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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간 마누라와 배다른 동생을 쫓는 치수의 집념. 복수를 향한 귀녀의 야심과 실패한 씨도둑질. 목졸려 죽는 치수는 씨없는 수박으로 밝혀짐. 이 와중에 눈에 띄는 강포수의 순정. 이야기는 한 차례 클라이막스를 넘고 새로운 사건을 위한 숨고르기 중. __________ “이년! 네가 내 아들을 죽였고나.” 귀녀 얼굴에 흐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내 아들이 생산 못하는 몸인 줄 너는 몰랐더냐?” 귀녀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이번에는 윤씨 입가에 웃음이 흘렀다. “너 혼자 죽어서는 억울할 게다, 안 그렇느냐? 동사(同事)한 자가 누구냐. 아이애비는 누구냐?” “…….” “물로 목을 축이고 얘기하겠느냐?” 귀녀는 신음했다. “물 마시고 싶지 않느냐?” “물, 물, 무우 ― .” 귀녀는 제 목을 잡아 뜯으며 ‘물’ 소리를 되풀이한다. “그래 물을 주겠다. 말하라! 동사한 자가 누구냐.” “물 무우 무우 ― .” 윤씨부인은 김서방에게 고갯짓을 하며 물을 떠오라 했다. 김서방이 바가지에 물을 담아 왔다. 물바가지를 윤씨부인에게 건넬 때 김서방의 양 볼은 실룩거렸다. “여기 물 가져왔다. 물 마시기 전에 말하여라. 동사한 자가 누구냐! 애 아비는 누구냐?” “치, 치, 치, 칠성이 ― .” 토지 2권 | 박경리 저 #토지1부2권 #박경리 #다산북스 #흥미진진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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