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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1939)> 존 스타인벡 작품.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으로 소외된 계층을 구제할 대안으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정책을 제시하는 듯한 내용 때문에 수많은 항의와 협박 편지, FBI의 수사까지 받는 고초를 겪기도 했던 존 스타인벡은 이후 부와 권력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인간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본성을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자기성찰의 결과물로 나타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진주>다. <진주>는 멕시코 원주민의 민속 이야기를 소재로 한 매우 짧은 소설로,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둔 젊은 가장 키노가 거대한 진주를 발견한 이후 그 진주를 탐하는 사람들과 갈등을 겪고 결국 그 진주를 어떻게 잃게 되는지를 그리는 이 이야기다. 읽는 내내 참담한 마음이었다. 가난하고 소박하게 살던 사람이 그간의 노고에 보상받는 의미로 큰 횡재를 하고나면 어쩔 수 없이 그 횡재가 오히려 독이 되어 그들의 행복을 악몽으로 바꿀 수 밖에 없는 결과로 돌아오고 마는 것인가. 커다란 행운을 오롯이 즐기기위해서도 막강한 권력과 힘이 필요한 것인가 싶어서. 소박하게 살던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런 소박함이 주는 가난한 행복속에서만 살다 죽어야 한단 말인가. 너무 비참했다. 이런 결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람은 적당히 속물처럼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 싶어서 마음이 심란했던 작품. ______ 진주는 추악했다. 악성 혹처럼 회색이었다. 일그러지고 광적인 진주의 음악이 키노에게 들려왔다. 손을 살짝 떨면서 키노는 후아나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그녀에게 진주를 내밀었다. 후아나는 죽은 아이를 여전히 어깨에 멘 채 그의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바닥에 놓인 진주를 잠시 보다가 키노의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아니, 당신이 해.” 키노는 팔을 뒤로 뻗었다가 있는 힘껏 진주를 앞으로 던졌다. 키노와 후아나는 진주가 석양빛을 받아 깜박깜박 반짝이며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멀리서 작게 물이 튀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그 자리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진주 | 존 스타인벡, 김승욱 저 #진주 #존스타인벡 #문예출판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순수하고 단순한 내용이지만 던져주는 사회적메세지 그리고 인간들이 모여사는 곳에 늘 도사리고 있는 죄씨앗과 악마근성. 어른들을 위한 인간삶의 지침서 같은 순수하면서도 슬픈 이야기를 간결하게 잘 표현해준 탁월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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