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상세페이지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민음의 시 207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9,000원
전자책 정가
30%↓
6,300원
판매가
6,300원
출간 정보
  • 2015.03.06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2만 자
  • 4.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37458101
ECN
-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작품 정보

열 줄의 형식으로 완성된 단정한 서정
골몰의 시간이 오롯이 담긴 시의 꽃그늘


『동두천』을 시작으로 『파문』과 『꽃차례』, 『여행자 나무』에 이르기까지 바지런한 여유로움으로 특유의 시 세계를 보여 주던 김명인 시인이 새 시집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가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써 온 10행 내외의 시들을 모았다. 단순히 지난 시집에 빠진 시들을 모아 펼친 시집이 아닌, 10행이라는 짧은 형식을 바탕으로 한 심미적·형식적 실험의 결과물이 바로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인 것이다.
시인은 시집 말미에 덧붙인 「시인의 말」을 통해 시 형식에 대한 지론을 담담하면서도 명징하게 밝힌다. “시의 형식은 움직임의 질서”이며, “그 내적 필연성에 따라 상호 의존적으로 시를 구체화한다.” 따라서 “시인이 형식으로 고르고 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시어가 형식으로 고르고 시는 써지”는 것이다. 김명인 시인이 10행으로 완성한 이 시집의 시편들은 지나치게 길어지고 산문화되고 있는 작금의 시와는 차별된 지점에서 시인만의 단정한 서정을 보여 준다.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가 고수하는 이 짧은 형식은 모종의 규범을 선포하기 위해서, 혹은 어떤 시적 시도로의 강박 때문에 시인에게서 선택된 것이 아니다. 내적인 필연성에 의해 시어가 끌어당겨 입은 옷이고 거죽이며 꽃잎이다. 김명인의 시는 15년의 준비 끝에 자연스럽고 알맞은 형식으로 개화한다. 독자들은 빠르고 긴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주저앉아, 시의 꽃그늘이 풍기는 봄의 기운에 흠뻑 빠져도 좋겠다.

형식 앞에 선 시어

머리맡에 식구들 둘러 세운 밤
어둠에 들뜬 창밖 벌레에게 덮어씌우는 누명도
‘모른다’라는 포박이 없는 굴레였다
-「누명」에서

최근 한국 시는 긴 호흡과 줄글의 리듬을 가진 시가 전통적 시 형식을 대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의 규정적 형식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여기며, 일련의 시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새로운 감각의 시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형식을 파괴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형식으로 작용하면서 일부 시는 지나치게 길어지고, 필연성 없는 산문성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김명인 시집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가 품은 10행 내외의 시들은 최근의 풍토에서 시의 형식과 내용이 갖는 길항 관계에 대한 시인 나름의 고민이며 동시에 해답이기도 하다.
시집에서 시 1편은 10행 내외의 길이로 1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또한 여운을 남기는 공행과 끝맺음으로 짧고 간결한 시에 대한 독자의 요구를 충족한다. 김명인 시인이 고집한 열 줄의 형식은 최근 시에 대한 단순한 반작용은 아니다. 긴 시간 동안 여문 시의 발화이자 형식의 취득이다. 시인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시인의 작품 중에서 짧은 형식을 저 스스로가 불러온 시편을 여기에 모았다.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는 짧은 시행으로 묵직한 메시지와 날 선 이미지를 선보인다. 시인 김명인의 통렬하고도 여유로운 시 세계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 앞에 선 시인

무적 짧으니 외로움아, 믿지 마라, 철 지난
마음 안아 나르려고 사투리까지 벌거벗었으니
너는 어디 가고 섬들만 어둠 속에 비스듬히 잠겼다
-「저 차도 달리고 싶다」에서

시인은 바다를 그리워하고 바다와 다투며 바다 앞에서 고독해진다. 그리고 다시 바다를 찾는다. 시인에게 바다는 자신에 맞는 형식을 때마다 달리해 찾아오는 ‘시’ 그 자체로 존재한다. 시인은 “벼랑 아래 선 낚시꾼” 같은 자세로, 한없이 겸손하게 그러나 때로는 강인하게 시라는 유기체를 기다리며 끌어올린다. 낚시의 대부분은 실패의 시간이기에 “벼랑 아래의 포말은 언제나 먹먹하”며, “파도 소리 좀처럼 수그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노련한 낚시꾼답게 바다 앞에서 허둥대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만하지도 않다. 다만 기다리며 견딜 뿐이다. 시인은 말한다. “오랫동안 시를 써 왔다는 말이 어째서 /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말로 들리는 걸까?”
시집은 2015년부터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2001년을 향하는 역순의 구성을 취했다. 관찰과 숙고의 자세를 취하는 최근의 시에서부터 타인을 향한 아리고 쓸쓸한 시선이 돋보이는 2000년대의 시까지 한 권의 신작 시집에서 시인의 파동이 만들어 낸 거대한 물결을 볼 수 있다.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는 짧은 시의 모음이라고 하여 결코 소품으로 머물지 않으며, 오래 묵은 시들의 집합이라 하여 시적 긴장을 풀지 않는다. 그것을 행로 모를 먼 바다로 나아가는 시인의 기품 있는 자세라고 불러도 온당할 것이다.

추천사
선생이여, 그대 저녁의 정원은 등불 밑의 시(詩)처럼 오늘도 쓰고 내일도 읽는 연못을 가졌습니다. 낮이 밤을 만나러 오고, 순간의 환(幻)이 속절없이 흘러간 시간의 물결을 끌어당겨 환한 무늬를 이루어 놓습니다. 침묵의 파문 같은, 침묵의 종루(鐘樓)에서 퍼지는…… 여덟 겹, 아홉 겹, 열 겹의 울림 속에 내내 귀가 젖었습니다.
일파(一波)가 만파(萬波)였습니다. 이 시의 종각(鐘閣)에서 열 번을 흔들리면, 세상의 어느 적막한 해변에서도 파도의 끝은 끝끝내 떨리는 입술들을 매달고 있었습니다. 이 입술 구멍이 끝내 “막장까지 비춰 내는 푸름”이었습니다.
- 김행숙(시인)

작가

김명인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46년
학력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석사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경력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러시아 극동국립대학교 객원교수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데뷔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수상
2014년 제7회 목월문학상
2011년 제4회 웹진 시인광장 올해의 좋은 시상
2007년 제7회 지훈상 문학부문상
2001년 제13회 이산문학상
2000년 제45회 현대문학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오늘은 진행이 빠르다 (김명인)
  • 꽃차례 (김명인)
  •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김명인)
  • 2011 올해의 좋은시 100선 (김명인, 심보선)
  • 파문 (김명인)
  • 아버지의 고기잡이 (김명인)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민음의 시더보기

  • 반성 (김영승)
  • 오라 거짓 사랑아 (문정희)
  • 삼천갑자 복사빛 (정끝별)
  •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권혁웅)
  • 검은 표범 여인 (문혜진)
  •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
  • 스윙 (여태천)
  • 호텔 타셀의 돼지들 (오은)
  • 시소의 감정 (김지녀)
  • 오페라 미용실 (윤석정)
  • 시차의 눈을 달랜다 (김경주)
  • 몽해항로 (장석주)
  • 마계 (윤의섭)
  • 언니에게 (이영주)
  • 다산의 처녀 (문정희)
  • 타인의 의미 (김행숙)
  • 구관조 씻기기 (황인찬)
  •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김상혁)
  • 입술의 문자 (한세정)
  • 박카스 만세 (박강)

시 베스트더보기

  • 여름 피치 스파클링 (차정은)
  • 하늘과 바람과 별이 된 시인들의 한국 대표 시집 세트 (전9권) (윤동주)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윤동주)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 마중도 배웅도 없이 (박준)
  •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육호수)
  • 여름 상설 공연 (박은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이은규)
  • 신곡 세트 (전3권) (알리기에리 단테, 김운찬)
  • 온 (안미옥)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 우주적인 안녕 (하재연)
  • Just 15 (서희원)
  • 꽃이 지고 난 그날에 (임병철)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