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보도블록 사이에서는 어느 해든 작고 작은 풀꽃들이 기를 쓰고 자라난다. 사람들이 덜 밟는 구석진 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낸다. 작고 작은 괭이밥, 민들레, 냉이, 씀바귀, 명아주, 바댕이, 쑥, 지칭개, 질경이, 보리뱅이.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풀꽃들이 구석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 뽑히거나, 밟히거나, 말라죽는다. 풀꽃들이 어떻게 삶을 버텨왔는지, 어떻게 삶을 꾸려 왔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다. 월곡동 골목 한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