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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4일 오후 3시 이후 죽는다.” 세계적인 젊은 미녀 유전자 공학자가 의문의 피살체로 발견된다. IoT 앱을 통해 그의 모바일에 저장된 암호 같은 기묘한 살인 예고문자 14자. DNA 융합으로 갑자기 큰돈을 번 중소기업에 기상천외의 방법으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미국 수재 학교 토마스 재퍼슨 동창들의 얽히고설킨 사랑과 증오. 첨단 과학의 현장에는 과학으로 풀수 없는 인간 심리의 고뇌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의문과 공포의 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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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크래프트 서클”은 H. P.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폭풍으로부터」에서도 호지슨은 흥미로운 해양 크리처를 선보입니다. 호지슨의 바다는 냉혹한 공포의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선 조물주가 신이 아니라 그것 즉 괴생명체가 신입니다.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가 잠들어있고 심해인 ‘디프원’이 숨 쉬는 바다보다도 더 무자비한 환경인데요. 짧은 분량의 「폭풍으로부터」는 괴생명체의

얀 네루다의 「뱀파이어」는 분량은 짧지만 뱀파이어 문학의 계보에서 긴 여운으로 언급되는 단편. 병든 딸의 요양을 위해 프린키포 섬을 찾은 한 가족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일인칭 화자는 섬으로 오는 배에서 이 가족과 만나 일행이 된 남자. 병든 아가씨는 어머니와 아버지 외에도 약혼자까지 지극정성으로 옆에서 보살핀다. 그런데 역시나 배에서 만났던 그리스인 화가가 이 가족에게 예기치 않은 파국을 가져온다.

의사인 앨번 버락은 친구 카잘렛의 대저택을 방문한다. 대저택이긴 하나 영락해가는 귀족 가문의 건물로 노인 몇 명이 집안일을 근근이 돕고 있다. 외출 중인 친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깜박 잠이 들었던 버락은 평생 잊지 못할 섬뜩한 광경과 마주한다. <책 속에서> 이 이야기가 영국에서 출간된다면, 영국의 엄격한 명예훼손법이 내게 약간의 곤란을 줄 것이기에 간단한 서문을 통해 등장인물이 모두 허구임을 밝히고 행운을 빌어야겠다. 왜냐하면 등장인물은

화자가 누군가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옮기는, 울콧의 유령 단편에서 흔한 방식을 취한다. 한밤중에 길에서 자동차가 고장 나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자매가 인근의 폐가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겪는 이야기다. <책 속에서> 이것은 요전날 밤에 들었던 그러니까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유령 이야기다. 금세기 들어 아직 첫 10년이 지나지 않았던 시기 어느 10월의 쌀쌀한 밤이었다. 두 자매가 자동차를 몰고 케이프 코드 도로를 가다가 자정 직전에 그만 차가 고

남북전쟁에서 작가 비어스가 지형 전문가로 복무했던 경험이 반영된 단편이다. 전장에 초점을 맞춘 비어스는 종종 그 앵글 밖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는데, 이 단편도 여기에 속한다. 전쟁의 공포를 이겨내려는 조지 서스턴 중위, 어떤 상황에서도 팔짱을 끼고 꼿꼿한 자세를 취하는 이 남자의 기벽을 선뜻 이해하긴 어렵다. 다만 전쟁뿐 아니라 삶의 공포 앞에 선 인간으로 보면 조금은 이해하기 쉬워질지 모르겠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막간의 그네 위에서

어느 시골 공장에서 일하는 알렉산드라 이바노브나는 자신을 향해 개라고 도발하는 동료와 한바탕 싸우고 기분이 좋지 않다. 집으로 돌아온 이바노브나는 스테파니다 노파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눈다. 이들의 만남에서 전해지는 어딘지 묘한 분위기. 한명은 개와 늑대를 연상시키는 여자 또 한 명은 까마귀와 그 예언능력을 연상시키는 노파. 개인지 늑대인지 모호한 개와 늑대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러시아의 민담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

「파장」은 우리 옛 시골 장터에서 빠지지 않던 약장수와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장이 서면 사람들을 모아놓고 수상쩍은 약을 파는 돌팔이 약장수는 인정머리라고는 없는 냉혹한 인물이다. 이런 약장수가 평생 처음으로 한 여인에게 친절을 베푼다. 그리고 이 친절이 불러온 것은 공포와 슬픔이다. <책 속에서> 그곳은 작은 지선이 지나는 기차역에서 5킬로미터쯤 떨어진 요크셔 최북단의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은 발전하기보다 그저 묵묵히 자존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