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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가지라도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용의주도하게 계획된 것이다. 동정호의 호반에 살던 한 학자(學者)가 검은 그림자들에게 살해당한 일도... 이름 없는 한 전장에서 그리 많지 않은 은자를 강탈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도···, 그리고 장안 북단의 허름한 주루의 주인이 철저한 왼손잡이이고 그 아내가 역시 왼손잡이이며, 그를 찾아온 사내역시 왼손잡이라는 사실도···. 제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돌발적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만수(萬獸)의 겁(劫). 이른바 일만(一萬) 마리의 야수(野獸)들이 뒤엉켜 천하를 난세로 몰아넣는 수많은 가문(家門)과 가문의 처절한 암투이며, 또한 조직(組織)과 조직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다.

여기, 문(文)의 아홉 개 하늘(九天)라 불리는 구대서고(九大書庫)가 있다. 광활한 중원대륙에 글(書)이 생긴 이후 만들어진 모든 서책들이 모여 있는 아홉 개의 대서고, 진시황제(秦始皇帝)의 분서갱유(焚書秔孺)라는 참화 속에서도 이 구대서고만은 그 서책들을 잃지 않았다. 해서 그 안에 쌓여진 엄청난 분량의 책들 중에는 천하의 운명을 판가름을 온갖 비서(飛書)조차 즐비했는데.... 이 이야기는 구대서고를 주유(周遊)하는 한 소년, 옥천기로 부터

그들은 난세(亂世)를 원했다. 그들은 결코 천하의 화평을 원하지 않았다. 천하가 어지러워야 그들이 기용(起用)되어 은자를 벌어들일 수 있고, 그것만이 그들의 생업(生業)이기 때문이다. 살인(殺人), 방화(放火), 염탐(廉探), 이간(離間) 등의 목적을 위해 대가를 받고 일해 주는 어둠의 아들들, 일천칠백 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는 양대 인사가문(忍士家門)은 암중에서 역사의 흐름을 바꾸며 끝없이 격돌해 왔는데···.

석양(夕陽), 지는 해(日) 대명(大明) 만력(萬歷) 33년(三十三年) 동짓달 초이레, 하북성(河北省) 연경(燕京). 영락제(永樂帝) 이후 십이대 째 대명의 황도로 내려오는 번영의 대지 연경에는 지금 철늦은 스산한 가을비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음풍세우(淫風細雨)..., 비(雨)는 가늘었고 바람은 음산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억압한다. 그 빗속에 한 채의 고루거각(高樓巨閣)이 하늘을 찌를 듯 당당히 솟아 있었다.

신검령의 소주로 가공할 무예를 지닌 황성고검의 주인공이 펼치는 활약을 그린 장편무협소설. 중원 무림에 모습을 드러낸 주인공 소도성 앞에 철모르는 소녀 수아아가 나타나고,칠금선생을 찾으라는 계시에 그를 찾지만 그앞에는 무수한 위험이 도사리는데…

천하의 패권을 놓고 격돌하는 여덟 명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복수가 어우러진 기정무협의 걸작선. 무림이 탄생시킨 전무후무한 여덟 명의 절대강자, 팔왕(八王)의 대격돌로 천하는 다시 제 2차 팔왕의 난이라 명명될 엄청난 난세로 빠져든다. 일개 화공(畵工)이었던 주인공 유빙이 결국 감춰진 가문의 비밀을 풀고 천하 경영을 위한 대장정의 길에 오르는데…… 무림사상 최강의 고수들, 팔왕 중에서 과연 천하를 제패할 영웅은 누구인가?

천하에서 가장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으나, 음습한 운명의 손에 의해 가장 어두운 길(路)을 걸어야 했고, 그로 인해 이단사학(異端邪學), 좌도방문(左道榜門)의 어둠 속에서 성장하고, 지하(地下)의 제황(帝皇)이 되어야 했던 인물….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한 운명에 의해 이끌려 가야 했고, 끝내는 그 운명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제군(帝君) 사천극(邪天極)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어둠의 마황(魔皇)을 한 명 보았다. 검은 불사조(不死鳥)를 한 명 보았다. 치렁한 흑빛 피풍(被風)에 감추어진 새파란 욕망을 보았다. 창백한 얼굴의 검은 눈동자에서 타오르는 검은 야망을 보았다. 아아! 그렇다. 그는 치렁한 피풍 속에 새하얀 손을 감춘 아름다운 얼굴 뒤에 악마를 감춘 검은 마신(魔神)! 마도천하(魔道天下)의 욕망에 불타는 나신의 손아귀에서 무림은 또다시 혈풍(血風)에 휘말리는데…….

스스로 여난(女亂)속으로 뛰어들기를 즐기는 인간 괴물, 빙백헌(氷伯軒)의 풍운만장할 강호기행? 정절을 생명으로 여기는 여인이 있다면 단연코 이 사내를 피해야 할 것이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허나 그는 단순히 강호난봉꾼만은 아니다. 그는 대륙을 침묵시킬 힘(力)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누구보다도 따뜻한 정감을 지니고 있는 인간이기도 하다.

인간의 운명을 만남의 업보라 했던가? 잘못된 만남... 마도 무림사상 전무후무한 최강자와 정무의 더 이상 위대할 수 없었던 여고수와 의 만남. 이 만남은 극히 우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의 만남이 있으면 또 하나의 탄생이 있음을 뉘라서 모르겠는가. 마도 최강의 고수를 아버지로 두고 정도 최강의 여인영웅을 어머니로 둔 한 아이의 탄생... 이 이야기는... 이렇 게 시작된다. 만나지 말아야 할 남녀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