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서클”은 H. P.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위드맨The Weed Men」도 연속으로 소개해온 호지슨의 특징적인 해양 크리처 중에 하나입니다. 원래는 장편 『글렌 캐리그 호의 구명보트』의 일부인데요. 이 장편에 대해 러브크래프트는 전반부의 음울한 위협감만큼은 압도적이라고 평했다죠. 난파선에서 2척의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한 승객과 선원들이 겪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위드맨’은 움직임은 하얀 달팽이, 모습은 알몸의 인간을 닮은 괴생명체입니다. 위드맨이라는 단어적 의미는 ‘해초 인간’에 가까운데, 이들의 서식지가 해수면에 떠있는 거대한 부유 해초대(帶)이기 때문이고 사지 말단부에는 촉수 다발이 달려 있는 또 다른 특징 때문이기도 하죠. 인간 달팽이, 해초, 촉수 등 여러 가지 이미지가 복합된 이 독특한 크리처는 특유의 지독한 악취까지 풍겨서 여러모로 가까이하기 힘든 비호감 변종입니다. 위드맨은 나무 돌연변이, 균류 인간, 거대 게, 거대 문어, 거대해양파충류 등과 더불어 호지슨의 대표적인 해양 크리처인데요. 난파선의 갑판장을 중심으로 한 일인칭 화자(존 윈터스트로) 일행은 북대서양 사르가소(Sargasso Sea) 해상을 표류하다가 거대한 부유 해초대를 지나는데, 여기서 이 위드맨과 마주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구명보트 위로 침입한 개체 하나를 죽이는데 성공하지만 이 부유 해초대에 바글거리는 그 수가 압도적이었지요. 일행이 해안가 작은 만의 절벽으로 피신한 이후 이 위드맨들이 떼로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이로써 위드맨과 난파선 생존자들의 일대 결전이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