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를 깔아뭉갠 스토리텔링 철학자 - 장자
평범을 깨뜨리는 비범의 동양 철학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청소년 철학 시리즈 “Who am I” 01
청소년기에 가장 먼저 접해야 할 고전은 바로 장자다. 장자를 만나면 자신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진정한 자기 자신을 알면 진정 원하는 것을 알고, 그럼으로써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자신과 타인, 더 나아가 세상과 만나는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이 책은 철학에 대한 넓은 이해와 통찰을 보여준 명로진 작가가 자신의 아들을 포함한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철학 에세이다. 저자가 일러주는 장자의 철학은 이야기처럼 편안하다. 책 곳곳에 재치가 넘치고 곳곳에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철학이 숨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장자의 철학은 입시 논술에서 새로운 생각과 관점으로 차별화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어려운 철학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 생활 속 이야기에서 새로운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질문: “나는 누구인가?”
이제 청소년들에게는 입시의 계절이 다가왔다. 입학사정관이나 수시 전형 등, 입시의 방법은 달라졌지만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에 지원해 입학하는 것은 불행히도 부모 세대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넓은 시야로 자신이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좌우를 보지 못하게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고3을 향해 달려가다가 결승점에 도달한 후에야 “여기가 어디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다. 그리곤 성인이 되었으니 자기 인생을 살아가라며 덜렁 혼자 남겨진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멘붕에 빠진다. 힘든 입시를 마치고 어렵게 입학한 대학을 자퇴한 학생 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조사결과(유기홍 국회의원, 2011년)는 이런 현상을 반영한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여기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도대체 내가 어울릴 곳은 어디인가?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행복해지는가?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일찍 찾아 학습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진정한 인생의 스승, 장자가 말하는 우물 안 개구리의 눈과 거대한 붕새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 내가 무엇을 함으로써 행복해지는지를 알 수 있다. 행복을 찾아 나서는 길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없다. 그것이 소요유의 승자인 장자가 설파하는 진정한 자유다.
지금 괴롭다면, 이제 행복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남’이 끼어든다. 그리고 수많은 ‘남’과 함께 있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나’로서 남과 함께 살아가야 할까.
신발이 발에 꼭 맞으면
우리는 발에 대해 잊어버린다.
허리띠가 허리에 꼭 맞으면
허리띠를 찼다는 걸 잊어버린다.
마음이 우리한테 꼭 맞으면
옳고 그르다는 것조차 잊어버린다. 《달생》
어떤 생각이 옳다고 느낀다면 나에게 맞는 것이다. 마음이 꼭 맞는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저자는 “우리가 늘 옳고 그른 것이 뭔지를 생각한다는 건 마음이 우리에게 꼭 맞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우리는 남과 소통할 때 나보다도 남을 더 의식한다. 남의 생각이 도무지 나에게 맞지 않아 불편함을 느낀다.
“우리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때문인데, 그 판단은 결국 우리가 타인과 함께 살기 때문에 생긴다. 타인의 의견, 타인의 말, 타인의 시선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되돌아보고 그게 옳은지 아닌지, 또는 타인의 언행이 옳은지 아닌지, 나아가 나와 타인 사이에 있었던 모든 사건들이 옳은지 아닌지 되짚어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우리 마음은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것처럼, 꼭 끼는 허리띠를 찬 것처럼 늘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장자 선생님에 의하면.
그러므로 우리는 타인의 관심에서 벗어나야 하고, 타인 역시 우리의 관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자유로울 수 있다.”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최고의 도구 - 장자 철학
최근 몇 년 동안 대학입시 논술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고전이 바로 《장자》라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장자》는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탁월한 교본이다. 그것은 다채롭고 독특하면서도 깊은 사색을 요구하는 철학적 에피소드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 나온 장자에 관한 책이 모두 좋은 책이고 그 분야의 고전인 것은 알겠는데, 너무 많고 또 청소년이 읽기에는 난해한 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물론 아무리 어렵더라도, 막대한 분량에 질리더라도 읽는 만큼 청소년에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니 정말로 그 책들을 제대로 읽기 위한 징검다리 같은 과정의 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때로는 선생님처럼, 때로는 골목대장처럼 독자를 이끈다. 마치 재미와 자유를 찾아 모험하는 해적단 두목을 연상시킨다. 명로진 두목과 함께 떠나는 여정의 끝에는 가장 값진 보물을 찾아 돌아올 것이다. 진정한 ‘나 자신’이라는 보물을 말이다.
추천사
《장자》는 삶의 경험이 쌓일수록 울림이 깊어지는 책이다. 명로진 선생은 배우로서, 방송인으로서, 작가로서 삶을 넓게 체험하신 분이다. 게다가 《공자 팬클럽 홍대지부》 등 숱한 책을 통해 철학에 대한 넓은 이해와 통찰을 보여 주는 필자이기도 하다. 명로진 선생이 일러주는 《장자》는 이야기책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글 곳곳에서 '아하!' 하며 깨달음에서 오는 감탄이 나온다. 장자의 지혜를 즐겁게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을 일이다.
-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열일곱 살의 인생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