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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이태원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오래 잊히지 않을 상처로 남을 것이다. 2W매거진 2022년 마지막호에서는 ‘죽음’과 ‘애도’를 테마로 삼았다. 필진들이 보내온 글을 모두 모아놓고 보니 거대한 애도의 물결이 넘실댄다. 충분히 슬퍼하고, 함께 애도하는 가운데서 작은 온기도 느껴진다. 가깝거나, 혹은 멀거나 우리 곁에 있는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현명하게 끌어안을 수 있기를. 세상의 어떤 죽음도 홀로 외롭거나 고통스

관광이나 여행으로는 알 수 없는 진짜 ‘문화 체험’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견문을 넓히기를 바라며 어학연수나 여행을 떠난다. 한 달 살기 등 잠시 한 곳에서 머무는 여행을 통해 보다 깊은 경험을 해볼 수도 있다. 한국을 떠나 더 넓은 세상을 갈망했던 이 책의 작가도 다르지 않았고, 용기 있게 실행에 옮겼다. “이 세상 어떤 문화도 완벽하지 않고 어떤 문화도 다른 문화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10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성인 ADHD인의 사생활 말 잘 듣는 K장녀, 학교에서는 우등생, 기자와 글쓰기 강사로 사회생활도 그럭저럭. 어느 날 저자는 성인 ADHD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바보멍충이둔탱이인 줄 알고 살았던 게 아이고, 억울해라!’ 평생 자신이 지니고 살았던 이 장애에 대해 차근차근 공부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공부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 작업은 평범하지 않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동병상련을 나

여기, 평범한 삶을 살던 한 서울 여성이 눈폭풍 같은 우주의 변덕에 몸을 내맡긴 이야기가 있다. 퀘벡이란 낯선 도시에서 작가는 꿋꿋이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내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켜나간다. 무려 400년 전에 이곳에 정착한 프랑스인들의 역사와 4년 전에 정착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과거와 현재, 북미 문화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민자 가정의 고군분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일 년의 절반이 혹독한 겨울인 북구 지역 적응기, 신자유주의

혼란과 불안 속에서 갓 어른이 된 20대 퀴어 대학생의 진솔한 성장 기록. 세상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갈등을 딛고 이겨나가는 과정, 페미니즘, 성소수자, 사랑, 인간관계 등에 대한 솔직한 시선을 담았다. 사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행복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혼란과 불안에 잠식된 이십대 시절에는 더더욱 간절하겠지만. 그 고군분투의 과정을 지켜보며 독자들은 스스로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저자의 단단한 중심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응원하

“내가 죽을병에 걸린 것 같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설어진 아빠의 모습. 몇 달만에 족히 10킬로는 넘게 살이 빠져있었다. 익숙한 옷이 아빠의 몸에서 남의 옷처럼 나풀댔다. 언제나 한참을 앞서 걷던 아빠가 자꾸 엄마 뒤로 쳐지며 몸을 숨겼다. 어느 날 갑자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아버지. 이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저자는, 노인 우울증의 증상과 진단 그리고 약물과 입원 치료로 이어진, 우울증과 함께한 아빠와의 시간을 낱낱이 기록했다. 생각

여자들이 이야기하는 ‘싸움’ 이야기. 더할 나위 없이 치열하고 뜨거운 목소리들로 가득하다. 스스로와 싸우기도 하고, 싸우다가 지기도 하고, 혹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자신을 돌아보는 글까지……. . 우리 모두 나름대로 각자 싸움의 대상을 가지고 있고, 최선을 다해 싸우는 중이라는 것. 이기든 지든 싸워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들여다본다. 인터뷰 코너에서는 <썅년의 미학> 저자 민서영 웹툰 작가, 소글워크숍 소은성 작가를 만나 본다

한 동네가 ‘우리 동네’가 되기까지는,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시간을 들여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잡는 일처럼 일종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오랜 시간 머물렀고, 공들였던 동네는 당신에게 그만큼의 사랑을 되돌려주기 마련이다. 이번 호에서는 각자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에세이로 들려준다. 글을 통해 그려지는 동네 풍경, 웃음도 나고, 아련하기도 한 추억들을 따라가다 보면 은은한 행복감에 젖게 될 것이다. 인터뷰 코너에서는

“기대하는 삶을 산다는 건, 매일매일 더 나를 사랑하게 되는 일이었다” 등단을 꿈꾸며 10년을 살았다. 등단은 못했고, 엄마가 되었다. 그 후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하는 엄마의 삶이 펼쳐졌다. 매일 무너지다 ‘망했구나!’ 생각이 들었을 때,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 망하고 싶지 않아서 읽고 쓰고 버텼다. ‘어제는 망한 것 같았는데, 오늘은 괜찮기도 했다. 내일은 멋지지 않을까?’ 많은 엄마들이, 여자들이 망하지 않고 살기를 바란

타인의 시선이나 평판을 의식하고, 감정이나 생각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을 머뭇거리다 뒤늦게야 잃어버린 나를 찾아 나섰다. 읽고 쓰며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곳에서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든다. 울퉁불퉁하고 밉상인 치부까지도 하나하나 서서히 끄집어내어 햇볕도 쬐게 하고 바람도 쐬게 한다. 어쩌면 그 속에는 갓난아기의 발바닥처럼 여리고 말랑말랑한 진심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행복한 순간들은 반드시 쓸모 있고 보람 있는 것으로만 채워지는 건 아닌 듯하다.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직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좋아서 하는 것들. 큰 노력으로 성취하지 않아도, 남들에게 좋은 소리 못 들어도 그 자체로 괜찮은 일들. 이런 무용한 것들이 모여 재미있고 신나는 매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 아닐까. 이번 《2W매거진》은 그런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한 꽃밭 같다. 꼭 필요하거나 유용하지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