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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은 문장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가득한 소설이다. 특히 클라이브와 버넌이 각자 저지른 도덕적 결함에 대해 쏟아내는 ‘자기변명의 향연’은 이 작품의 백미다. 그들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치밀하고도 그럴듯한 논리를 전개하는데, 그것이 진심일수록 독자에게는 그들의 위선이 선명하게 투영되어 웃음를 자아낸다. "예술적 영감을 위해서" 혹은 "언론의 공익적 사명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명분 아래 숨겨진 유치한 이기심을 작가는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해부한다. 소설의 흐름이 급변하는 지점 역시 해학적 장치들로 가득하다. 가머니의 아내 로즈의 등장은 버넌과 가머니의 위치를 순식간에 뒤집어버리는 반전을 선사한다. 특히 로즈가 버넌을 향해 “벼룩만한 윤리 수준을 가진 인간”이라고 일갈하자, ‘벼룩 버넌’이라는 별명이 공공연하게 퍼져나가는 대목은 흥미진진하다. 작가도 슬그머니 버넌의 이름 앞에 ‘벼룩’을 붙여 서술하는 익살스러운 수작은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결국 '암스테르담'은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끝까지 ‘유머’라는 고삐를 놓치지 않는다. 인간이 지닌 고결함의 허상을 비웃고, 그들이 쌓아 올린 명성이 얼마나 하찮은 오해와 복수심에 무너질 수 있는지를 유쾌하게 증명한다. 이 소설의 진짜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가장 심각한 순간에도 우리를 웃게 만드는 지독하게 지저분하고도 품격 있는 블랙코미디라는 점 말이다.
이언 매큐언 소설 오래간만에 다시 본다. 이번 이야기는 여태 읽은 매큐언 소설 중에 가장 짧았던듯. 사진작가이자 레스토랑 평론가 몰리 레인이 죽고, 오랜 친구사이인 버넌과 클라이브가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들은 각자 다른 시기에 그녀의 연인이었다. 뇌손상으로 처참한 최후를 맞은 그녀의 최후를 목격한 후 클라이브 자신이 비슷한 처지가 되면 안락사를 시켜달라는 부탁을 하고, 버넌도 그 제안을 받아들이며 자신에게도 같은 일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외무장관 가머니의 도발적인 여장 사진을 몰리의 남편 조지로부터 제공받은 버넌. 자신의 잡자사의 부활과 몰리와 내연관계였던 가머니에 대한 복수를 위해 사진을 공개하려 하지만, 이 일을 강하게 비난하는 클라이브와 감정이 골이 깊어진다. 의뢰받는 교향곡 작곡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클라이브는 우연히 사건현장을 목격하지만 이를 못본 척 외면한다. 그러나 좀처럼 작업속도는 나지않고 고민에 빠진다. 버넌의 기사보다 한발먼저 가머니의 대응이 나오고 그에 대한 동정여론 때문에 오히려 버넌은 일자리를 잃는 대실페를 당한다. 그는 자신에게 악담을 퍼붓던 클라이브에게 앙심을 품고 경찰에 그가 범죄현장 목격자임을 제보하고, 덕분에 클라이브는 교양곡 제작계획을 망쳐버린다. 서로를 향한 악의와 증오만 남은 두 사람은 각자의 은밀한 계획을 숨긴 채 화해를 청하며 클라이브의 교향곡 리허설이 열리는 암스테르담으로 향한다. 스토리 라인이 너무 선명하고 진행이 빨라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네 남자들의 암투와 처절한 복수. 철저하게 자신의 욕망을 지키기위해서만 움직이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너무 흥미로웠다. ___________ “맘대로 지껄여. 제정신이 아니군. 자네가 경찰에 가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전화로 자네가 본 사실을 알리겠어. 강간미수를 방조한……” “미쳤어? 감히 지금 날 협박해!” “세상엔 교향곡보다 중요한 것도 있지. 바로 사람이야.” “판매부수는 사람이라는 것보다 중요하고, 버넌?” “경찰서로 가!” “엿먹어.” “너나 엿먹어.” 암스테르담 | 이언 매큐언, 박경희 저 #암스테르담 #이언매큐언 #문학동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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