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빛나는 언어가 돋보이는 산책 여담 산책은 혼란스러운 잡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과 들리는 소리와 코로 들어오는 냄새는 머릿속을 지배하던 잡념에서 자유롭게 만든다. 그리고 인생의 더 깊은 본질이 뚜렷한 모습으로 손바닥 위에 놓인다. 그것이 산책의 묘미이자 목적이다. 일본 근대문학에서 ‘산책’이라는 주제로 글을 골라 엮은 이 책은 『작가의 마감』, 『작가의 계절』에 이은 ‘작가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글뿐만 아니라 세세한 작가 소개가 독서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 작가들은 하나같이 글 잘 쓰기로 너무나도 유명한 대문호들이다. 그래서일까. 묘지로, 꿈에서, 역 앞에서, 모두 잠든 거리에서, 백화점에서 그리고 낯선 나라에서…… 작가가 가는 곳은 특별하지 않지만 표현은 특별하다. 작가의 감각은 공기에 예민하다. 냄새만으로도 거리를 표현한다.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의 색깔과 냄새와 촉각을 한껏 풍성하게 받아들인다. 작가뿐이겠는가. 우리도 일상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문제에서 벗어나 산책하면서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릿속 파편은 어디론가 싹 달아나지 않는가. 걸으며 시간을 보내면서 문득 깨닫는다. 머릿속 혼란이 가라앉거나 마음속 피로가 풀렸음을. 자, 이제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