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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윤

2025.03.1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박태원은 도시를 읽었다. 다른 작가들이 책을 읽을 때 그는 거리를 읽었다. 그의 눈은 망원경이자 현미경이었다.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당겨 보고, 가까이 있는 것을 세밀하게 들여다보았다.

글씨를 쓰기 전에 그는 발로 글을 썼다. 경성의 거리를 걸으며 도시의 피부를 만졌다.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고, 간판의 글자를 읽고, 전차의 소음을 기억했다. 그의 원고지는 아스팔트였고, 그의 펜은 구두였다.

식민지 시대의 작가들이 농촌으로 눈을 돌릴 때, 박태원은 도시를 직시했다. 중심이 아닌 변두리를, 웅장한 것이 아닌 사소한 것을, 영웅이 아닌 보통 사람을 그렸다. 그에게 역사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켜였다.

박태원의 문장은 맑았다. 맑다는 것은 단순하다는 뜻이 아니다. 뜨거운 열정을 가라앉히고 차갑게 관찰한 결과였다. 그의 눈에는 감정의 안개가 끼지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려 했다. 있는 그대로를 쓰려 했다.

<모던시대> 저자 소개

서지윤 작품 총 2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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