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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 신입사원 × 사내 증발 “진짜 대박이었던 경우는 그거였죠. 왜, 수습 기간 다 마쳐 놓고는 곧바로 증발된 애.” 사회 초년생인 단비는 처음 취직한 직장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동시에 간질간질한 위화감을 느낀다. 마치 연극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 같은 기이한 감각. 단비는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회사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규율을 요구했다. 괴리감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단비는 첫 회식 자리에서 어느 날 '증발'해 버렸다는

표절 작가 × 남매 × 예술가의 몸 “그거 아나요. 당신 누나가 표절한 소설, 사실 절판된, 오래된 내 소설입니다.” 작가 박상희는 누구보다도 예술에 진심이었다. 열정적인 활동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쳤지만,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는 못했다. 박상희는 표절 논란이 일자 자살했다. 누구 못지않게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등단하지 못한 박상현에게 누나 박상희는 가증스럽게 죽어 버린 사람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런 누나가 생전에 부탁한 일이라며, 박상현에

예술 × 문학 과외 × 위계 폭력 「이제 등단도 했는데, 우리 학원에 와서 일 안 할래? 우리 이제 문단에서 자주 볼 사이 아닌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만큼 남의 인생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일은 별로 없다. 문창과 입시생에게 입시 문학 전문 학원 원장의 영향력이란 말할 것도 없다. 수직적인 위계를 이용한 폭력은 과외가 이어지는 동안 계속되고, 두 사람이 문학이라는 장에 속해 있는 한 이 관계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아니, 원장이 끊어지게 내버려

패러디 설화 × MZ × 블랙 코미디 “좋아요! 저도 직장에 다녀야겠어요! 저는 삼겹살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저는 김 과장처럼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외딴 무인도에 혼자 사는 청년은 어느 날 시체 무리와 함께 해변가로 밀려 들어온 김 과장과 만난다. 회식 때 삼겹살을 굽게 시키면서 싸구려 맥주만 먹인 상사들에게 분노한 김 과장은 홧김에 직장 상사들의 목을 따 뗏목을 타고 도망친 것. 김 과장은 상사들의 목으로 제사를 지

기이한 것 × 깨진 거울 × 내가 아닌 나 “그런데 거울을 이상한 데 뒀네? 원래 저기 있었나?” 선생님이 돌려준 숙제 노트를 보고 중학생 주희는 깜짝 놀라고 만다. 노트에는 의미가 알 수 없는 낙서와 끔찍한 문장들이 휘갈겨져 있었다. ‘재갈을 물리고 배를 세로로 가르는 거야. 그럼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겠지. 시끄럽다고 소리 지르면 입을 주먹으로 마구 때리자. 조용해질 거야…….’ 누가 주희의 노트에 이런 끔찍한 짓을 한 걸까? 하지만 학교에도

화장실 거울 × 죽은 자를 살리는 의식 × 복수 “연주야, 너 그때 들은 거 해 봤어? 걔가 그랬잖아. ‘저세상에 있는 사람하고 얘기하는 방법’이라고…….” 고등학교 2학년인 연주는 세상 일이 전부 마음에 안 든다. 학교가 독서실을 금지하고 야자를 강요하는 것도, 자습실 건너편에 앉은 얼굴 모를 학생이 죽은 듯이 공부만 하는 것도 짜증스럽다. 그래서 그만 화를 못 이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갔고, 심심풀이로 귀신을 불러 버리고 만 것이다.

학교 괴담 × 괴담 쓰기 × 금기 “너는 분신사바나 위자나 찰리찰리 같은 거 안 하지? 내가 들려주었던 괴담들 행여나 퍼뜨리거나 할 생각 마라. 그냥 재미로 여기고 너 혼자 간직해.” 박수무당의 아들인 재성은 같은 학교 아이들에게는 혐오와 멸시의 대상이다. 하지만 쉬는시간을 학교 연못이나 바라보면서 보내는 재성에게도 남보다 뛰어난 재주가 있다. 바로 괴담 쓰기. 학교에서는 괴담 편지 쓰기라는 유별난 대회가 열리고, 재성은 좋아하는 친구에게 괴담

우체부 × 신입사원 × 동일 존재 “두 분이 생김새며 이름, 나이, 신체 조건 같은 게 모두 똑같으니까, 그게 좀 놀라울 뿐이에요.” 나날이 과중해지는 업무 강도를 줄이기 위해 수살우체국은 소포배달원을 새로 고용한다. 서울에서 온 우종기가 바로 그 주인공. 새로 투입된 우종기를 보고 모두가 반가워하지만 딱 한 사람, 주부길 배달원만큼은 표정이 밝지 못하다. 지역 담당으로서 우종기에게 일을 가르치면서도 주부길은 줄곧 긴장한 태도를 숨기지 못한다.

백일홍 × 이무기 × 설화 다시 쓰기 “혼을 먹고 산다는 그대여. 나의 한을 먹고, 내 혼도 먹고, 내 소원까지 먹어 치우소서. 내가 되소서.” 꽃이 아름다운 마을에는 꽃만큼이나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한 세 자매가 있었다. 양씨 성을 가진 아버지 밑에서 백씨 성을 가지고 자라난 세 자매는 우애가 뛰어났는데, 그중 언니 둘은 용이 나타나 물어 가고 말았다. 마을사람들은 마지막으로 남은 소녀마저 용에게 물려 가지 않게 소녀를 묶어서 창고에 가두고,

동행 × 식물 × 테라리움 “난 다른 쪽으로 갈 거야. 아무것도 깨뜨리지 않고, 지금 있는 걸 지키는 쪽으로.” 나날이 심각해지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점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렇게, 사람의 형태를 바꾸는 기술이 개발된다. 자원한 사람을 대상으로 ‘변형인’이 되는 실험이 이루어진다. 변형인들은 연구 대상, 그러니까 식물이나 사물이 되어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조상 중에 변형인이 있었던 줄도 몰랐던 재

야망 소녀 × 첫사랑 × 변신 “위, 위대한 분께서 덴은 왜 찾으시지요?” “잘생겨서.” “네?” 푸줏간에서 일하는 소년 덴에게는 사이좋은 친구가 하나 있다. 바로 은빛 털이 아름다운 토끼, 실버. 실버는 덴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다. 하지만 소년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실버는 사실 진짜 토끼가 아니라 변신술사라는 것이다. 한편 변신술사 소녀 루비엔은 덴에게 한눈에 반했는데, 스승님과 둘이서만 살아온 탓에 콩닥거리는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