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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으로 오르한 파묵을 처음 만나고, 탁월한 묘사와 스토리텔링 능력이 정말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스탄불>은 그의 어린시절 이야기, 특히 가족과 당시 보고 느낀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에 대한 자료와 이미지, 거기서 발견한 ‘비애’라는 감정이 지금까지 자신의 삶과 작품이 미친 영향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 그가 51세에 직접 쓴 자서전이다. <내 이름은 빨강>에서 왜 유독 그림그리는 화공들의 이야기가 중심일까 궁금했었는데, 오르한 파묵 자신이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전업화가의 길을 고민했던 이력이 있었다. 예술가의 예리한 촉으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평탄하지 않은 가족들 사이의 관계와 당시 동서양 문화의 충돌지점으로 많은 변화를 담고있던 도시 이스탐불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비애’라는 비슷한 감정으로 묶여 났다. 개발의 와중에 있는 나라들은 의례 그렇겠지만, 어느 분야에나 과거 전통을 계승하고 고수하려는 움직임과 신문물을 앞세운 혁신세력들 사이에는 항시 갈등과 충돌이 있기 마련이다. 당시 이스탄불도 마찬가지여서 도시의 건물들이나 길거리 뿐만 아니라 화풍이나 문학작품들 속에 도시가 가진 우울함, 슬픔, 과거에 대한 향수와 자만이 스며있었다. 작가는 이스탄불을 흑백사진같은 회색, 잿빛 등으로 묘사한다. 이는 작가 자신의 겪은 부모간의 불화나 형제간의 경쟁, 가난, 사랑하는 연인과의 헤어짐 등의 개인사와도 연결된다. 책을 읽으면서 놀랍기도 했고 작가의 능력이 새삼 부럽기도 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이 살고있던 도시나 그때 보았던 책, 살던 집, 마을과 도시를 하나하나 그림그리듯 묘사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모든 것들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읽는 이로 하여금 당시 그 곳, 그 장면을 함께 보고 느끼고 싶게 한다는 것은 그들도 역시 작가처럼 장소에 대한 애정을 전이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여서 였다. 마치 우리가 한국을 설명하고 소개하는 많은 책들 가운데 유홍준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 느끼게 되는, 글자 너머의 세계에 대한 애정 같은 것들 말이다. 화가의 길을 포기하고 작가가 되기로 한 결정은 이스탐불의 예술계에게는 손해 일 수 있겠지만, 문학계와 전세계 독자들에게는 크나큰 축복이 아니었나 싶다. _________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거리를 걸으며 배로 돌아다니며 이스탄불이 부여한 감정들을 풍경들과 결합시키는 것이다. 단지 거닐면서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느끼는 감정을 도시가 당신에게 부여한 풍경들과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를 능란하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은, 인간의 기억에다 가장 심오하고 진심 어린 감정, 고통과 슬픔과 우울, 때로는 행복과 삶의 기쁨과 낙관주의로 도시의 풍경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한 도시를 이런 마음으로 볼 수 있다면, 가장 참되고 가장 심오한 감정과 풍경을 충분히 결합시킬 기회를 얻을 정도로 오랫동안 같은 도시에 살았다면, 노래가 사랑이나 연인이나 절망감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어느 시점 이후에는 우리 도시의 거리, 모습, 풍경은 감정과 정신 상태를 하나하나 상기시켜 주는 것들로 전환된다. 많은 마을과 뒷골목을, 언덕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풍경을, 아몬드 향기가 나는 나의 연인을 잃고 수업을 빼먹던 시절에 처음 보았기 때문에 이스탄불은 내게 그토록 슬픈 곳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스탄불 | 오르한 파묵, 이난아 저 #이스탄불 #이스탄불_오르한파묵 #민음사 #자서전 #도시와나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올하 빼리트 파묵이 자신이 나이 51살에 발매한 자서전입니다. 그의 다른 색깔이라고 하는 수필집이 대체적으로 그가 생각하는 문학에 대한 글이었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인간 올하 빼리트 파묵이 작가의 길을 결정하게 된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글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가 작가로 만들게 한 원동력은 그 절망적인 그의 고향인 이스탄불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바 대로 이스탄불 즉 튀르키예는 폐허이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유럽과 아시아 중동지역의 교두보에 위치하고 있어서 역사적으로 전쟁으로 시달렸던 튀르키예. 그들은 역사적으로 전쟁이 거의 존재하지도 않았던 숨어서 살았던 대표적인 토착 민족인 한국인과는 180도 다른 역사와 환경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기에 파묵이 기술한 대로 그들의 역사는 피의 역사였고 그 피의 패배는 결국 이스탄불이라고 하는 폐허더미를 남겼습니다. 그는 자신이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된 원동력은 이 폐허더미인 이스탄불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의 자서전 또한 그의 천재적인 필력으로 대단한 명작을 또 낳고 있습니다. 올하 빼르트 파묵의 모든 작품은 무조건 다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다수 출판한 민음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출판되지 않는 그의 다른 작품들도 꼭 출판되었으면 합니다. 강추합니다. 파묵의 작품은 그냥 뒤도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아닥하고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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