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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쿠퍼여 안녕 상세페이지

소설 프랑스 소설

게리 쿠퍼여 안녕

로맹 가리 장편소설

구매종이책 정가13,000
전자책 정가9,000(31%)
판매가9,000
게리 쿠퍼여 안녕

책 소개

<게리 쿠퍼여 안녕> 주변부 청년들, 무엇이 그들을 현실에서 내몰았을까
로맹 가리가 아들 디에고에게 바친 책


『게리 쿠퍼여 안녕』은 마음산책이 출간한 로맹 가리의 열 번째 책이다. 세상에 던져져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청년들의 끓어오름을 로맹 가리 특유의 거친 독설과 유머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책은 1964년 미국에서 『스키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로맹 가리의 최고 성공작이 되었다. 그 후 68혁명 이듬해에 직접 프랑스어로 번역했고 『게리 쿠퍼여 안녕』으로 다시 발표했다. 한국어판은 로맹 가리가 보다 능통한 언어로 고쳐 쓴 『게리 쿠퍼여 안녕』을 토대로 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1963년에서 1968년까지이며, 젊음이 불타올랐던 ‘68년 5월 혁명’을 암시한다. 프랑스에서 지독한 냉소로 악명을 떨쳤던 잡지 <하라키리>가 창간된 해는 1960년, 체 게바라가 처형된 뒤 마을 교회당에서 주민들에게 비참한 모습으로 전시된 해는 1963년, 미시마 유키오가 도쿄의 어느 연병장에서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할복을 자행한 해는 1970년이다. 이 책의 주인공 레니는 20세기 사회 전반을 지배한 냉소주의의 정점에서 탄생해서 당시 청년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젊은이들을 이해해야 해’라느니, ‘젊은이들을 믿어야 해’라고 떠들어대는 교활한 부성주의는 정말 웃기는 수작이라고. 지금 그들은 청춘이라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내고 있어. 무슨 목적으로? 진짜 계급투쟁 속에 분열 요소를 끌어들이기 위해서지. 청춘이라는 계급을 만들어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화해시키려는 거지. 무력화 작전이랄까.
- 본문 중에서

베트남전쟁 징용을 피해 스키를 지고 알프스로 간 미국인 청년 레니, 가난한 알코올중독자 외교관의 딸 제스, 자기 자신에게까지 알레르기가 있는 인간 혐오자 버그, 인종차별이라는 문제를 벗어나고자 미국을 떠난 흑인 청년 척……. 이 책은 세상 자체를 부정하는 이들의 혁명 ‘직전’의 분노를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로맹 가리는 자신의 인물들을 통해 순수한 이미지, 영화배우 ‘게리 쿠퍼’로 상징되는 정의롭고 강경한 영웅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이 세상에 작별을 고한다.
『게리 쿠퍼여 안녕』은 ‘사회’가 아닌 자신의 내면과 조용히 싸우며, ‘나’를 탓하는 데 익숙해진 지금의 청년들에게도 유효하다.

과거에는 인과관계라는 것이 확실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음을 인정해야 했다. 부모들 세대는 운이 좋았다. 그 세대에게는 히틀러와 스탈린이 있었고 그들에게 모든 짐을 지워버리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히틀러도 스탈린도 아니요 세상 사람 모두가 문제였다.
- 본문 중에서

가치 절하된 스무 살 청년들
개인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이 세상에 사람이 30억 명쯤 있는 모양이야. 너에게 겁을 주고 네가 개똥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려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진짜 그런지는 모르겠어. 그게 진짜라면 말이야, 흑인이니 백인이니 하는 건 존재하지 않아. 존재하는 건 다만 30억뿐이지. 무게로 태어나는 거야. 버그 말이 옳아. 그는 이렇게 말했어. 나라는 존재는 인구 낙진일 뿐이라고. 인구 폭발이 있었고, 우린 일종의 방사능 낙진 같은 존재라는 얘기지.
- 본문 중에서

주인공 레니와 제스 그리고 이 소설 속 인물들은 베트남전쟁이나 지금 눈앞의 사회에 저항한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인구 폭발’에 저항했다. “인구란 화폐와 같다. 통화량이 많을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오늘날의 스무 살 청년은 가치가 완전히 절하된 존재다. 세상에 너무 많다. 인플레이션 상태다. 인구는 폭발하듯 불어나 당신을 짓밟아버린다”고 외치며 더 이상 인간이 ‘개인’이 아닌 ‘숫자’로 취급되는 상황에 저항한다. 인간관계가 이젠 단지 인구상의 마찰일 뿐이요, 모든 “진정한” 문제는 계급이나 인종, 국가를 바탕으로 수백만 단위로만 수치화되는 것이다. 이때 레니는 개인이 사라지고, 숫자로 취급되는 것을 냉소하며 “소외”를 택한다. 레니의 강박적인 고민거리는 바로 게리 쿠퍼와의 작별, 끝장난 개인주의인 것이다.

이런 경우에 딱 맞는 말이 있다. 바로 소외다. 이 기막힌 말의 뜻은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반대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인적 드문 알프스의 어딘가, 고도 2,500미터에는 그들의 공고한 요새가 있다. 사회를 버리고, ‘인구’에 저항하기 위해 그들은 눈 덮인 산으로 숨어들었다. 겨울이면 인적 없는 눈 위에서 스키를 타며 모든 것을 잊고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질퍽한 진흙이 산을 덮는 여름이 오면 굶주림을 피해 도시로 내려간다. 사회의 공식에 자신을 끼워 넣으며 “망가진다”.

이제 완전한 개자식의 자아 외에 허용되는 다른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가? 허용된 유일한 ‘나’는 공중변소 같은, 공적 유용성이 있는 자아뿐이었다.
- 본문 중에서

‘나’와 ‘세계’의 경계가 사라져버린 이 세상 어디에도 ‘내 집’은 없다는 것을 청년들은 안다. 이제 자신의 삶이 “하나의 토큰”일 뿐이요, 자기 자신이 “자판기에 주입되는 하나의 토큰”일 뿐임도 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다른 곳’, ‘다른 삶’을 믿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다른 곳’은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새 시대가 올 거라고 ‘믿는 척하기’를 그만두지 못할 뿐이다. ‘믿는 척’을 그만두지 못하기에, “이 세상으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건달”이라 불리던 청년들은 폭탄을 짊어지고 혁명을 위해 세상으로 나간다.

온갖 이념적 출격에도 불구하고 빌어먹을 ‘나’의 소왕국은 끄떡없이 버티며, 그 한계에서 벗어나 타자들 고통의 거대한 무無 속으로 망명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인류의 절반을 삼켜버릴 대재앙이라 할지라도 당신의 ‘나’만은 지긋지긋하게 손 하나 대지 않고 그대로 남겨둘 것이다. 세상이야 무너지든 말든 상관 않겠어.
- 본문 중에서

사랑은 이 세계에 포섭되는 방식
세상에는 여전히 뭔가 기막힌 것이 있다


절망에 끝에 선 로맹 가리의 청년들은 무의미에 대항해서 여러 길을 택한다. 기존의 “개자식들을 새로운 개자식으로 바꿀 뿐”임을 알면서도 물리적인 혁명의 길로 나아가기도 하고, 주춤거리면서 “더러운 세상”에 포획되기도 한다. 그리고 레니와 제스처럼 인구라는 숫자로 조직된 사회에 ‘마음먹고’ 편입되는 것을 택하는 방법도 있다. 텅 빈 가치를 추구하게 될 것을 뻔히 예측하면서.

급기야 레니는 악몽까지 꿀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하트 모양 덧문이 달린 어느 예쁜 집에 정착해 있었다. 뒤에는 작은 텃밭 정원이 딸려 있고, 그가 사랑스런 두 아이와 노는 동안 트루디는 부엌에서 스위스 독일어로 노래를 불렀다. 그 밖에 애정 어린 눈으로 주인을 바라보는 착한 스위스 독일산 강아지도 한 마리도 있었고, 바깥에는 번지수 위에 그의 이름이 적힌 우편함도 하나 있었다. 레니는 온 머리카락을 곤두세운 채 식은땀에 젖어 깨어났다. 주소와 신원, 그것은 만사 끝장을 의미했다. (…) 사랑이란 당신을 복귀시키려는 삶 같은 거다.
- 본문 중에서

로맹 가리가 “즐겨 다루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던 『게리 쿠퍼여 안녕』의 또 하나의 주제는 사랑이다. 레니는 한 여자에게 고착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런 일이 생기면 그는 곧바로 도망친다. 그에게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은 멈추는 것이며, 이 세계에 포섭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 세계’를 그는 절대적으로 거부한다.

그녀는 어째서 늘 증오가 사람들에게 그토록 대단한 매력을 발휘하는지 문득 깨달았다. 증오가 용기를 주고, 비범한 힘을 주고, 당신을 지탱해주는 것이다. 만약 사람들에게 증오가 부족해진다면, 정말이지 대단한 사내다움이 필요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레니의 연인 제스는 이 소설에서 냉소주의에 대한 냉철한 관찰자이자 분석가로 등장한다. 그녀는 자신 역시 동시대인들처럼 무의미한 개인의 삶을 살고 있음을 알면서 스스로를 조소한다. 하지만 제스는 첫 만남에서 지독한 냉소주의자 레니를 즉각 알아보고 사랑에 빠진다. 세계에 대한 유사한 태도로 인해 두 사람은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된다.

“이 지구상에 수십 억이나 되는 인간이 있고 그 자식들 모두가 너 없이 살 수 있어, 제스. 그런데 왜 난 안 되는 거지? 이게 무슨 개 같은 경우야, 왜 하필 레니냐고? 난 너 없이 살 수 없어. 누구라도, 다섯 살배기 꼬마도 할 수 있는 거시기를 이 레니는 못한단 말이야. 넌 이게 이해가 돼?”
- 본문 중에서

인간에 대한 로맹 가리의 신뢰가 낳은 책
아들이며 청년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


단언하건대 로맹 가리의 신랄한 유머와 지독한 냉소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에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로맹 가리는 『게리 쿠퍼여 안녕』이 출간되었을 당시 인터뷰에서 “도시환경은 완전히 생존 불가능하게 변했다. 청년들의 폭발이 농촌이 아니라 도시에서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기계 쓰레기로 가득 찬 우주에서 산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익명적이고 기술적인 초대형 사회로 나아가고 물질적 삶의 모든 조직을 관장하는 이 우산 아래에서 앞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삶의 유형부터 심지어 언어까지 선택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젊은 집단들의 희망이 이어지기를 이야기한다.


저자 프로필

로맹 가리 Romain Gary

  • 국적 프랑스
  • 출생-사망 1914년 5월 21일 - 1980년 12월 2일
  • 수상 1975년 공쿠르 상
    1962년 최우수 단편상
    1956년 공쿠르 상
    1945년 비평가상

2015.01.21.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로맹 가리(Romain Gary)
유대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대전 참전 영웅으로, 외교관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알리다 권총 자살로 극적인 삶을 마감했던 프랑스의 소설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1914년 러시아에서 유태계로 태어나, 14살 때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로 이주해 니스에 정착한 후 프랑스인으로 살았다. 홀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그는 어머니의 바람대로 군인, 외교관, 대변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는데, 파리 법과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장교양성과정을 마친 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유 프랑스 공군에 입대하여 종전 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참전 중에 쓴 첫 소설 『유럽의 교육』으로 1945년 비평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같은 해 이등 대사 서기관으로 프랑스 외무부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프랑스 외교관으로 불가리아, 페루, 미국 등지에 체류하였다. 1956년에는 『하늘의 뿌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공쿠르 상 수상에 대해 프랑스 문단과 정계는 그를 혹독하게 평가했다. 이후로도 로맹 가리에 대한 평단의 평가가 박해지자, 그는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대 아첨꾼』이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당시 프랑스 문단은 이 새로운 작가에 열광했다. 1975년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자기 앞의 생』을 발표하여 한 사람이 한번만 수상할 있다는 공쿠르상을 다시 한 번 수상하였다. 원래 공쿠르 상은 같은 작가에게 두 번 상을 주지 않는 것을 규정으로 하고 있는데, 그가 생을 마감한 후에야 그가 남긴 유서에 의해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가 동일인물이었음이 밝혀지면서 평단에 일대 파문을 일기도 했다.
당시 로맹 가리는 재능이 넘치는 신예 작가 에밀 아자르를 질투하는 한 물 간 작가로 폄하되었으며, 두 사람에 대한 평단의 평은 극과 극을 달렸다. 또한 로맹 가리는 에밀 아자르 외에도 '포스코 시니발디'라는 필명으로도 소설 한 편을 발표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사랑, 강한 윤리 의식, 풍자 정신으로 채색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새벽의 약속』, 『하얀 개』, 『연』, 『레이디 L』,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등이 있다. 그가 자신이 각색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와 직접 쓴 시나리오 「킬Kill」을 연출, 영화로 만들기도 하였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는 페루의 리마에서 북쪽으로 10Km쯤 떨어진 해안에 널부러져 퍼덕이다가 죽어가는 새들과 자살을 시도하는 한 여자, 그리고 그녀를 구해준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역자 - 김병욱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의 사부아(Savoie)대학에서 현대시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학술연구교수로 일했고, 현재 같은 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강의와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 『밀란 쿤데라 읽기』(공저),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 2』(공저)가 있고, 역서로는 밀란 쿤데라의 『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나를 고백한다』,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아메리칸 버티고』, 『철학은 전쟁이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정신분석』, 미르체아 엘리아데의 『요가』, 에드위 플레넬의 『정복자의 시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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