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선택된 자연 상세페이지

선택된 자연

생물학이 사랑한 모델생물 이야기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4,800원
전자책 정가
30%↓
10,300원
판매가
10%↓
9,270원
출간 정보
  • 2020.03.02 전자책 출간
  • 2020.02.25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4.7만 자
  • 25.4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34985976
ECN
-
선택된 자연

작품 정보

"모델생물은 과학사의 방향을 완전히 뒤바꿔놓기도 한다!"

26종의 모델생물이 펼쳐보이는 생물학의 여정, 과학과 사회



우수과학도서 《플라이룸》의 저자인 초파리 유전학자 김우재가 이번엔 26종의 모델생물들과 함께 독자들을 찾아왔다. 모델생물이란 초파리, 예쁜꼬마선충, 애기장대, 효모, 쥐, 제브라피시처럼 생물학의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특별히 선택된 생물이다. 우리가 작고 사소하게 여겼던 이 생물들은 자연에 숨겨진 비밀들을 보여주며, 때론 과학사의 방향을 완전히 뒤바꿔놓기도 한다.

저자는 26종의 모델생물을 중심으로 모델생물의 독특한 특징, 놀라운 과학적 발견과 생물학의 흐름, 선택의 주체인 과학자의 삶을 조화롭게 엮어 풀어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풍부한 생물학적 지식을 얻을 뿐만 아니라 모델생물과 함께 자연의 비밀을 발견하는 순간을 만나고, 과학자와 함께 생물학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10. 책 속에서

어쩌면 다윈이야말로 모델생물에 관해 가장 할말이 많은 학자일지 모른다. 자연사의 전통에서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의 야생동물을 관찰하던 그가 자연선택에 관한 가장 결정적인 확신을 얻게 된 것은 당시 육종가들이 기르던 개와 비둘기 따위의 모델생물 때문이었다. 다윈은 모든 종을 연구하고 나서 《종의 기원》을 집필한 게 아니다. 그는 선택된 몇 종의 생물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위대한 생물학의 원리를 발견했다. 즉, 다윈은 ‘선택된 자연’에서 ‘자연선택’의 원리를 얻었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의 생물학자는 자연에서 선택된 단 하나의 종을 연구하다 죽는다. 생물학은 ‘선택된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_10-11쪽



생물학자들은 자신을 ‘면역학자’라든가 ‘유전학자’ 등으로 거창하게 소개하곤 하지만, 그건 생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나 소개할 때의 일이다. 생물학자들끼리 만나는 장소에서 “저는 유전학을 연구합니다”처럼 구태의연한 수사는 없다. 그런 어이없는 소개를 들은 상대방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뭐로 연구하시는데요?” _17쪽



생물학자들은 모델생물 없이는 아무 일도, 아무 발견도 할 수 없다. 게다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쥐로 선행 연구가 필요하고, 생쥐의 유전자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초파리 유전학이 필요하며, 초파리 유전학의 발견이 예쁜꼬마선충과 제브라피시에서의 발견들과 융합되었을 때에만 생물학은 일보 전진할 수 있다. 인간의 질병 치료를 위해 생물학이 필요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바로 그 생물학은 여러 모델생물에서의 발견들이 융합되었을 때에만 진보한다. _20쪽



물리학자이자 전기생리학자였던 에너지 일원론자 헤르만 헬름홀츠는 근육에 관한 전기생리학적 연구를 위해 개구리를 선택했고, 이 동물을 ‘오래된 과학의 순교자’라고 칭했다. 전기뱀장어나 비둘기, 혹은 다른 온혈동물들에서 고군분투하던 헬름홀츠에게 개구리는 완벽한 동물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생물학자들에게 있어 모델동물이란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생물학자는 자연 일반에 대고 질문을 던지지만, 연구는 자신이 던진 그 특별한 질문에 가장 잘 답해줄 모델생물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질문의 종류에 따라 적합한 모델생물이 달라진다. 개구리와 전기생리학의 궁합은 그러한 역사를 잘 보여주는 예다. _46쪽



인간과 전혀 닮지 않은 이 연체동물이 기억과 학습, 신경가소성 연구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인간의 무의식, 리비도libido,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같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한 번쯤 들어본 사람들조차 비엔나 출신의 한 과학자가 이 작은 연체동물을 이용해 프로이트가 꿈꾸던 많은 것들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고, 또 규명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_89-90쪽



한국의 많은 학문적 성과가 서양, 특히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던 연구팀에 대한 편향적 관심은 이해하기 어렵다. 유명한 영장류 연구자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은 이를 당시 서구의 과학자들이 암묵적으로 공유하던 편견 때문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긴지는 사회를 개체의 집합으로 바라보는 다윈주의에 반대했고, 사회는 하나의 유기체라는 확고한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다윈주의가 생물학을 넘어 여러 학문의 기초가 되어가던 당시의 서구 학계에서 긴지의 이러한 관점은 이단으로 취급받았고, 그가 영장류학에 남겨놓은 수많은 업적은 오랫동안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없었다. _112-113쪽



스트라이싱어가 독야청청 제브라피시를 연구하기 시작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 수천 명의 물고기 연구자들이 인간의 유전질환과 신약개발, 암 연구 등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브레너, 벤저, 스트라이싱어, 이 세 명의 과학자들이 각각 선충, 초파리, 제브라피시를 모델생물로 정착시킨 배후에는 장기적인 투자, 실패를 용인하고 모험을 장려하는 과학정책, 그리고 과학적 질문을 던지고 이를 열정적으로 끈질기게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과학자 사회와 해당 사회의 분위기가 있었다. _135쪽



집쥐처럼 드라마틱한 반전을 겪은 모델생물은 과학사에서 흔하지 않다. 집쥐가 생물학자들에 의해 간택되기 전까지는 온갖 더러운 이미지들이 집쥐라는 명칭 속에 섞여 있었다. 근대의학의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조차, 집쥐에게는 테일러리즘이라는 노동자들에게 비극적인 이념과, 우생학이라는 생물학자들의 슬픈 과오와, 여성이라는 소수자에 대한 과학계의 차별이 스며들어 있다. _141-142쪽



육종의 역사에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개와 토끼 육종가의 차이다. 개 육종 분야에선 족보가 아주 중요하다. 즉, 혈통과 족보를 알 수 없는 개는 아예 대회 출전권조차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족보도 모르는 개들을 교배해서 아무리 외적으로 아름다운 개를 만들어봐야 소용이 없는 것이다. 반면에 토끼와 가금류 육종의 역사에는 그런 족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혈통보다는 생김새만으로 평가가 가능했다. 재미있게도 개 육종가는 대부분 중산층 이상에 속한 이들이었고, 토끼나 가금류 육종가는 가난한 농민들이었다. 두 집단의 경제적 계급 차이가 족보를 따지는 관습을 형성한 것인지 혹은 그 반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들이 사육한 동물을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 동물뿐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_165쪽



사회가 복잡해지고, 인류에게 과학이 선사한 풍부한 상식이 존재한 이후 대부분 사회적으로 합당한 결정의 배후엔 과학이 있다. 이제 정치인들은 근거가 빈약한 정책을 함부로 펼치지 못하며, 의사들은 효과가 없는 약을 환자에게 투여할 수 없고 법조인들은 과학이 제공하는 건강한 상식을 넘어서는 판결을 할 수 없다. 과학은 비인간적으로도 보일지도 모르는 건조한 발견들을 묵묵히 쌓으면서 사회를 지탱해왔다. 또한 근거에 기반한 토론과 합리성이야말로 사회적 합의와 진리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치며, 과학은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_239쪽

작가

김우재
국적
대한민국
학력
포항공과대학교 분자바이러스학 박사
포항공과대학교 분자바이러스학 석사
경력
한겨레 '야! 한국사회' 칼럼니스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꿈의 분자 RNA (김우재)
  • 과학의 자리 (김우재)
  •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령 (김소영, 김우재)
  • 선택된 자연 (김우재)
  • 과학하고 앉아있네 9 (원종우, 김우재)
  • 플라이룸 (김우재)

리뷰

1.0

구매자 별점
1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과학일반 베스트더보기

  •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레이 커즈와일, 이충호)
  • 코스모스 (칼 세이건, 홍승수)
  • 한국전문소생술 (대한심폐소생협회)
  •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챗 GPT (정진호, 박상길)
  • 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 (이케가야 유지, 김현정)
  • 우울할 땐 뇌 과학 (알렉스 코브, 정지인)
  • 모든 것이 양자 이론 (곽재식)
  • 수면의 뇌과학 (크리스 윈터, 이한음)
  •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김정훈)
  • 세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리처드 도킨스, 김동광)
  • 개정판 |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10만부 기념 개정판) (박상길, 정진호)
  • 통계학, 빅데이터를 잡다 (조재근)
  • 알고리즘, 패러다임, 법 (로레인 대스턴, 홍성욱)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김승욱)
  • 존재의 역사 (팀 콜슨, 이진구)
  • 브레인 에너지 (크리스토퍼 M. 팔머, 이한나)
  • 감각 측정에 관한 베버 페히너 법칙 이야기 (최행진)
  • 양자컴퓨터의 미래 (미치오 카쿠, 박병철)
  • 행동 (로버트 M. 새폴스키, 김명남)
  • 죽음의 역사 (앤드루 도이그, 석혜미)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