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스무 권의 명저로 조망한다
텔레비전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를 변화시켜 왔다. 세계를 변화시킨 만큼 텔레비전 자체도 눈부시게 변신을 거듭했다. 채널수는 케이블과 위성 방송, IPTV 등의 도입으로 수백 개에 이르렀고, 작고 둔중한 브라운관은 넓은 고해상도의 평면 디스플레이로 변신해 액자처럼 걸리게 되었다. 또 방송과 통신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콘텐츠 소비 경로와 소비 방식도 다변화했다. 이렇게 스크린, 주변 기기, 콘텐츠, 시청 양식이 놀랄 만큼 달라졌을지라도 ‘텔레비전’은 앞으로도 한참 동안, 어쩌면 예전보다 더욱 강력하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텔레비전에 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까? 또 방송학자들은 텔레비전 문명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어떤 지혜를 전해 줄 수 있을까?
이 책은 ‘책들에 관한 책’이다. 텔레비전의 복잡한 제작과 수용 과정을 비롯해, 사회 정치적 의미, 산업적 논리, 그리고 문화적 효과를 성찰한 스무 권의 ‘명저’에 대한 해제를 담고 있다. ‘책들에 관한 책’인 이 책은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데 익숙한 방송학자들이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텔레비전 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성찰한 명저들을 고르고, 그 책들에서 그려 놓은 텔레비전의 풍경을 친절하게 펼쳐 보인다. 이 명저 목록에는 텔레비전 관련 주제를 직접 분석하고 논의하는 연구서들을 비롯해 좀더 넓은 범위에서 미디어의 철학적ㆍ정치적 의미를 탐구하거나, 영상 문화의 특성을 탐색하는 책들이 들어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명저의 해제를 통해 텔레비전의 문제를 그 자체로 깊이 있게 접근할 뿐만 아니라 다른 미디어와의 관계나 사회ㆍ역사적 맥락과 연결시켜 다층적인 이해를 돕는다.
* 방송학자들이 선정한 방송학 명저 20 (게재순)
1.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 - 허버트 마셜 매클루언
2. ≪흩뿌려진 목소리들: 커뮤니케이션 개념의 한 역사≫ - 존 더럼 피터스
3. ≪텔레비전, 기술과 문화적 양식≫ - 레이먼드 윌리엄스
4. ≪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5. ≪이미지ㆍ음악ㆍ텍스트≫ - 롤랑 바르트
6. ≪미디어 문화≫ - 더글러스 켈너
7. ≪텔레비전 문화≫ - 존 피스크
8. ≪라디오, 텔레비전과 근대 생활≫ - 패디 스카넬
9. ≪장소감의 상실: 전자 매체가 사회적 행동에 미친 영향≫ - 조수아 마이로위츠
10. ≪스튜어트 홀의 문화 이론≫ - 스튜어트 홀
11. ≪달라스 보기: 솝 오페라와 멜로드라마적 상상력≫ - 이엔 앙
12. ≪텔레비전에 대하여≫ - 피에르 부르디외
13. ≪메이킹 뉴스≫ - 게이 터크만
14. ≪TV 뉴스 어떻게 볼 것인가≫ - 닐 포스트먼?스티브 파워즈
15. ≪공론장의 구조 변동≫ - 위르겐 하버마스
16. ≪전자 시대의 웅변술: 정치 연설의 변동≫ - 캐슬린 홀 제이미슨
17. ≪자유 언론의 테크놀로지≫ - 이시엘 디 솔라 풀
18. ≪텔레비전 경제학≫ - 브루스 오웬ㆍ잭 비비ㆍ윌러드 매닝
19. <애넌위원회 보고서>- 애넌위원회
20. ≪디지털 시대와 미디어 공공성: 미디어, 문화, 경제≫ - 그레이엄 머독
<주요 내용>
1부 “텔레비전 미디어의 철학”에서는 허버트 마셜 매클루언의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 존 더럼 피터스의 ≪흩뿌려진 목소리들: 커뮤니케이션 개념의 한 역사≫,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텔레비전, 기술과 문화적 양식≫이 다루어진다. 이 책들은 미디어 일반의 속성, 그리고 미디어로서 텔레비전이 갖는 고유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제시하면서도, 역사적 비교 분석 위에 그러한 성찰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2부 “텔레비전과 영상 문화”에서는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롤랑 바르트의 ≪이미지ㆍ음악ㆍ텍스트≫, 더글러스 켈너의 ≪미디어 문화≫, 존 피스크의 ≪텔레비전 문화≫가 다루어진다. 앞의 두 책이 텔레비전이 만개시킨 영상 문화 전반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관점과 개념들을 제안하고 있다면, 뒤의 두 책은 미디어와 텔레비전에 좀더 집중해 그것들이 생산하는 문화 산물과 텍스트의 복잡한 효과를 해부하고 있다.
3부 “텔레비전ㆍ일상생활ㆍ수용자”에서는 패디 스카넬의 ≪라디오, 텔레비전과 근대 생활≫, 조수아 마이로위츠의 ≪장소감의 상실: 전자 매체가 사회적 행동에 미친 영향≫, 스튜어트 홀의 ≪스튜어트 홀의 문화 이론≫, 이엔 앙의 ≪달라스 보기: 솝 오페라와 멜로드라마적 상상력≫이 논의된다. 이 책들은 텔레비전이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행위 맥락을 구조화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또 그러한 환경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삶을 영위하고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지 탐구하고 있다.
4부인 “텔레비전 저널리즘”에서는 피에르 부르디외의 ≪텔레비전에 대하여≫, 게이 터크만의 ≪메이킹 뉴스≫, 닐 포스트먼과 스티브 파워즈의 ≪TV 뉴스 어떻게 볼 것인가≫를 다룬다. 앞의 두 책은 텔레비전 저널리즘이 갖는 특성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생산 과정의 내적ㆍ조직적 논리를 분석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도 이 책들은 모두 텔레비전 뉴스가 기존 지배 체제 옹호적인 경향을 띤다는 점을 비판하는데, 뒤의 책은 이러한 비판을 전면화해 텔레비전 뉴스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비판적 수용 태도를 촉구한다.
5부 “텔레비전ㆍ정치ㆍ공론장”에서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 변동≫과 캐슬린 홀 제이미슨의 ≪전자 시대의 웅변술: 정치 연설의 변동≫이 논의된다. 앞의 책이 숙의 민주주의의 토대로서 공론장의 중요성을 제기하면서, 텔레비전의 정치적 영향력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면, 뒤의 책은 텔레비전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일어난 정치적 소통 양식의 변화를 세밀하게 추적한다.
6부는 “텔레비전 산업과 정책”에서는 이시엘 디 솔라 풀의 ≪자유 언론의 테크놀로지≫, 브루스 오웬 등의 공저인 ≪텔레비전 경제학≫, 영국 애넌위원회의 <애넌위원회 보고서>, 그레이엄 머독의 ≪디지털 시대와 미디어 공공성: 미디어, 문화, 경제≫가 다루어진다. 이 책들은 텔레비전의 경제적?산업적 속성을 고려하면서 ‘표현의 자유’와 ‘미디어 공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