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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편한 책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달에 걸쳐 드디어 다 읽었네요. 책을 쌓아두는 것만 좋아하지, 읽는 것엔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빨리 읽는 편도 아니라서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영문학과 출신이라 학부에 재학 중일 때, David Herbert Lawrence의 『Sons and Lovers(아들과 연인)』를 배우다가 이 작품을 알게 되었어요. 그땐 워낙 공부해야 할 양이 방대해서, 이 책을 읽고 싶어도 읽지 못했는데, 사회인이 되고 나서야 읽게 되었네요. 책의 주요 인물인 코니와 멜러스는 귀족과 노동자라는 커다란 계급 차이를 극복해야만 했는데, 실제 D. H. Lawrence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교사(중류 계급)와 광부라는 계급 차가 있었죠. 그래서 D. H. Lawrence는 어린 시절, 계급 차가 유발하는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 성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모든 애정을 D. H. Lawrence에게 쏟게 되며 그의 여성관계와 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죠. 독서에 큰 재능이 없는 것 같은 저는, 채털리 부인의 연인(상), (하)의 독서 시간을 전부 합친 것 중 80%를 (상)을 읽는 데 투자했던 것 같아요. 중반 이후부터 더욱 재밌어지네요. 중간중간 지루한 논의들이 계속되고 인물들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장문의 서술이 있는데, 굳이 그걸 다 읽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걸 완벽히 이해하려고 집중해서 읽고 또 읽다 보면 책이 너무 지루해져서 손에서 놓게 되더라고요.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역사상 대표적인 금서였습니다. 첫번쨰는 하체 불구 남편을 둔 귀족 부인과 신분이 미천한 산지기 노동자와의 사랑이요, 두번째는 성애 묘사가 적나라하고 섬세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마광수 교수의 소설처럼 당시 사회적 관행에 발칙한 도발을 하는 동시에, 금기시하던 성적 담론을 공개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울창한 숲 빗속에서 두 남녀가 나체가 되어 나눴던 정사가 떠오릅니다. 글쎄요. 그것을 음담패설로 볼 것이냐, 예술과 자유로 볼 것이냐는 독자의 몫이겠습니다. 다만, 작가 로렌스는 귀족의 허례허식과 정절이란 굴레 속에 얽매인 당시 여성상에 대한 비판이자 도전작을 내놓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 작품성도 있지만, 성적 수위 때문에 명작의 반열에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고 여성의 성적 자유를 표방했던 작가의 정신이 묻어났기 떄문입니다. 무엇보다 읽는 재미가.....읍읍읍....하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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