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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아스라이 사라진 하얀 빛이 있다. 조금 더 시간을 뒤로 감아본다면 그 별이 어떻게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끌려갔는지를 알 수 있다. 시선을 옆으로 옮겨본다면 사건의 지평선을 넘지 않고 블랙홀 주변을 빠르게 회전하는 별의 잔해도 볼 수 있다.시간을 앞으로 조금 감아본다면 강한 에너지를 모아 블랙홀의 강력한 자기장을 탈출하는 또 다른 빛도 있다. 사건의 지평선 근처 빙글빙글 돌아가는 블랙홀의 세상이다.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수천m 땅속으로 파고 들어간 과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가족과 떨어져있어야해도,한번내려가는데수십분이 걸려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암흑물질과 중성미자, 현대물리학의 가장 큰 질문으로 꼽히는 두 물질의 정체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과학자들은 땅속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주요 도시들이 모두 물에 잠겼다. 과학동아가 ‘만약에, 아주 만약에 전 세계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이라고 가정하고 그려본 한반도 모습이 이번 호 표지다. 꼭 해수면이 이만큼 높아져야만 기후위기가 아니다. 이미 기후변화로 폭염과 폭우가 잦아졌고 앞으로 점점 더 기후재난이 잦아질 전망이다. 이때 우린 어디서 살아야 할까? 기후위기에서 안전할 곳은 어디인지 특집 기사에서 짚어봤다.

편한 후드티, 고사양 노트북, 손목이 편한 고급 마우스, 검은색 화면에 알록달록한 알파벳과 기호. 모두 지난해 가장 인기 있던 직업인 개발자와 관련 있는 것들이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개발자 인기는 끝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런데 최근 IT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자 채용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과연 미래 개발자들의 전망은 어떨까. 이번 특집에서는 다양한 분야 개발자의 목소리를 담았다

투명한 페트병들이 나란히 놓여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일반 페트병과 조금 다르다. 빛이 비치는 테두리에 오묘한 갈색 빛이 돈다. 표지를 장식한 페트병은 화장품 회사 아로마티카가 만든 ‘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PCR)’ 페트병이다. 누군가가 사용한 투명 페트병을 쪼개 플레이크, 펠릿으로 만들고, 그걸로 다시 페트병을 만들었다. 화장품 회사가 재활용 페트병을 만들게 된 사연을 이번 호 기획 기사에서 짚었다.

코인이 땅에 떨어진 것도 모자라 와장창 깨지고 있다. ‘대장 코인’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마저 올해 상반기에만 50% 넘게 떨어진 상황을 나타내는 이미지다. 완벽한 미래를 가져올 줄 알았던 암호화폐 기술은 어째서 이토록 신뢰를 잃었을까. 테라, 루나 사태가 일어난 이유부터 코인을 어떻게 가려내야 할지,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미래를 불러올지 특집 기사에서 짚어봤다.

인기 게임 1위 자리에서 쉽게 내려올 줄 모르는 ‘리그 오브 레전드’. 그 안에 등장하는 챔피언 ‘미스 포츈’이 이번 과학동아 표지다. “쓸데없이 게임 하지 말라”는 잔소리를 한 번쯤 들어봤을 독자들을 위해 특집 기사를 준비했다.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게임의 쓸모’를 다시 따져보자.

우리는 이제 식량 앞에 평등하지 않음을 느끼고 있다. 지금껏 외면해왔던 식량 위기가 전 세계를 메말라가게 하고 있다. 원인은 기후변화와 감염병, 전쟁 그리고 불평등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라는 땅 위에 함께 살고 있다. 이제는 갈등과 불평등을 넘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마주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숟가락 위에 더 이상 올릴 식량은 없다.

인류가 가진 가장 밝은 눈으로 아직까지 보지 못한 물질.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를 만들기 위해선 거기에 있어야 하는 물질. 암흑물질이다. 미국 스탠퍼드선형가속기센터(SLAC) 연구팀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주 속에 퍼져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암흑물질의 모습을 시각화했다. 우리는 언젠가, 암흑물질에 가 닿을 수 있을까.

먼 미래에 만약 지구를 떠나게 된다면, 우리를 지구를 어떻게 기억할까. 향수(鄕愁)를 느낄 때 지구를 추억할 수 있는 향을 만들어 향수(香水)의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레몬처럼 상큼한 첫 향이 코를 자극하면, 이내 은방울꽃과 재스민의 향긋한 향이 피어오르고, 묵직한 나무의 향이 끝맺음한다. 폴더를 열면 이들 향이 한데 어우러져 푸른잎의 싱그러운 식물들이 이루고 있는 원시림의 모습으로 펼쳐진다. 우리가 기억하는 지구의 향은 ʻ창백한 푸른 점’이다.

지구상엔 총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고, 그때마다 어느 생물은 남고 어느 생물은 사라졌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당시 지구를 지배했던 최상위포식자는 멸종했다. 현재 지구상의 최상위포식자는 인류다. 아마 지구에 어떠한 이유로 다음 대멸종이 찾아온다면 인류 역시 멸종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인류가 멸망한 뒤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인류의 흔적만 남은 지구의 모습을 상상해 표지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