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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죽였다.' 마치 까뮈의 이방인이 연상되는 듯한 충격적이고 간결한 고백으로 시작하는 <텔 미 모어 마마>는 시작부터 독자를 확 끌어들입니다. 주인공은 어쩌다 그런 패륜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일까요? 소설은 살인 7654일 전부터 살인 당일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1인칭 시점의 호흡이 짧고 술술 읽히는 문장을 이용해 독자로 하여금 쉴새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합니다. 사실 주인공에게 살해당한 엄마는 신약 개발로 유명해진 거대 기업의 회장인데요. 주인공은 그 기업 후계자로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먹는 음식부터 듣는 음악까지, 하루 스케줄마저 분 단위로 관리받으며 고작 하루에 두 시간 주어진 쉬는 시간까지도 CCTV로 감시당하는 주인공은 전혀 행복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택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지요. 엄마 또한 주인공에게 전혀 애정 따위는 없어 보이고요. 숨막히는 감옥에서 주인공이 어쩌다 처음으로 사귄 친구와의 우정조차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합니다. 누구라도 미칠 법한 상황에서 결국 살인을 향한 레이스는 시작되고 독자는 주인공에게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며 함께 결말까지 숨가쁘게 달려 나가게 됩니다. 주인공은 왜 그렇게 살아야 했을까요?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엄마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이 소설은 잘 쓰인 서스펜스의 정석입니다. 한 번 집어들면 끝날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으니, 요즘 말하는 '도파민 파티'라 불릴 만하네요. 책장을 덮고 나면 슬그머니 드는 SF적 사유까지. 이왕이면 늦게 자도 괜찮은 주말 밤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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