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산책 41-고전소설·산문
흥부전, 장끼전, 토끼전
조선 후기 서민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계 소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판소리계 소설들이다. <흥부전>은 욕심쟁이 놀부와 착한 흥부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고, 당시 서민의 생활상을 보여 준다. <장끼전>과 <토끼전>은 각각 꿩과 토끼를 의인화하여 남존여비 사상과 가부장적 태도, 피지배 계층을 억압하는 지배 계층의 횡포를 우회적으로 전달한다.
■ 줄거리
흥부전
성이 박가이고, 이름은 놀부인 형과 흥부인 동생이 살았다. 동생인 흥부는 심성이 곱고 착한 데 형인 놀부는 성품이 고약했다. 부모가 돌아가시자 놀부는 흥부 가족을 돈 한 푼 주지 않고 내쫓았다. 몇 년 후, 흥부 내외는 아들 스물다섯 명을 낳고 키우다가 더는 살 길이 없어 놀부 집으로 찾아갔다. 조금만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흥부를 놀부는 매질을 하여 쫓아냈다.
흥부네는 열심히 일했지만 먹고살기 힘들었다. 이에 흥부 부부가 상심하고 목 놓아 울자 길을 지나가던 중이 그 소리를 듣고 명당터를 알려 주었다. 흥부네가 그곳에 집을 지었더니, 이른 봄에 강남에서 온 제비가 날아들었다. 제비가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기르는데, 하루는 제비 집에 큰 뱀이 다가갔다. 흥부가 그 뱀을 쫓았는데, 제비 새끼 여섯 마리 중 한 마리만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제비 새끼가 대발 틈에 발이 빠지자, 흥부가 다리를 고쳐 주었다. 제비는 무럭무럭 자라 한 해를 보내고 겨울이 되자 강남으로 날아갔다.
이듬해 봄에 흥부가 다리를 고쳐 준 제비가 흥부네 집으로 돌아와 ‘갚을 보(報), 은혜 은(恩), 박 표(瓢)’라는 글씨가 새겨진 박씨를 흥부에게 주었다. 박을 타자 하나둘 열릴 때마다 금은보화가 넘치도록 나와 흥부네는 남부럽지 않은 부자가 되었다.
놀부는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흥부를 찾아가서 그 사연을 물었다. 놀부는 흥부처럼 똑같이 해 보리라 생각하고 봄에 제비가 날아오기를 기다렷다. 제비가 놀부집 처마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자, 놀부는 제비 새끼의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리고는 다시 동여맸다.
다음 해 봄에 제비가 박씨를 물고 날아오는데, 박씨에는 ‘갚을 보(報), 원수 구(仇), 바람 풍(風)’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놀부가 박을 타자 그 속에서 나오는 것들은 놀부의 재산을 탕진하고 빚을 지게 만들었으며, 끝내는 놀부를 완전히 망하게 만들었다. 놀부는 울면서 흥부를 찾아갔고, 흥부는 놀부에게 자신의 재산 절반을 나누어 주고 우애 있게 잘살았다.
장끼전
동지섣달 눈 덮인 겨울, 장끼와 까투리는 자식들을 데리고 콩을 주우러 들판으로 나선다. 장끼와 까투리는 들판을 돌아다니다가 분 콩 한 알을 발견한다. 장끼가 탐을 내어 먹으려 하자 까투리는 간밤에 꾼 꿈 이야기를 하며 먹지 말라고 한다. 장끼는 까투리의 꿈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콩을 먹어도 된다고 합리화하고, 급기야는 까투리를 비난한다. 결국 장끼는 자신의 고집대로 콩을 먹다가 덫에 걸린다. 까투리와 자식들은 덫에 걸려 죽게 된 장끼를 보고 울며 슬퍼하고, 장끼는 까투리에게 수절하여 정렬부인이 되어 달라고 말한다.
까투리는 슬퍼하며 제상을 차리고 축문을 읽는다. 축문 읽기가 끝난 뒤 제상 위의 제물을 치우려 할 때, 하늘에서 소리개 한 마리가 내려와 새끼 꿩 한 마리를 채어 날아간다. 갈까마귀는 장끼의 죽음을 애도하고 요기를 청한 뒤 까투리에게 결혼하자고 하는데 까투리는 삼년상도 안 치르고 개가하는 법이 어디 있냐고 쏘아붙인다. 까투리의 말에 외려 화를 내는 갈까마귀에게 부엉이가 조문을 끝내고 와서 책망하고, 푸른 하늘을 날던 외기러기는 이들을 꾸짖는다. 앞 연못 물오리는 까투리가 상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혼도 하지 않을 채 혼인 잔치를 준비한다. 홀아비가 된 지 삼 년이 지난 장끼는 까투리에게 정중히 청혼하고, 까투리는 이에 화답하여 개가한다.
토끼전
동해 바다의 용왕이 병이 들어 온갖 약을 써 보아도 효험을 보지 못했다. 용왕과 신하들이 의논 끝에 지혜가 뛰어나다는 세 명의 사람을 불러왔다. 세 사람은 용왕의 병이 나으려면 토끼의 생간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육지에 사는 토끼를 누가 잡아 올지 의견이 분분하다가 자라가 그 임무를 맡는다.
육지에 다다른 자라는 동물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그림과 꼭닮은 토끼를 발견하고는 토끼에게 높은 벼슬을 준다고 유혹하여 용궁으로 데려간다. 토끼는 자라와 함께 수중 세계로 들어간 뒤,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자라가 자신을 데려왔음을 알아차린다. 이에 토끼는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지상에 두고 온 간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며 용왕을 설득한다. 이에 용왕은 토끼를 다시 지상으로 돌려보낸다. 육지에 도착한 토끼는 다른 이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도망간다. 자라는 토끼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다시 수중으로 들어간다.
토끼는 살아났다는 흥겨움에 벌판에서 뛰놀다가 독수리에게 사냥당한다. 이때도 토끼는 기지를 발휘해 독수리를 속여 넘겨 무사히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