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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를 개척한 선구자, 근대문학 초기 단편 소설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현진건의 대표작들을 모은 작품집이다. 식민지 치하에서 겪어야 했던 시대의 어려움과 절망, 하층민들의 암울한 현실과 고통스러운 삶을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는 보배로운 작품들을 만나보자.

1923년 9월『백조(白潮)』 3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시골 본가로 모여든 가족들의 인정의 기미를 날카롭게 포착한 매우 특이한 상황소설로서, 임종을 앞둔 할머니 개인의 입장, 임종을 지키려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타인들 등의 무거운 주제를 블랙코미디처럼 가볍게 풀어낸 현진건의 탁월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926년 1월 『개벽(開闢)』에 발표된 작품이다. 물질적 빈곤이 정신적 파멸로 이어지는 비극적 인생을 통해 당시 일제하 빈궁한 사회상의 한 단면을 포착하고 있다. 일제에 의해 빼앗긴 조국과 그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 1920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약점, 무능력의 형상들, 생의 비극성, 역사적 현실, 누구든 소설 속의 주인공 처럼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함으로써 당시 현실에 대한 비판을 강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1922년 1∼3월 [개벽(開闢)] 19∼22호에 연재된 소설로, 식민지 치하에서 지식인이 겪어야 했던 좌절과 타락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화려한 미래를 꿈꾸며 공부밖에 모르던 주인공이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접고 자포자기의 생활을 하다가, 여기저기 그물을 쳐서 사나이를 낚는 것이 기생이라는 걸 알면서도, 기생에 대한 무한한 동정심과 저주할 것은 사회이고 한(恨)할 것은 자신이라는 태도로 어느새 점점 깊이 빠져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겪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이상의 1937년 작품으로 조선일보에 실렸다. 지적, 초현실주의적 경수필로, 여름날 벽촌에서의 단조로운 환경과 일상에서 느끼는 심리적 정서적 심리를 빼어난 필체로 그리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이상의 1937년 작품으로 매일신보에 실렸다. 소설로 분류되기도 하고 수필로 분류되기도 한다. 무심한 피로, 무심한 혐오, 무심한 권태, 공포조차 무심한 느낌!

1933년 3월에 <제일선> 3권 3호에 발표되었고, 그 뒤 1938년에 단편집 ≪동백꽃≫에 다시 수록되었다. 김유정이 고향 실레 마을에서 10리쯤 떨어진 덕두원에 사는 돌쇠 어머니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작품화한 것이다. 아름다운 산골 풍경을 배경으로, 절대빈곤에 시달리면서도 여전히 순박한 사람들의 처절한 삶을 김유정 특유의 아이러니와 유머로 가볍고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불행한 시대를 살아가는 가여운 사람들의 비극적인 삶은 그래서 더 절절해진다

1937년 2월에 《조광(朝光)》 3권 2호에 발표되었고, 1938년에 단편집 《동백꽃》에 수록되었다. 1930년 둘째누이에게 얹혀살던 사직동 시절의 경험을 소재로 하여 도시 빈민의 삶을 시트콤처럼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다양한 인물들의 말씨, 동작, 심리를 세밀하게 포착하여 김유정 특유의 익살과 해학으로 생동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사실주의 문학정신에 입각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1935년 7월 17일부터 7월 31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다가, 1938년에 단편집 『동백꽃』에 수록되었다. 만무방은 염치없이 막돼먹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김유정 특유의 해학성을 배제하고, 일제강점기 착취당하는 농촌의 참담한 현실을 반어적으로 그리고 있다. 식민지 농촌에 가해지는 제도의 가혹함과 순진한 인간들의 반항, 불가피한 생존 문제, 농촌 청년들의 불건전한 일확천금의 꿈 등을 그리면서도 계급투쟁적인 저항의 경직성을 드러내지 않고 당

1935년 1월 3일,「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1등으로 당선된 후, 1935년 3월 2일,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 신춘문예 가작 입선작품으로 5회에 걸쳐 연재되면서, 당시 27세의 김유정은 무명에서 일약 천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등단했다. 금광을 모티프로 인간의 물질적 욕망과 인간 심리의 갈등 구조를 그린 작품으로, 인간의 탐욕이 집약된 금광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대조를 이루면서 비극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작가가 작고하기 한 달 전 1937년 2월 <여성(女性)> 11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식민지치하의 궁핍한 농촌에서 도시로 무작정 나왔지만 절대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덕순이와 덕순이의 아내, 쓰라린 가난과 무지에 대해 눈물보다 씁쓸한 웃음을 삼키게 하는 작가의 역설적 해학, 김유정 특유의 토속적 문체와 간결한 구성의 소설미학이 돋보이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