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6 상세페이지

6

민음의 시 204

  • 관심 2
소장
종이책 정가
12,000원
전자책 정가
30%↓
8,400원
판매가
8,400원
출간 정보
  • 2014.09.12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4만 자
  • 4.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37458071
ECN
-
6

작품 정보

존재의 비극 속에서 맑아진 언어
‘투명한 서정’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적 힘과 매혹


2011년 《세계의 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성동혁의 첫 번째 시집. “맑은 슬픔”, “액체화된 감각”, “병실의 난간에서 천천히 건조해져 가는 수건 같은 이 고통의 세계”라는 찬사를 받으며 등장한 시인 성동혁. 일상에서 죽음을 간과하지 않는 자의 삶이 시적이라면, 다섯 번의 대수술을 받으며 시적인 삶을 살아온 성동혁은 여섯 번째 몸으로 이 첫 시집을 썼다. 제목 ‘6’에는 생사를 가르는 다섯 번의 경험 이후 다시 시작된, 여리고 소중한 숨 같은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쌍둥이」로 시작해 「쌍둥이」로 끝나는 이번 시집은 4부, 총 67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쌍둥이」와 「6」처럼 이 시집에는 같은 제목을 가진 두 편씩의 시가 실려 있는데, 이러한 거울 이미지는 시편들뿐 아니라 시집 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콘셉트 중 하나다.『6』의 투명한 서정은 독자들의 마음에 얼룩진 슬픔도 지워낼 것이다,

“나는 이 꽃을 선물하기 위해 살고 있다”
「수선화」, 「라일락」, 「리시안셔스」, 「라넌큘러스」……. 그중에서도 단 한 줄로 이루어진 시「꽃」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언 강 위에서 춤을 추는 나의 할머니

“언 강 위에서 춤을 추는 나의 할머니”의 몸짓을 짓고 있는 성동혁의 「꽃」. 그리고 여기, 아름다운 한 청년이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나는 이 꽃을 선물하기 위해 살고 있다” 이 시집은 당신에게 온 희귀한 선물이다.


눈을 기다리고 있다
서랍을 열고
정말
눈을 기다리고 있다
내게도 미래가 주어진 것이라면
그건 온전히 눈 때문일 것이다
당신은 왜 내가 잠든 후에 잠드는가
눈은 왜 내가 잠들어야 내리는 걸까
(중략)
나는 이 꽃을 선물하기 위해 살고 있다
내가 나중에 아주 희박해진다면
내가 나중에 아주 희미해진다면
화병에 단 한 번 꽃을 꽂아둘 수 있다면
-「리시안셔스」에서

“그리워도 연필을 깎지 말고”
『6』에는 또, 시인의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쓴 러브레터도 있다. 「숲」에 심겨진 나무 같은 문장들을 읽고 있으면 시인이 아닌 독자 누구라도 마치 할아버지 앞에서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이처럼 조그맣고 순정해진다.


연필을 깎을 땐
숲이 슬피
우는 소리가 들린다
촛불만 봐도
아이 현란해, 방으로 들어가는
촌스러운 아가씨를
밤은 쓰다듬어 준다
(중략)
나의 따뜻한 여인아
바쳐 드릴게요 이젠 잊고, 마시오
서로를 외롭게 바라보고
그리워도 연필을 깎지 말고
아이들과 누워
작과 희귀한 질문에 대답해 주시오
-「숲」에서

“거울을 보면. 숨이 차고”
시인의 약하고 여린 몸은 꽃을 키우는 마음을 주었지만, 당연하게도 고통과 슬픔과 끊임없는 한계의 상황을 함께 주었다.


거울을 보면. 숨이 차고
젖은 아스피린과 가 보지 않은 옥상이 보인다
오래 마주치기엔 서로 흐르고

대신 나는 이가 투명해. 표정을 잃을 때마다 사라지는 다리
골반까지 반복되는 거울

(중략)

스위치를 켜면. 물이 우르르 밝다
오늘이 짙고 밤이 숨차고
창문을 상상한다
방의 동공이 크다
-「그 방에선 물이 자란다」에서

물속에 있는 듯 못 견디게 숨이 차고 끊어질 듯한 감각을 성동혁의 폐와 몸은 수시로 느낀다. 해일이 끓어오르고, 화병이 깨지고, 종이가 찢어지는 물질적 폭동, 감각적 소동은 성동혁의 세계에서 ‘상처 받기 쉬운 존재’, ‘고통이 느끼는 몸’이 가진 강렬한 표현력이자 표현 그 자체다. “도자기는 자주 깨지는 가구다/ 고정된 가구는 없다”(「창백한 화전민」)라는 시의 문장이 ‘인간은 자주 깨지는 존재다. 고정된 인간은 없다.’라는 진술로 우리에게 옮겨질 때, 더 날카로워지고 더 아슬아슬해지는 촉각적 경험이 의미에 앞서 온다.

아픔과 고통은 몸을 가진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내지만 그렇기에 어떤 능력이고 어떤 가능성이다. 그 시적 가능성 속에서 한 사람의 몸이 인류의 알몸으로 벗겨져 나타나는 시간이 찾아온다. 성동혁이 썼듯이, “나는 너를 사랑해”라는 사랑의 선언은 “내가 네게 명명한 폭력”(「6」)이었다. 사랑은 존재를 상처받기 쉬운 상태로 만들며, 그래서 ‘더’ 상처 받고 ‘더’ 상처 입힌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상처 받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은 상처를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더’ 찢어지게 하여, 존재론적인 변이와 전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성동혁이 그렇게 찢어지는 사랑의 통각 속에서 사랑을 지속하며 다시 계속하고자 한다는 것, 그것은 그의 존재론적 투쟁이고 시적 모험이다. 상처를 찢는다는 것, 그것은 한계를 찢는다는 것이다.

시인의 말

이곳이 나의 예배당입니다.

추천의 말

성동혁의 시는 물속 같다. 공기 속 같다. 들리지 않는 소리 같다. 만져지지 않는 감촉 같다. 이런 성동혁의 언어를 액체화된 감각이라고 부르고 싶기도 하다. 최저음부를 잡아내는 감각. 얼핏 보면 고요하고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시를 읽어 나가다 보면 느껴지는 기이한 슬픔에서, 그것이 들끓어 오르는 격렬함을 가라앉힌 손만이 쓸 수 있는 언어임을 알게 된다. 간명하고 투명한 언어에서 관념이 아닌 체험의 지점이 육화되었다는 것, 오랜 시간 언어에 몰두한 흔적을 알 수 있다. “간헐적으로 살아 있는 것 같다”는 것은 한 인간에게는 고통일 수 있지만 시인에게는 축복일 수 있다. 시인은 고통을 제 몸으로 살아 내고 가라앉혀 언어를 ‘보는’ 자이므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없는 것을 듣는, 아니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고 들을 수 없는 것이 들리는 몸이라면, 그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이원(시인)//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심사평에서

병원에서 병을 고쳐 나가는 사람이 있고 장례식장으로 가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그 외에 또 다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병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병원의 엘리베이터와 복도와 방들을 허깨비처럼 평생 떠도는 사람 말이다. 병과 병원의 세계에 침잠하고 있는 성동혁의 시는 이 세 번째 사람에게서 흘러내린 그림자 같은 느낌이다. 더 이상의 생경한 고통도 없고 방문해 줄 새로운 손님도 놀라움도 없는 그런 세계는, 추락하지도 궤도를 이탈하지도 못하고 똑같은 길을 수없이 오가는 폐기된 인공위성의 몸짓으로 단어들과 행들을 움직여 나간다. 올해 신인상은 병실의 난간에서 천천히 건조해져 가는 수건 같은 이 고통의 세계를 선택했다. -서동욱(시인?문학평론가)//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심사평에서

성동혁의 작품들은 그냥 ‘맑은’ 언어가 아니라 존재의 비극 속에서 ‘맑아진’ 언어를 획득하고 있다. 그의 시가 보여 주는 맑은 슬픔은 재생(再生)의 약효를 가진 액체처럼 슬픔의 얼룩을 지운다. 얼룩을 환한 부분으로 밝히는 그의 언어는 얼룩을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얼룩을 가장 천진하게 들여다봄으로써 생겨난다. 그의 시의 서랍을 열면 서랍이 길 것이란 예감을 하게 된다. 그것은 그가 실존적 슬픔 속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로 끌고 가려는 시적 의지와 새로운 시작을 매번 해낼 수 있는 어린이의 내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조금 망설이고 있는 듯도 하지만, ‘투명한 서정’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적 힘과 매혹이 그의 시에서 이미 발아하기 시작했다고 나는 느꼈다.
김행숙(시인)//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심사평에서

작가

성동혁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85년
학력
동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 석사
대진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데뷔
2011년
수상
2011년 제5회 세계의 문학 신인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뉘앙스 (성동혁)
  • 점프 점프 하늘 킥! (전성현, 성동혁)
  • 6 (성동혁)

리뷰

3.8

구매자 별점
9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 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링거액에 부서져 별처럼 흩어지는 풍경이 어떤 것인 지 알지 못하는 사람일 지라도, 아편성 진통제로 짙게 향기로운 꿈을 꿔본 적 없는 사람일 지라도, 본능적으로 생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먹먹해질만한 싯구들이 많습니다. 다음 작품도 꼭 보고 싶습니다.

    nan***
    2015.02.03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민음의 시더보기

  • 반성 (김영승)
  • 오라 거짓 사랑아 (문정희)
  • 삼천갑자 복사빛 (정끝별)
  •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권혁웅)
  • 검은 표범 여인 (문혜진)
  •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
  • 스윙 (여태천)
  • 호텔 타셀의 돼지들 (오은)
  • 시소의 감정 (김지녀)
  • 오페라 미용실 (윤석정)
  • 시차의 눈을 달랜다 (김경주)
  • 몽해항로 (장석주)
  • 마계 (윤의섭)
  • 언니에게 (이영주)
  • 다산의 처녀 (문정희)
  • 타인의 의미 (김행숙)
  • 구관조 씻기기 (황인찬)
  •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김상혁)
  • 입술의 문자 (한세정)
  • 박카스 만세 (박강)

시 베스트더보기

  • 여름 피치 스파클링 (차정은)
  • 하늘과 바람과 별이 된 시인들의 한국 대표 시집 세트 (전9권) (윤동주)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윤동주)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 마중도 배웅도 없이 (박준)
  •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육호수)
  • 여름 상설 공연 (박은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이은규)
  • 신곡 세트 (전3권) (알리기에리 단테, 김운찬)
  • 온 (안미옥)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 우주적인 안녕 (하재연)
  • Just 15 (서희원)
  • 꽃이 지고 난 그날에 (임병철)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