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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랑일리 없는
행복을 주는 파랑새 ’치치새‘를 생각해본다면, 이 작품은 역설적으로 너무 슬프면서도 어이없고, 씁쓸한 이야기였다. 가족에게 소외되고, 폭력적인 따돌림과 구타가 일상인 학교에서도 소외되고, 자신을 돌아봐주는 인간이라고는 미성년자를 성착취물로 사용하는 유부남 뿐이었다니. 더 기막힌 것은 이 기구한 사건들의 주인공이 그 성적학대를 사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치치새가 사는 숲>은 20년 전 ‘치치림’이라는 이름을 새로 얻은 열네 살의 ‘나’와 그때를 돌아보는 현재 ‘나’의 이야기가 맞물려 진행되는 이야기다. 20년 전 만난 어떤 남자와의 관계를 ‘사랑’이라 주장하는 과거의 ‘나’와 그와의 법정공방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 심한 가려움증에 고통받는 현재의 ‘나’가 대비되며 분열된다. 치치림이 자주 뱉는 대사, ‘굉장하네.’ 어쩐지 <각각의 계절>에서 읽은 ‘사슴벌레식 문답’에 떠오른다. 뭔가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사용되는 이 표현은 주인공이 처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얼른 얼버무리며 피하고 싶은 마음에 담겨있는 대사다. 아직도 아무것도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으로 마무리되는 결말이 참담했다. 이게 과정된 허구라고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 정말 ‘굉장하다.‘ ‘치치림’의 생활은 온통 냉혹한 현실의 폭력으로 가득 차 있다. IMF로 인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부모는 학대에 가까운 무관심으로 아이들을 방치하고, 언니와 마찬가지로 대학은 갈 수 없으니 그저 지금 당장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얼굴과 몸매, 성적 매력에 집착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사와 학생들 가릴 것 없이 차별과 폭력이 만연한다. ‘나’도 기꺼이 가해자가 된다. 친구 ‘달미’와 비교해 예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노력’해서 친구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암흑같기만 하던 그녀 앞에 어느 날 ‘차장님’이 나타난다. 비싼 차를 타면서 모두에게 선망받는 자리에 있지만 다정하고 똑똑하고 과시하지 않는 그는 그동안 화자가 만난 그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다가온 유일한 ‘어른’이었다. ‘성금요일’을 함께 보내고 몇 주 후에 그녀의 임신사실이 밝혀지면서 결국 차장님은 재판을 받게된다. 둘 사이가 사랑이었다고 확신하는 ‘나’는 적극적으로 ‘차장님’을 변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차장님’과의 만남에 대해 줄곧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그의 차를 왜 탔는지 그가 자신의 생일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답하지 못한다. 게다가 ‘차장님’과의 기억에서 원인과 결과는 수시로 뒤바뀐다. 수신자의 이름을 비워 두고 꾸미던 러브장은 ‘차장님’을 만나자 그의 이름으로 채워지고, 이미 그의 집 냉장고 속에 들어 있었던 소고기는 ‘나’를 먹이려고 꺼내 왔다는 점에서 ‘나’를 위해 준비된 음식이 된다. ‘인과 없음’은 곧 진실된 운명적 사랑의 증거가 된다. 피고측에서는 처음에는 댓가가 없어서 성매매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다가 나중에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며 말을 바꾼다. 급기야 그는 무죄를 선고받는다. 지켜주는 사람 하나 없이 그렇게 어른이 되고, 여전히 피부가 가려워 견딜 수 없어 차라리 게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가진 채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다 긁어버려서 딱딱한 상처딱지를 만들고나면 그때는 소원대로 더 이상 가렵지 않은 게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씁쓸하다. ________ 인간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건 하나의, 단 한 조각의 피부다. “괜찮아?” 여경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습기를 틀었다. “봄이라 가렵나 보구나.” 나는 종이컵 안의 더럽고 아름다운 물질을 바라봤다. 과자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오렌지주스 표면에서 소용돌이쳤다. 무지갯빛을 띠었다. “너는 꿈이 뭐야?” 여경이 ‘아이는 어른의 미래’ 문구 아래서 물었다. 갈색 색종이가 눈에 거슬렸다. “게요.” 내가 대답했다. “다시 태어나면 게가 되고 싶어요.” 치치새가 사는 숲 | 장진영 저 #치치새가사는숲 #장진영 #민음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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