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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페테르 야콥센이라는 덴마크 작가의 중단편 6작품이 실려있는 책. 38세에 요절한 야콥센은 작가로서 활동한 기간이 단 10년에 불과한데, 이 책은 야콥센의 데뷔작인 <모겐스(1872)>부터 마지막 작품 <푄스 부인(1882)>까지 그가 남긴 중단편 전부를 수록하고 있다. 대체로 작품들이 요즘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전혀 이질감이나 어색함이 없었고, 특히 타락한 인간에게서 냉정하게 돌아서는 신의 이야기나 과부가 자녀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자신의 행복을 선택해서 재혼하는 이야기를 담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도 들어있어서 흥미로웠다. <베르가모의 페스트>는 1630년 이탈리아 북부를 초토화시켰던 페스트 대유행을 소재로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밀라노 부근에 위치한 유서 깊은 도시 베르가모는 2020년 현재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로 전 세계에 ‘죽음의 도시’로 새삼 유명해졌다. 구도시와 신도시로 이루어져 있는 베르가모에 드디어 페스트가 퍼진다. 역병을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베르가모 시민들. 역병 초기에는 그들도 침착하고 성실하고 공동체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비웃듯 사망자는 하루하루 늘어만 가고, 도저히 이 감염병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포자기한 시민들은 신을 저주하며 매일매일 사악한 음행에 탐닉하게 된다. 어느 날, 어디서 왔는지 모를 수백 명의 고행자들의 무리가 나타난다. 커다란 검은 십자가를 진 이 무리는 베르가모시 중앙의 교회를 향해 행진하고, 이 모든 재앙이 신을 잊은 인간의 타락에서 비롯되었음을 회개하고 고행의 의미로 자신의 몸에 채찍을 내리치며 쓰러진다. 신앙을 버렸지만 홀린듯 호기심에 이들의 뒤를 따르던 베르가모 주민들은 이들을 능욕하고 신을 모독한다. 그 때, 그 광경에 분노한 검은 옷을 입은 수도사가 신과 인간을 중재하는 그리스도는 존재하지 않고, 인간의 일은 오직 인간만이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행렬은 사라진다. <모겐스(1872)>는 자연의 아들로 자란 청년이 첫 사랑의 상실로 슬픔과 절망에 빠져 자포자기적인 방탕의 삶을 살다가 다른 사랑을 만나 치유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대한 성찰을 보여 준다. 1872년 작품인데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의 꽁냥꽁냥하는 일화들도 너무 사랑스럽고, 화재로 약혼자를 잃고나서 타락하는 모겐스의 모습, 허무함과 사랑의 쓸모없음을 독백하는 부분이 너무나 마음을 울렸다. <푄스 부인(1882)>은 별볼일 없는 배경을 가진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가 결국엔 가족의 뜻에 따라 다른 남자와 결혼하고, 과부가 된 후에 다시만난 첫사랑과 재혼하는 과정과 그 이후를 그리고 있다. 부인의 아들과 딸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배신하는 행위라는 이유로 어머니의 재혼을 반대하고 나선다. 그토록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푄스 부인은 고심끝에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랑하는 남자와 재혼하기로 하고, 죽음을 앞둔 즈음에 소원해진 자녀들에게 편지를 통해 사랑을 담은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너무 감동적이었다. 유명한 작가의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가끔씩 소중한 보물같은 작품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이번 책도 그랬던거 같다. 극한의 상황에서 신에게 매달리다 실망하고 타락하고 그렇게 일생을 내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새로운 희망을 만나 다시금 일어서는 사람도 있다. 사실 우리를 일으켜줄 그 무엇인가는 여기저기 널려있는 아무렇지 않은 것들일 수도 있다. 그것을 내 안에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남아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일 뿐. 결국에는 자신의 행복을 움켜잡겠다는 의지가 스스로를 구한다는 것. 그런 의지가 바로 자연과 닮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글로 보여주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_______ 이곳에 해가 뜨면 한숨짓고, 해가 지면 춤을 추거나 즐겁게 뛰놀기 시작하는 작은 생물체들이 우글대고 북적거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언덕이 뭐가 아름답겠어요? #베르가모의페스트외 #옌스페테르야콥센 #열린책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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