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읽어라,
판을 재조립해 100년을 감춰온 음모를 밝혀내라!
거대한 스케일, 서로 다른 퍼즐의 완벽한 조합, 예측불허의 반전
‘제2의 김진명’, ‘대한민국의 톰 클랜시’, 추리작가 손선영의 최고 역작!
√ 일본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에서 비롯된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역사의식
2016년 11월 8일 늦은 오후.
지축이 흔들리고, 일본 열도의 3분의 1이 가라앉는다.
일본침몰!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본침몰’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와 언어로 시작하는 소설《판, PLATE》은, 시작부터 독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뒤이어 등장하는 소설 속 인물의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학살’에 얽힌 꿈 이야기는, 이 소설의 ‘모티브’가 여기서 시작되었음을 말해준다.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지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9에 달한 대지진으로 도쿄를 비롯한 여러 도시가 쑥대밭이 되었고, 수십 만 명의 희생자가 생겨났다. 그런데 이를 틈타 조선인들이 방화를 저지르고 우물에 독약을 뿌리며, 폭탄을 터뜨리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경찰과 자경단 등이 중심이 된 일본인들이 조선인들 수만 명을 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쥬우고 엔 고짓 센(15엔 50전)’을 발음하게 해 일본인으로 위장한 조선인들을 가려내면서까지 학살을 자행했던 참혹함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작가 손선영은 당시 희생된 무고한 조선인들의 억울함을 기억하고 위로한다.
작가 손선영은 자신의 집필의도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역사는, 이를 잊은 민족에게 종종 국가의 멸망과 민족의 쇠퇴를 가져다주기도 했지요. 과거를 통해 잘못을 복기하고 잘 된 것을 재구성해 미래를 바로 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역사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역사를 잊고 살았던 것일까요? 생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어지는 굴곡의 현대사를 거친 우리에게는 역사가 생존보다 우선일 수는 없었습니다. 당장 먹을 밥과 국이 없었던 우리에게 어쩌면 역사는 거추장스러운 꼬리표이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이 되고 여러 지표에서 선진국에 육박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다분히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는 원인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를 배우고, 우리를 따르려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우리의 역사는 보고 배울 수 있는 교과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역사를 보자면, 좋은 역사도 또 아픈 역사도 있습니다. 좋은 역사는 역사교육을 통해 자부심과 긍지를 드러내게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픈 역사의 경우, 그것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은유와 비유, 묘사를 통한 문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욱 좋은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소설 《판, PLATE》는 ‘관동대지진’에서 벌어졌던 ‘조선인 학살’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잘못된 광기를 가진 한 인간이 엉터리 역사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는 문학이 역사를 통해 정제할 수 있는 최고의 산물이자 가치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007, 미션 임파서블, 제이슨 본 시리즈에 버금가는 한국형 블록버스터급 소설
소설 《판, PLATE》의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은, 가히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 할 수 있다. 1923년 관동대지진에서부터 시작되는 시간적 배경은 2014년을 전후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후 2016년 현재 시점에 다다르고 2017년 가을에 이르기까지 약 100년에 이르는 시간적 배경을 담고 있다. 더불어 일본, 대한민국, 중국, 미국, 러시아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첩보활동에 관련된 인물과 이야기가 각각 펼쳐지면서 공간적 배경 또한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에 걸맞게 등장인물 또한 다양한데, 각국을 대표하는 첩보전의 주인공들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와 관련된 사건과 인물이 등장하며 복잡한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서로 다른 각각의 퍼즐은 조금씩 연관성을 갖고 맺어지며, 마지막에는 완벽하게 들어맞는 퍼즐 조합으로 독자들에게 감탄과 재미를 선사한다.
또 얽히고설킨 인물들 간의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면서, 독자들이 감히 상상하기 힘든 반전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완성되는 작가의 마지막 소설적 반전 장치는, 왜 소설 《판, PLATE》이 작가 손선영의 최고 역작인지, 왜 작가 손선영이 장르소설계에 ‘떠오르는 이야기꾼’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미 전작 소설《죽어야 사는 남자》나 《합작-살인을 위한 살인》으로 추리 마니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로 통하는 그는,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스토리의 영화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감탄을 자아내는 반전의 반전 구조로, 영화 <007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같은 스케일 큰 블록버스터급 소설《판, PLATE》을 선보임으로써, 독자들이 오랜만에 장르문학의 ‘이야기적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작가는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독자들로서는, 일본과 유럽의 추리소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장르문학 시장에서 오랜만에 한국작가가 쓴 걸출한 추리, 스릴러물을 만남으로써 대형 장르작가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