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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 JH그룹의 사장이며 냉정하고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다. 자기 뜻대로 상황을 이끌기 위해 여러 가지 계략을 세워 움직이는 서연의 첫사랑. 10년 만에 나타나 서연을 뒤흔들고 다정한 듯 무심하게 굴며 그녀의 삶에 성큼성큼 끼어든다. 이서연 – 밝고 바른 성격의 소유자이나 소중한 사람을 차례로 잃어가며 슬픔을 몸으로 익혀온 여자. 어릴 적 함께 자란 이강욱을 짝사랑한다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본문

“그 옷차림은 뭐냐?” 소꿉친구 서기태의 입에서 못마땅하다는 듯 목소리가 흘렀다. “오늘 같은 날씨에 말이 안 되는 옷인 것 같은데?” 올곧은 지적에 머쓱해졌으나 연우는 모른 척 건성으로 답했다. “오늘 일이 있어서 그래. 얼른 가!” “남자 만나?” 직설적인 물음에 연우는 난감해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역시나 눈치가 백단이랄까. * * * 스르륵 안대가 풀렸다. 연우의 눈에 차츰 남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응을 예상했는지 남자는 도망가

아버지와 남동생의 죽음을 파헤칠 증거를 손에 넣기 위해서였다. 진재민을 유혹한 것은. 철저히 설계된 만남, 계산된 연출, 일생일대의 연기. “사랑 따윈 바라지도 마. 그냥 같이 잠만 자.” 수지 역시 사랑 따윈 필요 없었다. 증거만 찾으면 곧장 이혼할 생각이었으니까. 끝내 유혹에 넘어간 남자를 버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떠나지만 마. 내 옆에만 있어 줘.” 그토록 치밀한 계획이, 보란 듯이 뒤틀려 버렸다. ---------------- “우

“고마워요. 이 은혜 꼭 갚을게요.” “고작 14억 4천만원도 못 갚으면서 목숨값은 어떻게 갚으려고?” 잊고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바로 저 권태성이라는 걸. 하란이 주먹을 꽉 쥐었다. “내가 뭘 해주길 바라는데요?” “내 아이를 낳아.” 의붓아버지에게 베푼 선의가 빚이 되어 발목을 잡았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 첫사랑이 돌아왔다고 한다. 은수와 성우는 서로의 두 번째였다. 첫사랑이 돌아오면 두말없이 서로를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은수는 남편을 보내주었다. 그 후 은수는 방송에서 거짓말처럼 첫사랑 강주원과 재회하게 된다. 강주원은 멈춤 없이 은수에게 직진했다. 그러나 두 번째라던, 은수와 성우는 여전히 서로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사랑이 남아있을까요? 서로에게 남아있는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증명하는 두 남자와

언뜻 보면 평범한 스물여덟 살의 직장인, 송우희. 그러나 사실 정략혼인을 해야 하는 운명에, 여자로서 불행하다. 자본가와 결혼해 양아버지의 선거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에 의해 우희의 정략혼 상대가 정해진다. AP그룹의 명실상부한 후계자, 한서준. 서준은 우희의 회사 대표이사이자 같은 고등학교 선배이며, 1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이기도 하다. 다시 만난 서준은 고등학생 때와 달리 우희에게 냉담하기만 하다. 우희와 마찬

“이제부터 네가 나를 좀 지켜줘야겠는데?” 엄마를 죽인 범인을 찾고자 한국에 온 제시 로즈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우연히 만난 향수가게 주인 이수호를 보며 확신한다. 이 짐승 같은 남자는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거라고. “당신이 날 좋아하니까.” “…….” 오늘 처음 본 사이지만 이수호는 부정할 수 없고, 두 사람은 그렇게 은밀한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제시 로즈는 알지 못했다. 이수호의 마음속 깊은 곳에 다른 여자가 있을 줄은…

끼익. 경첩이 녹슬어 닫히는 것이 느린 현관문이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기울었다. 그 기분 나쁜 소리에서 멀어지기 위해 주연은 발을 내디뎠다. “누나.” 하지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난 잘 지냈어.” 뒤에서 여상스럽게 나오는 목소리에 주연은 저도 모르게 발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누나도 잘 지낸 거 같아 다행이야.” 붉은 입술이 열리며 나오는 대사는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주연은 그 한마디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남자는 문이

달콤한 복숭아가 한창인 무더운 여름, 깊은 시골 마을 삼시 세끼를 차려 준다는 인심 좋은 ‘제일민박’에서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난다. 수려한 외모와 달리 입에 자물쇠라도 달린 듯 무뚝뚝하기만 한 남자 철우를 지영은 은근슬쩍 훔쳐본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가까워지는 두 사람. *** 철우가 끈질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지영은 그의 눈빛을 고스란히 받아 내며 강경하게 버텼다. 그리고 그의 바지를 훅 밑으로 잡아끌어 고통스럽게

해우리 마을 이장 강하리, 더 이상 받지 않으려고 했던 하숙집에 마지막 하숙인이 들어온다. 자신의 마을을 가지기 위해 못된 야망을 가지고 오는 사람일 수 있으니 절대로 정 같은 건 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나는 도망가고 싶어서 온 것 뿐이에요.” “도망이라뇨?” “뭐, 그쪽이 말한 대로 내가 없이 자라진 않았어요. 옷이나 이런 걸 보면 당연히 알 수 있겠지만.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뭘 원해서 온 거라고 단정 짓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

한 소녀가 있었다.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그 아버지의 빈자리를 이기지 못해 술에 의존하는 엄마를 보살펴야만 했던 소녀. 희망보다 절망을 느껴야 하는 순간이 더 많은 삶이 지나갔다. 그렇기에 그저 살았다. 보호를 받아야 할 마땅한 나이에 보호자가 되어버린 소녀에게 감정이란 건 사치였으니까. 그렇게 살아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 또래와 다른 시간을 걸어야 하는 소녀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만 갔다. 그 피폐해진 삶에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