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는 <이생규장전>, <만복사저포기>,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5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귀신과 사랑에 빠지거나, 용궁이나 지옥 여행을 하는 등 초현실적인 체험을 하는 이야기들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환상 공간으로의 여행을 통해 오히려 현실의 무게를 깨닫고 부조리한 삶 속에서 자신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깨닫는다.
■ 줄거리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전라도 남원에 양생이라는 노총각이 있었는데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만복사라는 절에서 방 한 칸을 얻어 외롭게 살았다. 양생은 저포 놀이를 해서 자신이 지면 부처님을 위해 법연(法筵)을 열고, 부처님이 지면 자신에게 좋은 배필을 달라고 소원을 빌었는데 이기게 되었다. 양생이 불좌 뒤에 숨어서 기다리자 15, 16세 정도 되는 아름다운 처녀가 법당에 들어 왔다. 처녀는 외로운 신세를 한탄하며 배필을 얻게 해 달라는 내용의 축원문을 읽고는 울기 시작했다. 이를 들은 양생은 처녀와 가연을 맺은 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양생은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딸의 대상을 치르러 가는 양반집 행차를 만나 자신이 3년 전에 죽은 그 집 딸과 인연을 맺었음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밤 처녀의 혼령이 나타나 자신은 다른 나라에서 남자로 태어났으니 양생도 불도를 닦아 윤회에서 벗어나라고 한다. 양생은 처녀를 그리워하며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혼자 살았다.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이생이 글공부를 다니다 귀족 집안의 아름다운 처녀인 최랑을 알게 되고 매혹된 나머지 사랑의 글을 써서 담 너머로 던진다. 그 뒤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이생 부모의 반대로 시련을 겪는다. 최 씨 부모의 노력으로 결국 두 사람은 부부가 되고 이생은 과거에 오른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홍건적의 난으로 여인이 도적의 칼에 맞아 죽자, 이생은 깊은 실의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여인이 환신(幻身)하여 이생을 찾아와 두 사람은 다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여인은 자신의 해골을 거두어 장사 지내 줄 것을 부탁하며 이생과 작별한다. 이생은 여인의 말대로 시체를 거두어 장사 지낸다. 그 후 이생은 여인을 지극히 생각한 나머지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송도 부호의 아들 홍생이 평양 대동강에서 친구들과 같이 뱃놀이를 하다가 흥을 이기지 못하여 홀로 작은 배를 타고 부벽정 아래에 이른다. 홍생이 정자 위에서 고국의 흥망을 탄식하는 시를 짓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뜻밖에도 한 미인이 좌우에서 시녀를 거느리고 나타난 것이다. 그 미인은 은왕의 후예요, 기자왕의 딸로서, 부왕이 위만에게 왕위를 빼앗긴 후로 정절을 지켜 죽기를 기다리는데, 신선이 된 선조가 불사약을 주어 수정궁의 상아가 되었다고 한다. 홍생은 부벽루에서 선녀와 하룻밤을 지새며 서로 시를 주고받는다. 날이 새자 선녀는 승천하고, 홍생은 집에 돌아와 선녀를 생각하며 사모하던 끝에 병에 걸린다. 그때 선녀의 시녀가 나타나, “우리 아가씨가 상제께 아뢰어 견우성 막하의 종사를 삼았으니 올라오라.”고 이르는 꿈을 꾼다. 그 후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분향하고 누웠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빈장(嬪葬)한 지 며칠이 지나도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박생이라는 강개한 선비가 있었는데 꿈에서 염라대왕을 만났다. 염왕은 박생이 항상 정직하고 항거하는 뜻이 있어 세상에 살면서도 굽히지 않는 그를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박생은 염왕에게 제왕의 마땅한 자세를 역설하고 염왕은 박생의 이야기에 동조하며 박생에게 자기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한다. 박생은 저승과 염왕의 환상을 비판하고 현실 정치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펴고 이승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뒤 장차 죽을 것을 알고 집안일을 정리하던 박생은 몇 달 뒤 병에 걸려 죽는다. 박생이 죽는 날 밤에 이웃 사람의 꿈에 신인이 나타나 그가 염라대왕이 될 것이라고 말해 준다.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시문에 능한 한생이 표연에 살고 있는 용왕이 보낸 사자를 따라 용궁으로 들어간다. 푸른 옷을 입은 동자들의 안내를 받아 수정궁으로 들어가니 조강신, 낙하신, 벽란신의 세 신왕이 초대받아 와 있었다. 용왕은 딸의 화촉동방을 꾸밀 가회각(佳會閣)을 새로 지었는데, 그 상량문을 부탁하기 위해서 한생을 초대했다고 말한다. 이에 한생이 상량문을 지어 주자, 용왕은 잔치를 벌여 한생을 대접한다. 잔치가 끝나자 한생은 용궁의 문물을 구경시켜 달라고 하여 여러 누각과 보물들을 두루 구경하고, 용왕이 주는 명주 두 알과 빙초 두 필을 받아 나온다.
작가 소개
김시습
김시습 [金時習, 1435(세종 17년) ~ 1493(성종 24년)]
본관 강릉(江陵), 호는 매월당(梅月堂). 서울 성균관 부근 출생.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하며 평생 벼슬을 거부한 생육신의 한 사람이다. 우리나라 풍류사와 도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로, 탁월한 선사로서 한국 불교사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최초의 한문 소설 《금오신화》를 비롯해 2천여 수의 시와 150편에 이르는 논(論)과 전(傳)과 기(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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