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우리 삶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라는 난제를 풀어가는 탁월한 책!”
_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 교수)
◎ 도서 소개
★ 사회학의 거장 지그문트 바우만 탄생 100주년 기념 출간!
★ 20세기 최고의 지성 바우만의 미출간 역작!
★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 정치철학자 김만권 교수 강력 추천!
★ 1992년 유럽 아말피상, 1998년 아도르노상, 2010년 아스투리아스상 수상
“무엇을 소유해도 당신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소비사회가 만든 불만족과 무력감의 늪에서 벗어나
인생이라는 예술을 가꾸라는 바우만의 지혜로운 해법!
20세기 최고의 지성이자 근대 이후 사회를 ‘액체 현대’로 규명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미출간 역작이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되었다.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이 도서에서 바우만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사랑과 정의, 희망 같은 추상적인 가치마저도 상품화된 현대 소비사회를 비판한다. 소비사회는 끊임없이 개인의 욕망을 부추기고, 소비야말로 행복으로 직결되는 필수조건이라고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소비를 한다고 해도 우리의 욕망을 온전히 충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게 현대 사회는 불확실성과 불안, 무기력을 퍼트린다. 우리는 알든 모르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의 명령에 따라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바우만은 ‘액체 현대’가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러한 세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가? 이전까지의 저작에서 바우만은 포스트모던한 사회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 도서에서 바우만은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한다. 불안을 이겨내고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인생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우만은 끊임없는 사유와 깊은 고뇌를 통해 창조되는 예술처럼, 우리의 삶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원제이기도 한 ‘The Art of Life’는 ‘인생이라는 예술’ 또는 ‘삶의 기술’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통해 삶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라는 뜻이다. 삶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의 예술가’로서의 태도가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세기의 지성이 불안한 현대인에게 전하는 지적 통찰을 만날 시간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버트런드 러셀 지음|21세기북스|2025년 3월|19,800원
▶ 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지음|21세기북스|2025년 2월|24,000원
▶ 선악의 기원|폴 불룸 지음|21세기북스| 2024년 9월 |22,000원
◎ 본문 중에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불확실성이라는 서식지에서 산다. 물론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리란 희망은 삶을 영위하는 원동력이다. 암묵적 추정일 뿐일지라도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행복이라는 합성 이미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적절하고 완전한 진짜’ 행복은 항상 저만치 앞선 곳에 있 는 것처럼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려 할 때마다 뒤로 물러선다고 알려진 지평선처럼.
【53쪽_서문 |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수많은 고위 권력층뿐만 아니라, 이 반열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그런 날이 오기를 꿈꾸는 더욱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빠뜨리지 않고 읽는 《파이낸셜타임스》. 이 신문은 한 달에 한 번 《돈, 어떻게 써야 할까How to Spend It》라는 화려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별책 부록으로 발행한다. 여기서 ‘그것It’이란 돈을 의미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는 온갖 투자처에 자금을 투입하고, 어마어마한 정원이 딸린 저택에 사는 데 필요한 주거비와 생활비, 맞춤 양복 고지서, 헤어진 파트너에 대한 위자료, 벤틀리 세단 할부금 등을 모두 내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59쪽_1장 행복의 비극 – 소비사회가 바꾼 행복의 모습】
고대 현인들은 ‘보편적 행복 추구’의 시대가 열리기도 훨씬 전에 일찍이 이를 짐작하거나 예상했다. 그들은 역설처럼 보이는 이 사실을 이해하고자 부단히 애썼다. 그리하여 행복 사냥꾼들이 이 역설이 놓은 덫을 피하거나 거기서 빠져나갈 길을 마련하고자 했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행복한 삶에 관한’ 사색을 담은 그의 『행복론』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79쪽_1장 행복의 비극 – 현대인의 행복 찾기 게임】
역사적 증거로 충분히 밝혀졌듯 자유를 강요한다고 해서 이것이 자유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떨까? 우리의 유동하는 현대 소비자 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대로 행복 추구를 강요하면 그렇게 강요당하는 사람들은 과연 행복해질까? 이에 관한 판단은 독자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겠다. 사실 이제는 우리 개개인이 실행해 보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차례이다. 우리 삶은 일련의 실험과 같다.
【118쪽_1장 행복의 비극 – 강요당한 행복 추구의 결과】
‘공격성은 어디서 기인할까?’ 여러분이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 이유는 아마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격성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고, 이를 저지하거나 이에 맞서 싸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추정컨대 여러분은 공격 충동이나 공격적 계략이 들끓는 곳에 가서 이를 무력화하고 물리치고자 노력하고 싶을 것이다. 짐작한 대로 이것이 여러분의 동기라면, 여러분은 공격성에 젖어 있는 세상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 틀림없다. 혹은 이런 세상은 인간이 살기에 완전히 부적합한, 크게 잘못된 세상이라고 생각하며 분개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런 세상을 다시금 또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인간에게 우호적이고 쾌적하며 더 평화로운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124쪽_2장 우리, 삶의 예술가 – 인생이라는 예술 작품】
결과적으로 구세대와 신세대는 오해와 우려가 섞인 눈으로 서로를 보게 될 수 있다. 구세대는 새로 세상에 등장한 신참자들이 자신들과 자신들의 선배들이 애지중지하며 보존해 온 것을 망치거나 파괴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한다. 신세대는 베테랑들이 망쳐 놓은 것을 바로잡고 싶은 격한 충동을 느낀다. 양측 모두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유감스러운 상태가 된 것을 상대의 탓으로 돌린다.
【152쪽_2장 우리, 삶의 예술가 –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용기】
세상에 알려진 다른 모든 이데올로기와 마찬가지로, 이 이데올로기도 인류를 분열시킨다. 그런데 그것이 다가 아니다. 이 이데올로기를 믿는 사람들마저, 일부에게는 힘을 주고 나머지는 무력화하는 식으로 분열시킨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인화된/사유화된 사회의 특징인 만연한 갈등 상황을 악화시킨다. 또한 잠재적으로 자신의 근간을 약화할 수 있는 세력을 무력화하고 그런 에너지를 누그러뜨린다. 그리하여 개인화된/사유화된 사회를 보존하고 이데올로기 자신을 정비할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든다.
【207쪽_2장 우리, 삶의 예술가 – 이기주의를 퍼트리는 이데올로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책 첫머리에 인용한 세네카의 말을 되뇌는 것뿐이다. “무엇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뚜렷이 알려면” 우리는 “손으로 더듬어 가며 빛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200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덧붙일 뿐이다. 세네카 시대의 사람들보다 우리가 그 빛에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우리는 계속해서 더듬으며 찾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바로 ‘삶의 예술’이 아닐까?
【275쪽_3장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 결국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칸트의 진단을 소환해 보면, 행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이 품는 이상이다. 칸트는 인간이라는 휜 목재로는 곧은 것을 만들 수 없다고도 경고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이 두 가지 지혜를 하나로 묶어 경고하는 듯하다. 당신이 스스로 행복한지 의문을 품는 순간, 당신의 행복이 멈춘다고……. 아마 고대인들도 그렇게 의심했던 것 같지만, 그들은 살아 있는 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dum spiro, spero는 원칙을 따랐다. 그러면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인생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을 하나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주장이 지닌 화제성은 여전한 것처럼 보인다.
【291쪽_후기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