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상세페이지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문학동네 시인선 183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0,000원
전자책 정가
30%↓
7,000원
판매가
7,000원
출간 정보
  • 2022.12.27 전자책 출간
  • 2022.12.02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4만 자
  • 34.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54697491
ECN
-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작품 정보

“무엇이 두려운가

장미꽃이 활짝 피려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뒤돌아보는 시선에서 비로소 피어나는
두려움 없는, 지지 않는 내일의 시

문학동네시인선 183번으로 김상미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을 펴낸다. 1990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한 이래 박인환문학상, 지리산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공적인 차원으로 전환하여 생의 진실과 비밀에 마주치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자유로우면서도 절제된 시인의 화법, 유사한 시어의 반복을 통해 리듬과 변화를 창조하는 그의 매혹적인 표현법은 이제 어떤 경지에 이른 듯하다”(전봉건문학상 심사평에서)는 평을 받은 시인은 삼십여 년의 시력 동안 한시도 시의 곁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시세계를 공고히해왔다. 그런 시인이 이번 시집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에 이르러 “설사 시가 아니라 해도/ 삐뚤삐뚤, 비틀비틀, 넘어지고, 엎어지면서도/ 나는 계속 시를 써왔다”(‘시인의 말’에서)는 말을 증명하듯, 메마른 어제의 생에서 기어코 건져올린 시어들로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순정하게 시쓰기와 ‘시인 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제대로 입히고 먹여줄 게 시밖에 없어
뜬구름 잡듯 또다시 펜을 집어든다
(……)
허기지고 굶주린 시 속으로
미치고 미치다 꺼꾸러진 희디흰 뼛가루
그 위에 던져진 한 떨기 백합처럼
결코 나를 놓아주지 않을 시 속으로……
_「시인 앨범 7」 부분

시인이 지나온 어제는 그리 녹록지 않다. 그곳은 아이들이 “굶주려 죽어가”거나 “매맞고 버림받”은 채 “현실에 등돌”(「보이지 않는 아이들」)리고, “싸구려 환상들이 푸른 나무들을 좀먹고 분노한 바다들이 다정한 배들을 삼키고 있”(「거기, 누가 있나요?」)는 곳이다. 고단하고 거친 어제를 겪어낸 시인에게 세상은 “절대 영혼에 기대지 말고 내면의 모든 불협화음을 잠재”운 채 “그저 살아 있는 시체처럼”(「살아 있는 시체들의 나라」) 살 것을 종용한다.

그러나 “온몸과 온 마음에 비통과 회한뿐일 때”(「문학이라는 팔자」) 시인이 택하는 것은 영혼에 기대어 내면의 모든 불협화음을 다시금 일으키는 일, 다시 말해 문학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다. 점심값을 아끼고 처음 받은 용돈을 털어가며 사 읽었던 책들(「그리운 아버지」)과 지옥에 살고 있는 것만 같은 순간에 마주하게 된 시집들(「동네 서점에서」), “문학이라는 팔자”(「문학이라는 팔자」)를 타고난 이들이 남기고 간 작품들은 시인에게 시인으로서의 운명을 일깨워준다. “문학에 있어서나 삶에 있어서나 더럽게 불운하고, 더럽게 치열하고, 더럽게 품격 있고, 더럽게 자존이 강했던” 어제의 문인들은 하나같이 불우한 삶을 겪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시인에게 “그 지독한 불운과 죽음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문학을 건네준다. 그 바통을 넘겨받은 시인은 “내 팔자 또한 더럽게 춥고, 어둡고, 외롭고, 고달파도” “계속 문학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뜨거운 피가 솟구친다”(「문학이라는 팔자」)고 말한다. 시인에게 “시를 모른다는 건 존재의 가장 큰 비극”(「내일의 시인」)이기 때문이다.

내일로 가는 기차
나도 그 기차에 올라탔다
어제의 모든 나를 버리고
오로지 내일로만 향해 간다는 기차
(……)
이제 내게는 오로지 내일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끊임없이 뒤에 두고 온 집과 사람들
이제 막 꽃피기 시작한 라일락나무 위의 휘파람새
읽다 만 책, 쓰다 만 글들이 가슴속을 아프게 맴돌았다
_「내일로 가는 기차」 부분

끊임없이 내일을 그리는 시인은 그러므로 어제를 등지지 않는다. ‘문학이라는 팔자’를 지닌 한 어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오늘은 여태 도착하지 않았으므로 시인은 그저 “쓰고 또 쓴다”(「시인 앨범 6」). 남루하고 비정한 현실을 외면하고 내일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직시하고 고발하는 시쓰기를 이어나가며 내일로 나아갈 채비를 한다. “무엇이 두려운가/ 장미꽃이 활짝 피려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밖에는 비가 내리고」)고 말하며. 그렇게 내일을 기다리는 동안 시인은 저 스스로 자연이 되어가고, 그 땅 위로 꽃은 피어날 것이다.

진정한 시인은 이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에 다시 태어나 버섯 향기 물씬 풍기는 비에 젖은 숲에서 달빛을 만들어내는 사람 내일이면 그 달빛에 새로 태어날 시인들의 고백이 시작될 것이다 그 고백에 안장을 얹고 이 슬픈 시대를 가로질러 달려나가자
_「내일의 시인」 부분

시인은 어떠한 존재이고 어떠한 삶을 사는가? 김상미의 시편에는 유독 이러한 질문이 많다. 그는 시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시인됨을 끊임없이 되묻는다. (……)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는 시에 대한 시인의 갈망은 불가능, 한계, 무기력, 허기의 정동에 사로잡히게 한다. 도달할 수 없는 힘으로 인하여 (……) 허무에 이르는 자가당착을 반복한다. 그러나 “머리에서 발끝까지 제대로 입히고 먹여줄 게 시밖에 없”는 존재의 조건이라면 할 수 없음이 오히려 잠재력이 되어 시작을 추동한다. 시에 들리고 시에 몰입한 시인의 삶은 “돈키호테”처럼 비대한 자아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시의 지평을 염두에 둔다면 시인은 돈키호테가 아니라 끊임없는 과정의 고행자에 가깝다. 식어버리거나 타버릴 열정이 아니라 죽음 이후에도 남을 열망을 지녔다고 하겠다. 그렇기에 모든 시편은 항상 “허기지고 굶주린 시”에 불과하다. “결코 나를 놓아주지 않을 시 속으로” 간단없이 투신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김상미는 시에 생애를 기투하는 시인의 초상을 그려놓고 있다. 이는 단지 그가 경험하는 시인의 얼굴을 말함이 아니며 오히려 자기의 진실한 표정에 가깝다. 그만큼 의도한 “고백”(「내일의 시인」)의 발화 형태이다.
_구모룡, 해설에서

작가

김상미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57년
데뷔
1990년 작가세계 등단
수상
2003년 박인환 문학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김상미)
  •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김상미)
  • 하늘 아래 첫 이름 어머니 (최금진, 이승하)
  • 하늘 아래 첫 이름 아버지 (이재무, 최금진)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문학동네 시인선더보기

  • 아메바 (최승호)
  •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허수경)
  • 내간체를 얻다 (송재학)
  • 요즘 우울하십니까? (김언희)
  • 방독면 (조인호)
  • 터미널 (이홍섭)
  • 어른스런 입맞춤 (정한아)
  •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성미정)
  • 오빠생각 (김안)
  • 카니발 (조동범)
  • 연꽃의 입술 (장이지)
  • 우리의 야생 소녀 (윤진화)
  • 서봉씨의 가방 (천서봉)
  • 무기와 악기 (김형술)
  •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장석남)
  • 꼭 같이 사는 것처럼 (임현정)
  • 포이톨로기 (김병호)
  • 다정한 호칭 (이은규)
  • 열두 겹의 자정 (김경후)
  • 북항 (안도현)

시 베스트더보기

  • 여름 피치 스파클링 (차정은)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윤동주)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 하늘과 바람과 별이 된 시인들의 한국 대표 시집 세트 (전9권) (윤동주)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 마중도 배웅도 없이 (박준)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육호수)
  •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김경미)
  • 여름 키코 (주하림)
  • 여름 상설 공연 (박은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이은규)
  • 신곡 세트 (전3권) (알리기에리 단테, 김운찬)
  •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 우주적인 안녕 (하재연)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