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세계》는 개화의 흐름과 함께 조선 말 탐관오리들의 학정과 그에 대한 저항 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강원 감사에게 억울하게 죽은 최병도의 자식 옥순과 옥남이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새로운 문물과 가치를 습득하는 내용을 다루었다. 곳곳에 삽입된 민요 등을 이용해 시대 비판 정신을 잘 구현하였으나, 일제의 제국주의 담론과 당대의 지배적 정치 구도를 작품 속에 고스란히 투영하였다고 비판받는다.
■ 줄거리
강원도 강릉의 경금에 김옥균의 사상적 영향을 받은 최병도라는 부자 양반이 있었다. 그때 강원도 감사는 백성들의 재산을 빼앗는 데만 급급해 그 밑의 영문 장차들도 같이 득세하여 재산 있는 백성들을 괴롭히러 다녔다. 최병도 집을 찾아온 영문 장차는 최 씨가 돈을 순순히 내놓지 않자 고문을 시작한다. 그때 최병도의 친구 김정수가 동네 사람을 모아 장차들을 때려죽이려 한다. 김 씨와 최 씨는 공론 끝에 일이 커졌으니 김 씨는 최 씨의 돈을 받아 도망하고, 최 씨는 재산이 있으니 어디로 가도 괴롭힘을 받을 것이므로 그냥 원주 감영에 잡혀가기로 한다.
감사가 끌려온 최병도에게 죄를 물으나 최병도의 논리적인 대답에 말이 막힌다. 이에 감사는 관아에서 발악했다는 죄를 씌워 최병도를 고문한 뒤 부자들만 수감하는 별옥에 집어넣는다. 감사의 의도대로 돈을 내놓지 않자 최병도는 반년이 넘게 괴로운 옥생활을 하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본평 부인은 남편을 만나러 원주에 갔다가 때마침 감사가 최병도에게 물고령을 내려 죽이려는 장면을 본다. 죽을 지경이 된 최병도는 호방의 제안으로 가까스로 풀려난다. 유문주막에서 상봉한 최 씨 내외는 기쁨도 잠시, 집으로 가기 위해 대관령을 넘던 차에 최병도가 세상을 뜬다. 최병도의 유언에 따라 대관령의 가장 높은 봉에 묻고 혼자 돌아온 본평 부인은 한달 후 옥동자를 순산했으나 속병을 얻어 미친 증세를 보인다.
최병도의 유언에 따라 최 씨 집안의 살림을 모두 맡은 김정수가 옥남과 옥순을 데리고 미국 워싱턴으로 유학을 간다. 십 년 기약으로 갔으나 중도에 돈이 떨어져 학비를 가지러 김 씨 혼자 귀국했는데 최 씨 집안의 살림을 맡겨 놓았던 김 씨의 아들이 난봉을 하여 재산을 모두 말아먹은 뒤였다. 옥순 남매에 대한 걱정으로 고심하던 김 씨는 술로 몇 달을 지새우다 죽는다. 그로부터도 몇 개월 뒤에야 김정수의 죽음을 연락받은 옥순 남매는 생활고 때문에 자살할 생각으로 철로에 섰다가 순사에게 구원받고, 이 사연을 알게 된 시에키 아나스가 옥순 남매의 유학비를 대 주겠다고 나선다.
몇 년간 더 공부하던 중 옥순은 고향의 어머니 걱정을 떨치지 못해 돌아가자고 동생을 설득하지만 옥남은 오히려 나라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논리로 옥순을 설복시킨다. 몇 년 뒤 순종의 개혁 소식을 들은 옥순 남매는 시에키 씨에게 작별을 고하고 고국의 일꾼이 되기 위해 귀국한다. 어머니는 여전히 미쳐 있었으나 옥남의 간절한 말에 정신을 차리고 기쁜 상봉을 한다. 이때 강원도 의병 수백 명이 내려와 옥순 남매를 붙잡는데, 옥남은 국권을 빼앗긴 것보다도 전래의 학정이 사라진 것이 훨씬 좋은 일이라며 의병들을 해산하라고 설득한다. 옥남이 임금의 앞잡이로 온 벼슬아치라고 생각한 의병들은 옥남 남매를 잡아간다.
작가 소개
이인직
호는 국초(菊初). 1862년 경기도 음죽 출생. 일본 도쿄정치학교를 졸업하고, 러일 전쟁이 발발한 후 일본육군성 1군 사령부 소속의 통역관으로 복무했다. 〈국민신보〉와 〈만세보〉의 주필을 지냈으며, 한국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 《귀의 성》 등을 신문에 연재하였다. 1907년 7월에는 대한 신문사의 사장이 되었으며 이때 이완용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는 등 친일을 하였다. 초기 신소설을 개척하였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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