 다 읽을 수가 없어서 뭐라 확언할 수 없지만, 우울한 심성과 비관적 세계관을 가진 내게, 스티븐 핑커의 찬란한 긍정성은 놀라울 뿐이었으므로. 또한 핑커의 인간성에 관련된 스위트한 이야기들은 로맨틱한 이미지들을 그리게 했으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좋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주경철 교수는 역사(과거)를 통해 미래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 4차 산업혁명이니 뭐니 하면서 인간에 대한 존중과 가치의식이 땅에 떨어진 이때에, 사람의 미래를 걱정하는 데에는 공부를 많이 한 교수님이나 나같이 잘 모르는 인간이나 비슷한가 보다. 지난달에 읽었던 『호모 데우스』와 『그해, 역사가 바뀌다』 모두 인류의 미래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책이 마무리된다는 것에는 동일하다. 솔직히 나는 더 이상 내 미래를 장밋빛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이라고 여기며, 거절될 것이 두려워 무엇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데 인류의 미래에 ‘피마다지윈(pimadaziwin)’이라니! 바라기에는 감히 너무 큰 아름다움이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은 40년 가량이다. 나는 어떤 생을 눈과 뇌에 담고 떠나게 될까. 나의 기대 없음이 철저히 거절되기를 바란다. 나같은 인간의 비관은 철저하게 실패하고, 인간의 아름다움을 끝내 믿어보는 이들이 놀랍도록 승리하기 바란다.

    kno***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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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함규진)
  •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전혜정)
  • 내면소통 명상수업 (김주환)
  •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최재훈)
  •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박정자)
  • 니체의 인생 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김현희)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조현욱)
  • 개정판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이시형)
  • 사랑의 기술(5판) (에리히 프롬, 황문수)
  •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김명철)
  • 인간의 130가지 감정 표현법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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