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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이 통섭된 70여 편의 시화(글그림)가 흥천사 경내의 ‘손잡고 오르는 길’(삼각선원)에 1년 동안 전시된다. 그리고 이들을 포함한 81편의 글을 수록한 작품집

『몇 생이 흘렀을까』는 생과 사, 승과 속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집이다. 김소월, 윤동주, 정지용, 한용운 등 작고 시인 작품과 조오현, 문혜관, 청화, 석전, 현송 등 승려 시인, 그리고 권현수 문태준 안현심 이석정 진준섭 채들 홍성란 등 현대 시인들의 작품을 흥천에서 1년 동안 사회전을 열고, 그 작품들을 불교문예 기획시선으로 묶었다.

나에게 찾아온 글쓰기의 해방감은 마치 선대들이 일제의 억압에서 해방된 기쁨에 비견할 만할까? 그러나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지 글쓰기의 실제는 여간 실망스럽지 않다. 의욕만 앞섰지 막상 쓴 글을 누구에게 내보이기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원해 좀스러운 태생에 그간 문학에서 멀리 떨어진 삶이라 아무리 분칠을 해도 마무 뚝배기 쇠 양푼 될까.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욕심이요, 사치요, 거짓이 아니겠는가. 소박하게 있는 그대로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내가 수십 년 동안 시를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골라 읽혔던 명시들이다. 또한 이 작품들에 대한 ‘깊이 읽기’의 작업은 시지 『우이시』등을 통해 이미 해 왔던 것인데,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좇아 이제 한 자리에 모으게 된 것이다. 제1부에 수록된 작품들은 현대시 가운데서 내가 특별히 애착을 가진 수작들이다. 훌륭한 작품임에도 아직 세상에 덜 알려진 가작들이다. 분석을 통해서 이 작품들이 지닌 미적 구조와 감동성을

진석규 작가의 수필집 『정으로 사는 거지』는 모롱이를 돌아 산길 걸으며 도란도란 정이 묻어나는 인생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삶은 만남의 연속이다. 인정은 사람 사는 세상의 냄새이고, 사람 사는 세상의 온기를 유지하는 에너지의 근원이다.”라고 말하듯 작품을 접하면 접할수록 저자 자신이 마치 ‘정으로 사는 나무’, 또는 ‘情나무’로 읽히는 작품집이다.

이 시대의 모든 위로받고 싶은 남자들에게 전하는 낭랑 오십 해직 기자의 남미 힐링 여행기. 어쩌다 어른이 되어 경주마처럼 트랙을 죽어라 달리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디에도 내 자리는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지금도 어디선가 밥벌이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대한민국 중년 가장들에게. 자유를 말하다 회사에서 잘리고 시간의 바다에서 2200일을 떠돌다 상처투성이가 된 채 떠난 낭랑 오십 해직 기자가 전하는 30일 간의 남미 힐링 여행기.

자살한 영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소연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육의 세계가 행복했다고. 영의 세계에는 고통이 없다. 고통이 없다는 것은 진정한 기쁨도 없다는 것이다. 살아있으니 아픈 것이고, 아프니까 살아있는 것이다. 그렇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하면 자살은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주위를 둘러보라. 매일 대하는 가족들이 얼마나 친근하며, 매일 보는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본문중에서)

이만큼 살아오니 죽은 후 영혼이 되면 아름다운 음악이 어딘가에서 들리고, 천사같은 존재가 마중나온다는 식의 사후체험에 대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어쩌면 그것은 또다른 업이며, 또다른 굴레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그보다는 드넓은 우주의 한조각이 되어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며, 또한 아무 생각도 없는 무의 상태가 되어 그져 무한한 공간을 떠도는 무아의 경지가 죽음 이후의 세계일 것만 같고

조금전에 엠파스 뉴스에서 2000억 가까운 대저택을 감상했다. 정원사만 50명이라고 한다. 내가 바보라서일까? 대저택의 주인공보다는 50명의 정원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어 화단을 가꾸며 늙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다만 나에게 '삶의 형식과 연기'를 강요하지 않는 최소한의 배려만 받을 수 있다면...... 알래스카의 여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본문중에서)

나 혼자서 이루는 가족의 지극히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혼자라는 가족’ 혼자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걸까요? 온전히 혼자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스스로라는 동반자와 함께 평생을 말이죠. 일시적인 1인 가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는 혼자 사는 셀럽의 삶과는 다를지도 모릅니다.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편안함도 있지만 고독도 있고 안정감도 있지만 불편함도 있습니다.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자신이라는 유일한 동반자를

“몰랐다는 말은 무관심했다는 말이다” 기억에 새겨야 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발자국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의 현실을 영화 「김복동」 제작 기록으로 되새기다 2019년 개봉한 영화 「김복동」의 제작 과정을 기록한 송원근 감독의 에세이 『그 이름을 부를 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8월 14일 출간되었다. 송원근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대표적인 인물인 김복동에 대한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며 ‘김복동’이라는 인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