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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상세페이지

안녕이라 그랬어

문학동네 소설집

  • 관심 256
소장
종이책 정가
16,800원
전자책 정가
29%↓
11,800원
판매가
11,800원
출간 정보
  • 2025.06.20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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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2.1만 자
  • 42.7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41610944
UCI
-
안녕이라 그랬어

작품 정보

“나는 김애란이 오랫동안 사회학자였고
이제야말로 유감없이 그렇다고 주장할 것이다.”
_신형철(문학평론가)

2022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좋은 이웃」,
2022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홈 파티」 수록

소설가 김애란이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이후 팔 년 만에 새 소설집으로 돌아왔다. “사회적 공간 속을 떠다니는 감정의 입자를 포착하고 그것에 명료한 표현을 부여하는 특유의 능력을 예리하게 발휘한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2022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홈 파티」와 2022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인 「좋은 이웃」을 비롯해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된 『안녕이라 그랬어』는 강력한 정서적 호소력과 딜레마적 물음으로 한 세계를 중층적으로 쌓아올리는 특장이 여전히 발휘되는 가운데, 이전보다 조금은 서늘하고 비정해진 김애란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소설집의 주인공은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많은 희곡 속 사건은 ‘초대’와 ‘방문’, ‘침입’과 ‘도주’로 시작됐다”(「홈 파티」, 42쪽)라는 소설 속 표현처럼, 이번 책에서는 인물들이 누군가의 공간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곳은 집주인의 미감과 여유를 짐작하게 하는 우아하고 안정적인 공간이거나(「홈 파티」), 값싼 물가와 저렴한 체류 비용 덕분에 한 달 여행이라는 “생애 처음으로 누리는 사치”를 가능하게 하는 해외의 단독주택이다(「숲속 작은 집」). 또는 정성스레 가꾸고 사용해왔지만 이제는 새 집주인을 위해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 전셋집이거나(「좋은 이웃」), 회사를 관두고 그간 모은 돈을 전부 털어 문을 연 책방이기도 하다(「레몬케이크」). 『안녕이라 그랬어』에서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그곳이 단순히 이야기의 배경으로 기능하는 게 아니라 인물들의 삶 그 자체와 같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방 한 칸’이 가지는 의미를 남다른 통찰력으로 묘사해온 바 있는 김애란에게 어떤 공간은 누군가의 경제적, 사회적 지표를 가늠하게 하는 장소이자 한 사람의 내력이 고스란히 담긴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장소이다. 때문에 이번 소설집에서 공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은 서로의 삶의 기준이 맞부딪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은, 달리 말하면 나로 살아온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사건인 것이다.
김애란은 「홈 파티」에서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24쪽) 타인의 공간을 방문하는 일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확장의 길이 될까, 아니면 서로의 기준을 꺾어 누르는 침입의 길이 될까. 어느 때보다 ‘나’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우리’로 나아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눈앞의 풍경과 나와 관계 맺는 사람이 돈으로 치환 가능한 숫자가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김애란의 질문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질문은 이렇게 바꿔 물을 수 있다. 공통의 포기와 낙담을 경험하고 다시금 새로운 출발선이 펼쳐졌을 때, 과연 그전과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지켜졌느냐고. 또는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지켜져야만 하느냐고. 그것은 바로 누군가에게 안녕과 평안을 묻는 일이 더없이 간절해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김애란식의 인사일 것이다.


정서, 인식, 사고 면에서 한 차원 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김애란의 빛나는 현재

『안녕이라 그랬어』의 주인공이 공간이라면, 이야기를 따라가는 우리는 소설 속 인물들과 나란히 낯선 공간에 초대된 방문객이다. 인물들이 새로운 곳에 발을 디딤과 동시에 감각이 예민하게 확장되는 것처럼, 우리 또한 김애란의 소설과 함께 어느 때보다 오감이 활짝 열리며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았던 것이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홈 파티」의 이연이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의 궤적을 그려온 ‘사회적 주류’인 오대표의 집에 초대되어 조심스레 그녀의 집안으로 걸어들어갈 때, 집안 곳곳에 놓인 가구와 인테리어가 어떻게 ‘서사적 윤기’를 자아내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챌 때, 그리하여 자신과 오대표 사이에 그어진 미세한 금을 매 순간 의식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둘러싼 주변의 정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연을 따라 오대표와 그녀의 지인들이 주고받는 눈빛과 표정, 대화의 뒷면에 과연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향해 깊숙이 고개를 내미는 김애란의 관찰력은 「숲속 작은 집」에서도 빛을 발한다. 「숲속 작은 집」의 ‘나’는 지금 남편과 함께 해외로 여행을 와 있다. 한 달간의 여행을 실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계속해서 미뤄온 신혼여행을 이번에 다녀오자는 명분과 더불어 얼마 전 ‘나’가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사실 덕분이지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가격이었다”(51쪽). 그렇게 떠나온 여행지에서 저렴한 현지 물가와 적은 숙박 비용에 만족하는 것도 잠시, ‘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불편을 느낀다. 매일 숙소를 관리해주는 여자가 자신과 비슷한 또래라는 것을 알고 난 후로 “나는 이국에서 마주한 노골적인 계급 차에 좀 쩔쩔”(66쪽)매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물가 낮고 물건 저렴한 건 좋지만, 그걸 만드는 노동력이 싸다는 사실만은 여전히 어색”(같은 쪽)하다는 사실 때문에. 그 여자에게 어떻게 팁을 줄 것인가와 그녀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는 바로 이러한 인식과 얽혀 있기에, 누군가에게는 쉽고 간단한 문제가 ‘나’에게는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이 총동원되는 거대한 문제가 된다.
상대와 자신이 계급적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인식 속에서 인물이 느끼는 감정의 거센 울렁거림은 이어지는 단편 「좋은 이웃」에서 복잡한 양상으로 한번 더 드러난다. 독서지도사인 ‘나’가 지금 당면한 문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인 시우가 곧 이사를 앞두고 있다는 것. 또하나는 자신 역시 이사를 가야 한다는 것. 차이가 있다면 시우의 가족은 ‘내 집’을 마련해 넓은 평수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고, ‘나’는 몇 년 사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간 시우를 가르치며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껴왔지만, 막상 시우의 어머니로부터 이사한 뒤로도 계속 시우를 가르쳐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설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우리에게 매섭게 다가오는 질문은 이런 것이다. ‘과연 좋은 이웃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김애란은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의 조건들 속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또는 불가능성을 탐색한다. “공동체, 이웃, 연대”(125쪽) 등의 단어가 소설 속 인물의 입을 통해 정직하게 발설될 때, 우리는 당연하고 익숙한 그 가치가 최근 몇 년간 어떻게 부서져왔는지를, 그리고 무엇이 그것을 가속화해왔는지를 새삼 통렬히 실감하게 된다.


우리 나약한 이들에게 안녕과 평안을 묻는
지금 우리 시대의 인사

타인과 자신의 다름에 대해 날카롭게 인식하는 인물들은 다른 소설에도 등장한다. 「이물감」 속 은행원인 기태는 후배들과 대화를 하다 참지 못하고 그들이 자신과 다르게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앞 세대로서 한마디 ‘조언’했다가 이내 후회하고, 「레몬케이크」의 기진은 병원 검사를 위해 서울에 온 엄마와 동행하는 짤막한 시간을 ‘큰 숙제를 하는 기분’이라고 여기면서도 홀로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를 떠올리며 “나의 오늘과 당신의 오늘이 다르다는 자명함”(214쪽) 속에서 “안타까움과 미안함, 짜증과 홀가분함, 연민과 죄책감”(209쪽)을 동시에 느낀다.
나이를 조금 먹은 만큼, 환경이 변화한 만큼, 당면한 고민이 달라진 만큼 인물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주 부대낌을 느끼고 채 소화되지 못한 무언가가 자신 안에 남아 있는 듯한 이물감에 답답해한다. 하지만 차이에 대한 그 감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김애란은 그 차이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순간에도 주목한다. 「빗방울처럼」의 지수는 모든 것을 잃고 끝장에 내몰린 듯한 상황에 처해 있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자신의 ‘마지막’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도배사를 부른 지수는 도리어 그녀로부터 어떤 위안을 얻고 ‘시작’의 가능성이 아주 미세하게 생겨나는 것을 느낀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도배사인 그녀가 지수의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 또는 섣불리 아는 척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름을 통해 이해의 영역에 도달하는 일은 「안녕이라 그랬어」에서도 일어난다. 오래전 연인과 헤어지고 얼마 전에는 엄마를 떠나보낸 은미는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면 아직 내게 어떤 가능성과 기회가 남은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226쪽) 화상 영어를 배우고 있다. 물론 원어민 강사인 로버트는 은미의 이러한 사정을 모른다. 마찬가지로 은미 역시 로버트가 어떤 상실을 겪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 두 사람이 용기를 내어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 서로의 상황을 조금씩 내보이고 거기서 힌트를 얻어 상대를 향해 걸어갈 때, 우리는 많은 말과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 적은 단어와 제한된 시간이 서로의 중심을 어떻게 비추는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안녕이라 그랬어’라는 제목이 품고 있는 것처럼, 오해에서 이해로 나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과거 은미는 연인과 함께 팝송을 감상하다 가사의 한 부분을 ‘안녕’이라고 잘못 알아듣는다. 연인은 맞는 가사를 알려주며 은미의 착각을 바로잡아주지만, 시간이 흘러 그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 그러니까 “우리 삶에는 그렇게 틀린 방식으로 맞을 수밖에 없는”(253쪽) 가능성이 있음을 간과했던 것에 대해.
그렇게 인물들은 과거의 착각과 오해를 껴안으며 자신의 한 시절을 닫을 수 있게 된다. 사전에 따르면 ‘안녕’은 “‘반갑다’는 뜻과 ‘잘 가’라는 의미가 둘 다 담겨 있”(222쪽)는, 즉 만남과 이별의 순간에 놓이는 말이지만, 김애란에 의해 ‘안녕’은 하나의 관계뿐만 아니라 한 시절을 잘 열고 닫기 위해 필요한 말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의 착각과 오해를 바로잡지 않고 그런 상대를 향해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말이자, 그를 통해 상대의 평안을 바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말해볼 수 있겠다. 김애란의 깊고 성숙한 시대감각이 편편마다 빛나는 『안녕이라 그랬어』는 동시대에 의한, 그리고 동세대를 위한 책이라고 말이다.

작가

김애란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80년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데뷔
2002년 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
수상
2017년 제48회 동인문학상
2016년 제8회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3년 제37회 이상문학상 대상
2013년 제18회 한무숙문학상
2011년 제2회 젊은작가상
2010년 제4회 김유정문학상
2009년 제27회 신동엽창작상
2008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8년 제9회 이효석문학상 문학상
2005년 제38회 한국일보 문학상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2002년 단편 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을 썼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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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4.7

구매자 별점
81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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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을 문학으로 바꾸는 일을 하는 이들의 고독 앞에 댓글이라는 다정함이 닿기를 원합니다. 김애란 작가님. 애쓴 마음이 전해져 많은 위로 받았습니다.

    sea***
    2026.02.15
  • 이번 작품은 재미없었어요

    cah***
    2026.01.14
  • 네 이웃을 네 돈과 같이 사랑하라. 소설집을 모두 읽은 후 위 문장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경제적 인간으로서 내가 생활 속에서 느꼈던 유영하는 감상을 직접 마주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sin***
    2026.01.04
  • 늘 잘 후벼주셔서 감사합니다

    qus***
    2025.10.06
  • 다 읽고나서 먹먹함이 남았다. 타인의 삶인듯 내 삶인듯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그런 삶이 있다.

    sai***
    2025.10.05
  • 좋은 이웃, 레몬 케이크, 홈 파티 등 몇 개의 단편은 좋았지만. 나머지는 그다지였어요. 특히나 굳이 굳이 60대 남성과 40대 여성의 관계를 그려낸 부분과, 남자인 듯한 해설자가 그러한 관계는 전혀 문제될 것 없다고 난데없이 선언하며 월등히 많은 지면을 해당 단편에 할애한 지점이

    rea***
    2025.08.04
  •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모든 문장을 놓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안녕이라 그랬어'가 가장 좋았습니다. 저는 이 소설집에서 삶에 대한 겸손한 태도와 생경함으로 그 삶을 관찰하는, 그리고 사랑 가득한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cjj***
    2025.07.21
  • 좋은 사람이고 싶으나 현실에 발목잡히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잘 살고있는 줄로만 철썩같이 믿고있다가 나랑 별다를 것 없어보이는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높이 올라있는 현실에 매번 충격받고 삐딱해지고 싶은 우리들의 이야기. “ 그날 초인종이 울리고 새 집주인 될 부부가 현관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들의 얼굴을 보고 조금 놀랐다. 비록 마스크를 쓴 상태였지만 이 집을 구매하기로 한 부부가 딱 내 또래로 보인 까닭이었다. … 한두 번 겪은 일도 아닌데, 나조차 그런 식으로 누군가의 공간을 침범한 적이 있는데, 그걸 보자 지난 시간 우리가 겪은 과정이, 그 모든 노출과 공개가 부당하고 지리멸렬하게 느껴졌다. 대여 혹은 매매 의사만 있으면 누구든 실거주자 집에 들어와 모든 걸 살펴볼 수 있다는 게. (‘좋은 이웃‘ 중에서) “ 어쩔 수 없는 속물근성의 노예가 되어 좋은게 좋은거다 다들 그렇게 산다 애써 죽은듯 살다가도 가진 자들의 위선과 젠체함을 목격할 때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승질머리를 감추지못하고 발끈하는 모습까지 일상의 불행과 한몸처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어쩜 그렇게 현실적이면서 극적인 상황으로 표현했는지. “ 이연은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자신의 행동이 주정이 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만약 뭔가 얘기할 거라면 아주 말짱해야 한다고. 그래서 아까부터 술을 더 입에 대고 싶은 욕구를 거의 초인적인 힘으로 꾹 참고 있었다. 살면서 어떤 긴장은 이겨내야만 하고, 어떤 연기는 꼭 끝까지 무사히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걸, 그건 세상의 인정이나 사랑과 상관없는, 가식이나 예의와도 무관한, 말 그대로 실존의 영역임을 알았다. 처음 여기 왔을 때만 해도 임원 연기를 위해 ‘최대한 저 사람들처럼 생각하자, 저 사람들 입장에서 느끼고 즐기자’ 다짐했는데,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 되는 게 있어서였다. (‘홈 파티‘ 중에서) ” 사는게 고달파서 누구를 향해서든 하소연하고싶은 마음, 나 빼고는 다들 잘 살고있는 것만 같은 패배의식과 열등감. 그런 느낌, 결코 낯설지 않다. “ ‘나만 겪는 일은 아닐 텐데. 누군가는 진작 감내해온 일일 텐데.’ 다들 대체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감도 오지 않았다. ‘어쩌면 다들 날마다 아무 내색 않고 일터에 나와 있는 걸까?’ 맨정신에, 취기 없이. (‘레몬케이크’ 중에서) “ 불행으로 점철된 힘겨운 삶을 스스로 포기하겠다 맘먹은 후에 예상치못한 곳에서 툭 던져지는 어눌한 위로의 한 마디에 감격하고 마는 것 역시 우리들의 모습 아닐까. 그냥 짠하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하루하루가 측은하고 안쓰럽다. 수록돤 단편중 <안녕이라 그랬어>는 오래전 읽은 <음악소설집>에서 읽었던 작품이라 반가웠다. 다시 읽으니 또 다른 느낌. 모든 단편들이 다 너무 좋다. ________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한국어가 모어가 아닌 이가 건넨 정중한 문장이라 한국의 그 어떤 행정 언어나 법률 언어보다 더 정직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던 말. 그제야 지수는 자신이 그동안 누군가로부터 그 말을 얼마나 듣고 싶어했는지 깨달았다. 더불어 그 답 또한 얼마나 기다렸는지도. 하지만 대답 따위 아무도 들려주지 않을 테지. 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저 #안녕이라그랬어 #김애란 #문학동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geo***
    2025.07.18
  • 시선을 통해 시야를 알 수 있게 된 글들.

    str***
    2025.07.04
  • 글은 고상하고 고급 진데.. 이야기들이 모두 지나치게 우울하고 어두운 내용들 뿐이네요

    ss8***
    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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