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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주의 소설은 외부적 요인으로 불거진 인물 간의 갈등을 주로 다룬다. 이루지 못한 사랑, 가난 등을 그리며 일제 강점기하에 고통받던 청년들의 고달픈 삶을 서정적으로 묘사한다.

범죄자의 죄를 자백하게 만든 독특한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시체안치소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두고 피고인을 심문 중인 판사. 그러나 침착함을 넘어 뻔뻔하기까지 한 피고인은 어떤 증거와 증언에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범죄자의 입을 열게 만든 것이 등장한다. <책 속에서> 참관자들 사이로 전율이 일었다. 무표정한 얼굴의 벌어진 입에서 왠지 불가해하고 무서운 어떤 것이 감돌았다. 그 벌어진 구멍에서 마치 임종 때의 가래 끓는 소리 같은

진실은 너무나 먼 곳, 바로 코앞에 있었어! 우주법은 선악을 초월하고, 결코 멸하지 않는다. 고대가 미개한 사회였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의 잘못된 믿음만이 고대의 건축물들을 불가사의라고 간주하고 있을 뿐이야. 원통에 불을 비출 때, 방향에 따라 그림자가 원도 되고 사각형도 되는 거 알아? 가장 효과적인 가해자가 되는 방법은 피해자인 척 하는 거라고.

독특한 소재 즉 루프 트랙에서 펼치는(한때 실제로 유행하기도 했던) 자전거 곡예가 등장하는 단편이다. 삶의 즐거움을 엽기적이고 우아한 방식으로 그것도 편집광적일 정도로 추구하는 남자. 이 남자의 행복 지수는 섬뜩한 재난과 고통의 상황에서 고점을 찍는다. 그리고 이 남자가 가는 곳엔 대화재, 맹수에 의한 조련사의 죽음 같은 참사들이 벌어진다. <책 속에서> 그는 심술궂지도 않았고 잔인하지도 않았다. 그저 삶의 쾌락에 대해 아주 독특한 개념을 가지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는 『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의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새로 수록하는 단편이다. 1892년 12월 《아이들러》에 발표됐다. 미국의 서부에 있는 로스 아미고스라는 도시에서 있었던 피아스코(대실패, fiasco)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로스 아미고스의 시민들은 유독 전기시설에 대한 자부심이 큰데, 이 장점을 살려 전기의자 사형집행을 준비한다. 그 첫 대상이 된 덩컨 워너는 소문난 악질 범죄자. 그런데 엄청난 양의 전기쇼크에도 불

아내를 너무도 사랑한 남자. 그는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내의 사후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간직하고자 한다. 그리고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아내 잃은 슬픔을 추스르게 된 시점, 그는 친구와 함께 암실에 들어가 아내의 마지막 사진을 인화하려고 한다. 그런데 서서히 인화지에 드러나는 뜻밖의 진실... <책 속에서> 그는 난롯가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아서 무릎에 팔꿈치를 괴고 두 손을 난로를 향해 펼치고 있었다. 천천히 이야기를 하던 그는 갑

사냥을 즐기는 아르떼벨에게는 40마리의 사냥개들이 있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호젓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전원생활, 그런데 아내와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비바람이 거세고 사냥개들이 유독 짖어대는 어느 밤, 아르떼벨은 아내의 불륜이 의심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책 속에서> 10시가 울리자, 아르떼벨 씨는 마지막 맥주잔을 비우고 신문을 접더니 기지개를 펴면서 하품을 하고 천천히 일어섰다. 걸등이 탄알과 탄약통 뭉치가 흩어져 있는 테이블보에

「밤과 침묵」(불어 원제: La nuit et le silence)은 초자연성보다는 현실의 뒤틀린 운명을 통해 공포를 자아내는 레벨 특유의 필치가 잘 드러난 단편. 장애를 가진 늙은 세 남매 중에서 누나가 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빈곤, 장애, 때 이른 매장이 뒤섞이면서 비참하고 섬뜩한 결과를 가져온다. <책 속에서> 그들은 늙었고 노쇠했으며 나이를 잊었다. 여자는 두 개의 묵직한 목다리에 의지해 절뚝거리며 걸었다. 남자 한 명은 눈을 감은

『자두』, 『나비, 살랑거리다』의 작가 홍양순의 짧은 이야기 12편 짧지만 단단하게, 묵직하지만 뜨겁게, 사람과 삶의 비밀을 파헤치다 사는 일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일은 실로 간단하지 않다. 소설가 홍양순은 일상의 갈피에서 만나는 소소하지만 날카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어렵지만 꼭 풀어야 할 삶의 문제와 답을 찾는다. 가족들의 숨은 욕망과 인간관계의 비밀을 묘파하는 작가의 펜은 때로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비아냥거리며 때로는 진지하다. 반전인

이 소설은 <야담>이라는 잡지 제2권 제11호(1936년 11월호)에 게재된 것이다. 실제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태안 지역 동학군들이 많이 배출된 태안군 사창리(社倉里)를 배경으로 한 동학 소설이다.

프리먼의 단편 중에서 최근에 가장 많이 재조명되는 작품 중에 하나. 화자의 심리에서 억압을 읽어내는 페미니즘 시각이 그 일례다. 초자연성에 심리 묘사를 효과적으로 입혔다는 평을 받는다. 월세나 하숙비가 가장 저렴한 복도 맨 끝 방에서 살아오면서 스스로 실패자라고 푸념하는 화자. 이번에는 건강을 위해 광천수가 나는 마을에 하숙을 구하지만 역시나 (더구나) 3층의 복도 맨 끝 방이다. 이곳에서 화자는 밤마다 기이한 경험을 하다가 감쪽같이 실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