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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의 동쪽 상세페이지

눈먼 자의 동쪽

민음의 시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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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가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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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0원
판매가
6,300원
출간 정보
  • 2017.02.22 전자책 출간
  • 2016.12.29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8만 자
  • 4.7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37458323
ECN
-
눈먼 자의 동쪽

작품 정보

맹목과 적빈이 만들어 낸
야생의 리듬, 광활한 감각


오정국 시인의 새 시집 『눈먼 자의 동쪽』이 <민음의 시> 229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내설악의 적막함과 비슈케크의 고독감, 제주의 쓸쓸함을 맹목과 적빈의 길항 속에서 시집에 새긴다. 눈먼 자의 동쪽은 이미지나 상상 속 동쪽이 아닌, 시인의 체화 속에 마련된 공간이며 모종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오정국 시인이 내밀하게 촬영하고 오래 다듬은 ‘숲의 다큐멘터리’에 독자를 초대한다.

몸에 바로 닿는 맹렬한 한파

강줄기 한복판의 얼음장이 가장 시퍼렜다 거기서 누가 수심을 잰 듯, 나무 막대기가 수직으로 꽂혀 있었고, 그걸 꽂아 둔 이는 보이지 않았다

모서리 없는 햇빛의 책방이었다
- 「햇빛의 책방-내설악일기(日記)·13」에서

눈먼 자에게 동쪽은 시각을 제외한 이미지로 존재할 것이다. 시집의 초반부에 동쪽은 ‘내설악’을 대표로 하는, 강원도 인제 곳곳으로 그려진다. 그것은 눈먼 자로 믿겨지지 않을 만큼 회화적이나, 눈이 아닌 다른 감각기관을 살아나게 할 만큼 비회화적이기도 하다. ‘혹한기 훈련의 콧김’부터 ‘죽을힘 다해 부릅뜬 삵의/ 눈동자’에 이르기까지 눈먼 자의 눈은 산간지방의 겨울을 매섭게 훑어 내린다. 이는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 이야기’여서 눈보다는 피부에 가까운 감각이다. 맹렬한 한파는 눈보다는 몸에 바로 닿으며, 오정국의 시는 휘몰아치는 바람 혹은 얼어 버린 강의 표면에 가깝다. 감당할 수 없는 시의 냉기 앞에 우리는 모든 감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내설악부터 오정국의 여행은 시작되며, 독자는 스무 편에 이르는 내설악일기 연작을 다 읽고 나서야, 그러니까 외투를 단단히 여미고, 스노체인까지 마련한 후에야 본격적으로 눈 위에 놓인 시인의 발자국을 따라나설 수 있는 것이다.

고독에서 비롯된 처연한 기록

검은 암벽을 흘러내리는 희고 붉은 흙모레들, 돌산 봉우리가 적빈(赤貧)의 고요를 견디지 못한 탓이리라 내 몸의 허기도 저 골짜기 어디쯤에서 굶어 죽기를 바라는데
- 「가시덤불의 비닐봉지-비슈케크일기(日記)·2」에서

내설악을 떠난 시인은 중앙아시아의 설산으로, 제주도의 찬 벼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의 행로는 흡사 홀로 촬영 중인 다큐멘터리 감독과 같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찍듯 건조한 언어를 구사하며 촬영의 결과를 재배치하는 편집자가 되어 시집의 구성을 처연히 마무리한다. 다큐멘터리의 공간은 결국 숲이었으며, 시인은 숲을 이루는 나무와 나무를 파먹는 짐승과, 그 짐승을 쫓는 또 다른 짐승을 오랜 시간 탐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어느 생의 언젠가를 통과했던/ 길목들’이고 ‘내 캄캄한 후생의 얼굴들이/ 겹겹의 파도로 떠밀려 왔’던 곳이며 그곳의 감독 혹은 시인은 ‘뜻밖의 장소에 떨어진 운석’과도 같은 존재가 된다. 시인이 장구한 다큐멘터리로서 시를 완성한 동력은 결국 감옥에 갇힌 것 같은 고독의 힘이었다. 그 고독의 처연함 속에서 눈사람의 먼눈은 동쪽을 향해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작가

오정국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56년
학력
중앙대학교 대학원 박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사
경력
한서대학교 인문사회학부 문예창작학과 교수
문화일보 문화부 부장
데뷔
1988년 현대문학 등단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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