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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작가의 사랑이야기를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사랑 이야기보다 다른 점이 더 눈에 들어왔어요. 회사 생활이 리얼하고 디테일해서 재밌었어요. 황은채와 유한영 이야기가 가장 좋았어요. 직장생활의 모든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것 같았고 좋은 사람도 좋지만은 않을 때가 있고 싫은 사람도 싫지만은 않을 때가 있고. 우리가 되는 순간. 이라는 제목에 딱 걸맞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박상영 작가의 퀴어 연작의 마지막 시리즈라는데, 이제 첫번째 편만 빼고 다 읽었다. 서럽게 직장생활을 하는 사회초년병들의 이야기, 잘 나가던 일자리 때려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 이야기 등등 퀴어라는 키워드를 빼고도 공감할 수 있을 포인트들이 많았다. 시키는 대로 일 잘하면 정직원 시켜줄거라는 믿음, 마음을 다해 사랑하면 상대방도 사랑해줄거라는 믿음, 신실하게 신앙을 지키고 십일조를 하면 복을 주실거라는 믿음. 소설 속에는 참으로 다양한 믿음들이 등장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런 믿음의 대부분은 어이없이 배신당하거나 보장받을 수 없는 것들일 뿐이다. 각자의 사연으로 만나 연인이 된 두 커플도 결국에는 희미하게 관계에 금이 가는 결말을 보여주면서 소설이 끝맺는다. 과연 두 커플은 어떻게 됐을까? 울고싶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고, 마옴속에 의문은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 처신을 담담하게 유지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유리판 같이 위태하고 아슬아슬한 믿음이라도 붙들고 자기 삶의 균형을 애써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는 것이 결국 우리들의 모습 아닐까. 명쾌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지 않는 결말이 현실적이라 마음에 들었다. _________ 짧지만 뜨거운 순간이었다. 어쩌면 내 인생 전부를 뒤흔들 만큼. 우리의 삶에, 남준과 나, 찬호와 한영의 삶에 아주 작은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 안간힘으로 일궈놓았던 삶이 손톱만한 균열로 말미암아 언젠가 모조리 무너져내리고 말 거라는 사실을 나는 직감했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한영을 만나기 전 Y의 장례식장으로. 아니, 나를 실장님이라고 부르는 남준을 만났던 오래전 그 스튜디오로. 실패도 배신도 겪지 않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게 내 행복의 비결이라고 믿었었는데. 사실 나는 후회하는 것도, 걱정하는 것도 두려워 생각을 멈춰버린 소금 기둥 같은 존재에 불과한지도 몰랐다. 믿음에 대하여 | 박상영 저 #믿음에대하여 #박상영 #문학동네 #퀴어문학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해설을 읽다보면, 내가 읽었던 책이 맞나 싶다….본격 사회비판 르포소설같이 해설 씀… 암튼, 술술 읽히고, 연작이라 꼬꼬무같이 추리소설 기분도 남. 20대 시절 느낄 수 있어 하루에 다 읽음. 전작만큼 좋네요.
언제나처럼 웃으면서 울면서 읽었어요
박상영은, 대도시의 사랑법을 능가하는 작품이 없는 것 같다. 많은 내용이 담겨 있는데, 그 내용이 하나로 뭉친다기보다는, 정신없고 흩어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서늘한 감각을 주는 건 여전히 좋지만, 박상영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마술 같은 순간, 그 순간을 잡아 내는 장면은 이전에 비해서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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