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밤의 화학식 상세페이지

밤의 화학식

문예중앙시선 45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9,000원
전자책 정가
30%↓
6,300원
판매가
6,300원
출간 정보
  • 2017.09.13 전자책 출간
  • 2016.08.08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7만 자
  • 10.4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27808954
ECN
-
밤의 화학식

작품 정보

■ 책 소개
슬픔을 가지고 노는 문학, 눈물의 인간학
문예중앙시선 45호는 성윤석 시인의 『밤의 화학식』이다. 1990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아프리카, 아프리카」 외 2편의 시가 당선되어 등단한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지난 세 권의 시집(『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공중 묘지』『멍게』)을 통해 무상한 삶의 이면을 포착하여 그 의미와 무의미를 심문해왔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삶의 현장과 이면을 냉담할 정도로 차분하고 정직하게 응시하고 있다. 균열이 나고 마모되어 소멸해가는 삶의 구체적인 현장과 생생한 실물적 체험에 뿌리를 둔 시인의 시선은, 아픔, 슬픔, 외로움, 쓸쓸함 등과 같은 인간적인 정조들을 곡진하게 간직하고 있다. 집요하고 엄정해서 ‘고고학적 시선’이라고나 해야 할 이 시선을 시인은 과학의 수준으로까지 밀어 올린다. 그 과학은 존재들이나 삶의 풍경이 가지는 밀도와 환원과 결합 등을 따져보는 ‘화학’과 ‘물리학’에 바탕을 둔다. 그 실사구시의 과학적 정신은 다시 문학과 인간학의 품으로 회귀한다. 그 문학은 “귀신같이 슬픔을 가지고 노”(「눈물의 지형」)는 문학이며 “자신의 슬픔에 어떤 화학식이 세워지는지”(「화학자)」를 정직하게 따져 묻는 눈물의 인간학이다.

밤에서 또 다른 밤으로 가는 한 남자의 절규
“사람이라서 얻은 설움의 끝”(「최후의 생각」)에서 쓰인 『밤의 화학식』은 무엇보다도 눈물과 슬픔의 시집이다. 시집에서 이 눈물과 슬픔의 정조는 우선 마모되고 소멸해가는 ‘먼지’ 같은 외로운 존재들과 쓸쓸한 삶의 풍경으로부터 기인한다. “먼지 속에서 살다, 먼지가 되는 세상의 수다들”(「먼지의 화학식」), “미세 먼지로 만든 사막 같은 당신”(「먼지의 화학식 3」)이라고 시집은 말한다. 한편 『밤의 화학식』에 나오는 모든 존재들은 “지구에 혼자 있”(「바늘구멍 안이 만들어낸 상에 대한 광학적 측면」)으면서 “늘 ‘사라지려 하는 일’을 몸속에 가둬놓고 있”(「갈륨 Ga」)다. 혼자 있는 모든 존재들의 삶은 어김없이 균열이 나고 마모되어 소멸을 향해 치닫는다. 빛나고 반짝이는 것들조차 소멸의 그림자를 두르고 있다. “사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며 “빛나는 것은 소멸한 것, 소멸해가는 것”(「산소 O」)이라고 시집은 노래한다. 소멸은 밤의 작업에 속한다. 모든 것은 밤 속에서 어김없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이 밤 속에서 무언가를 향해 절규하는 한 사내의 모습이 출현한다. 그는 “대부분을 실패”(「실험 노트」)한 그런 삶을 산 사내다. 그가 속한 밤은 낮으로 가는 밤이 아니라 또 다른 밤으로 가는 밤인 듯하다. “밤은 밤에게로만 가는구나. / 당신이 당신에게로만 갔듯이”(「종이피로」) 또 다른 밤으로 가는, 출구가 봉쇄된 밤에 사내는 울부짖는다.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겠어.”(「밤의 화학식」)

시, 슬픔을 연금하는 과학
『밤의 화학식』에서 규정된 화학의 정의, “문학을 현장에 부려놓으면 화학이 된다. 그것은 화학이다.”(「글자들」)에 의하면 ‘문학/시’는 현장에 부려놓아진 과학이고, ‘문학/책’이란 “세상의 눈물로 만든 얼음 고체”(「물질의 최종 구조에 대한 무례한 질문」)다. 곡진한 삶의 현장에서 ‘눈물이 직조해낸 얼음’이 바로 시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시란 “글자들이 환원”(「글자들」)되는 삶의 현실을 질료로 삼아 슬픔을 연금하는 과학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밤의 화학식』은 「물질의 최종 구조에 대한 무례한 질문」에 대한 시인 나름의 실험적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물음이 무례한 것은 ‘물질의 최종 구조’란 바로 이 세상의 최종 구조이자 삶의 최종 구조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그 구조를 물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시인은 무례한 물음을 운명처럼 던진다. 블랑쇼에 의하면 ‘시는 추방’이고 ‘시에 속하는 시인은 바깥을 떠도는 영원한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즉, 시인은 이미 세계의 바깥, 바깥의 세계로 추방된 자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눈물과 슬픔으로 얼룩진 이 세상과 삶의 최종 구조를 ‘견딤’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 굴욕을 참았”(「화학적 거세」)던 사마천의 역사 쓰기와 마찬가지로 “시도 그런 것”일 터이다. 밤 속에서 어둠에 눈이 멀어 걷고 또 걷는 인고의 삶, “별빛의 이끌림과 달의 당김에 몸을 맡기고 / 희석된 화학 소주에 혈관을 다 내준 뒤, 걸어 걸어 가”(「최후의 생각」)고 있는, 밤의 어둠 속에서 스스로 “등이 되어 가야 하”(「칼슘」)는 그런 삶. 이러한 인고의 삶은 “뒤로는 어둠을 제압하고, 앞에서는 우는 사람을 안고 있”(「텅스텐 W」)는 ‘백열구’의 빛 같은 삶일 것이다.

사랑을 믿는 밤의 화학자
서로 떨어져 외롭게 뒹굴고 있는 각각의 입자들을, 존재들을 결합시키는 것은 이 시집에서 눈물이나 눈물방울, 혹은 빗방울 같은 동일한 이미지의 계열체들로 변주되고 있는 ‘눈/물(방울)’의 이미지로 조형되어 있다. 그렇다면 『밤의 화학식』에서 이 물방울의 이미지는 중의적이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슬픔으로부터 연유하는 눈물의 변주이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외로움과 슬픔을 녹여내는 촉매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단 한 방울의 비만으로도, 나는 당신에게로, 다 갈 수 있어야 합니다. - 「은 Ag」부분
당신을 만날 때마다 비가 오는 건지 / 비가 올 때마다 당신 만나는 건지 -「실험실」부분

『밤의 화학식』에는 이러한 ‘눈/물’의 이미지를 통하여 서로 분리되었던 입자들이 비로소 결합 가능하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그 결합은 또한 내가 당신에게 다가가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시인은 그 길을 “다 가는 것, 다가가는 것, 다 가서야 가는 것”「은 Ag」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이 시집에서 ‘눈/물방물’은 당신과의 이별인 동시에 결합을 상징한다. 이러한 물방울의 이미지 속에서 저 ‘또 다른 밤’은 이제 밤 속에만 갇히지 않게 될 듯하다. 물론 밤은 또다시 밤으로 이어지겠지만, 적어도 저 ‘눈/물방울’의 매개로 인해서 ‘또 다른 밤’은 이제 최소한 견딜 수 있는 밤이 될 것이다. 그는 사랑을 믿었던 자, 믿고 있는 자이기 때문이다.


창밖 꽃잎 속 허방들이
떨리며 울고 있을 때였단다.
벽시계와 형광등과 흰 벽들과 나무들과
지붕들과 창문들이 모두 눈동자를 가질 때였지.

시외버스들이 시외버스 속으로 들어가고
버스 속 내부 기관들을 지탱하는 접착제들이
미세하게 녹아 벌어지는, 아, 하고 벌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때였단다.

그때 봄비가 내렸단다.
봄비의 빗방울 하나하나를 다 세고
오! 빗방울은 모두 저마다의 소리를 내고

구름과 바닷속 물고기들의 부레가
부어

모두 부풀어 우는 세계가 오고 있었단다.

― 「사랑」 전문

작가

성윤석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66년
데뷔
1990년 한국문학 신인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그녀는 발표도 하지 않을 글을 계속 쓴다 (성윤석)
  • 당신은 나로부터, 떠난 그곳에 잘 도착했을까 (성윤석, 최갑수)
  • 밤의 화학식 (성윤석)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문예중앙시선더보기

  • 첫눈은 혁명처럼 (송종찬)
  •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박지웅)

시 베스트더보기

  • 여름 피치 스파클링 (차정은)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윤동주)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 하늘과 바람과 별이 된 시인들의 한국 대표 시집 세트 (전9권) (윤동주)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 마중도 배웅도 없이 (박준)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육호수)
  •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김경미)
  • 여름 키코 (주하림)
  • 여름 상설 공연 (박은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이은규)
  • 신곡 세트 (전3권) (알리기에리 단테, 김운찬)
  •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 우주적인 안녕 (하재연)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