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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고장으로 한 달 살기를 떠난 적이 있다. 기대와 설렘에 들떠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외지인>을 바라보는 현지인들의 시선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기대했던 풍광 속에서 참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장을 보러 갈 때나 식당에 식사를 하러 갈 때, 이웃들에게 열심히 인사를 하고 다닐 때에도 늘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난 어르신들의 사투리를 종종 알아듣지 못해 어리둥절했고, 어르신들께서는 서울말이 간지럽다 하셨다. 타인들의 나라를 읽으며, 한 달 살기가 떠오른 것은 좁게는 한 나라 안에서, 넓게는 전세계를 무대로, 살던 곳에서 옮겨가 새 삶을 경험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해진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일 것 같다. 베를린에서 유학했던 친구도 있고, 캐나다로 이민 간 친척도 있고, 또 뉴욕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는데 모두들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사람들을 “걔네는…(또는 거기 사람들은…)“ 하고 통칭한다. 외모의 다름이 차별로 이어지기도 하는 상황은 제2차세계 대전이 끝난 무렵에 모로코로 이주한 프랑스 여자 마틸드가 경험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독서가 서사에 이끌려, 문장이 지니고 있는 힘에 이끌려, 다양한 군상들의 행보에 이끌려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여운이 많이 남는, 즐거운 독서였다. 2 권은 언제 출간될까 ? 아이샤는 무사히 잘 성장할까? 셀마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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